[뉴스 따라잡기] 노르트스트림 천연가스 누출 사고

지난달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발트해 해저 가스관에서 누출 사고가 발생한 후 덴마크 보른홀름 섬 근해에 와류가 나타나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달 말,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해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에서 천연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서방과 러시아는 매우 이례적인 이 사건을 놓고 상대방을 비난하며 조사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노르트스트림 천연가스 누출 사고와 그에 따른 파장 등을 살펴봅니다.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천연가스관들”

러시아는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천연가스를 두 번째로 많이 생산하는 나라입니다. 천연가스가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의 대체 에너지로 주목받으면서 유럽은 오래전부터 천연가스 사용을 늘렸고요.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기 전까지, 유럽 국가들이 소비하는 천연가스의 3분의 1 이상이 러시아산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가스관이 필요했습니다.

최근 몇 년째 계속 뉴스에 오르내린 2개의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말고도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천연가스관은 여럿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야말’ 가스관입니다. 러시아에서 출발해 벨라루스와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이어지는 가스관이고요. 러시아와 터키를 연결하는 ‘투르크스트림’과 ‘블루스트림’도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가스관도 여럿 있습니다. 전쟁 전, 꽤 오랫동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땅을 이용하는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사용료를 지불했는데요. 이 돈은 우크라이나 국가 재정에 적지 않은 도움이 돼 왔습니다.

“노르트스트림1 과 노르트스트림2”

노르트스트림1과 2는 다른 나라를 거치지 않고, 러시아와 독일을 바로 연결하는 천연가스관입니다. 두 나라 사이에는 발트해가 있는데요. 이 발트해 밑으로 장장 1천200km 길이의 거대한 천연가스관을 만들어 직통으로 천연가스를 팔고 사자는 목적으로 건설된 겁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친서방 노선을 걷는 우크라이나와 사이가 껄끄러워지면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기 위한 속내가 있다는 관측도 있었습니다.

노르트스트림1은 이미 2012년 완공돼 가동 중이었고요. 노르트스트림2는 지난해 완공돼 가동을 목전에 두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바로 직전, 미국 등 국제 사회의 압박 속에 독일은 사업 인증 절차를 중단했고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언제 개통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러시아는 노르트스트림1의 공급량도 계속 줄이다가 지금은 기술적인 문제와 함께 러시아 루블화로 대금을 결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동을 전면 중단한 상태인데요. 전쟁 직전인 지난해 4/4분기의 경우, 러시아가 유럽에 수출한 전체 천연가스의 약 18%가 노트르스트림 1을 통해 공급됐습니다.

“의문의 가스 누출”

지난 9월 말, 발트해 해저에 있는 노르트스트림1과 2에서 의문의 가스 누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노트르스트림1과 2는 각각 2개의 가스관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둘 다 유럽 쪽에 가까운 부분에서 각각 두 곳씩, 총 네 군데서 가스가 누출됐습니다.

사고 해역은 덴마크령 보른홀름섬 근처로, 어느 나라의 영해도 아닌 국제 수역이지만,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들어 있는데요.

먼저 덴마크 당국이 지난 9월 26일, 노르트스트림 2에서 가스가 누출되고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며 인근 해역의 통행을 금지했습니다.

이어 스웨덴 당국이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두 곳에서 가스가 누출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노르트스트림2의 다른 곳에서도 가스가 누출되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해저 깊숙한 곳에 설치된 가스관에서 잇달아 누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덴마크와 스웨덴 정부는 가스 누출이 거대한 수중 폭발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그리고 유럽연합(EU) 지도부와 더불어 이는 단순 사고가 아닌 사보타주, 즉 고의적 파괴행위라는 주장을 제기했는데요. 공격의 주체를 정확히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러시아의 주장과 조사의 어려움”

러시아도 사고 후 사보타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단, 자국이 아니라, 서방, 특히 미국이 배후에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러시아는 그 이유로 가스관이 잠기면 반사 이익을 얻는 건 미국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를 팔지 못하게 되면 미국의 에너지 기업들이 유럽에 가스를 팔고 막대한 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는 논지였는데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전 발언을 거론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해명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미국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만일 러시아가 병력을 이끌고 우크라이나 국경을 또 넘는다면 노트르스트림2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는데요.

이 말에 두고,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 위협을 이행했는지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는 또한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긴급 소집도 요청했습니다. 이에 안보리가 9월 30일 소집됐고, 러시아는 자국의 공격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러시아는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서는 유럽이 주축이 된 조사 활동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은 현재 가스관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 AG의 최대 주주기도 합니다.

한편 누출 사고가 보고된 직후 노르웨이와 스웨덴, 덴마크 등 주변국들은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 조사를 할 계획이었는데요. 하지만 가스관에서 가스가 계속 누출되면서 사고 해역에 접근조차 어려웠습니다.

가스 누출 현상은 며칠 만에 멈췄는데요. 가스관에 있는 가스가 모두 다 빠져나온 게 아니라, 수압에 의해 파손된 곳이 막히면서 일단 멈춘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스웨덴은 지난 3일, 특수조사선을 보내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안전상의 우려로 본격적인 조사를 실시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는 관측입니다. 현재 스웨덴은 자국의 수역에 있는 가스 누출 지점을 범죄 현장으로 규정하고, 선박의 접근과 조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가스관이 언제 복구될지도 미지수입니다. 가즈프롬 측은 안보리 회의에서 전무후무한 사고로, 복구 시점을 정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파손된 지점으로 바닷물이 유입돼 가스관 내부가 부식하면 가스관을 아예 사용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환경문제”

노르트스트림에서 누출된 가스는 환경적 재앙이 되고 있습니다.

덴마크 당국은 노르트스트림1과 2에는 총 7억7천800만㎥의 천연가스가 있었다고 밝혔는데요. 천연가스 자체는 독성이 없지만, 천연가스에 함유된 메탄은 이산화탄소와 함께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물질입니다.

전문가들은 노르트스트림1과 2에 있는 메탄가스를 산출하면, 약 25만t 정도로, 이는 자동차 130만 대가 한 해에 배출하는 온실가스 분량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달 말, 천연가스가 누출될 당시 4곳의 파손 지점 가운데 1곳을 인공위성 분석 결과, 시간당 약 2만3천kg이 누출되는 것으로 추산됐는데요. 이는 시간당 약 28만 6천kg의 석탄을 태우는 것과 같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현재까지 가스가 얼마나 누출됐는지, 또 가스관에 있는 가스는 앞으로 다 누출될 것인지 불확실한데요. 과학자들은 그러나 이번 사고는 최악의 천연가스 누출사건이자, 기후변화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은 확실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전 대통령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최근 브라질 대선에 출마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전 대통령입니다.

지난 2일 치러진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후보는 약 48%의 득표율로, 11명의 대권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해 43%를 얻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과 오는 30일 결선투표에서 승자를 가리게 됐습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은 1945년 브라질 북동부 지역의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원래 이름은 루이스 이나시우 다 시우바고요. 룰라는 그의 애칭이었는데요. 나중에 이 룰라라는 애칭을 법적 이름에 추가했습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집이 가난해 어릴 때부터 구두닦이, 땅콩 장사, 공장에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도와야 했습니다.

1964년 브라질에서는 쿠데타가 벌어져 좌파 정권이 축출됐는데요. 이 무렵 그는 상파울루에 있는 금속공장에서 일하면서 노조에 가입합니다. 그리고 얼마 후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1975년에는 노조위원장에 선출되면서 인지도를 얻기 시작합니다.

그는 브라질 노동자당의 창당 멤버로, 임금 인상과 노동환경 개선, 대통령 직선제 요구 등 대규모 시위를 주도하며 대중적 인기를 얻었고요. 1986년 군사 정권이 축출된 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최다 득표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그리고 1989년, 1994년, 1998년 세 차례 대권에 도전하는데요. 타고난 카리스마와 서민적 모습에 선풍적 돌풍을 일으켰지만, 번번이 2위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2002년 다시 대선에 출마한 드디어 대권을 잡는 데 성공하고요. 2006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합니다.

재임 기간 그는 저소득층 복지와 교육 중시 정책을 펼쳐, 브라질의 경제 성장과 사회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국민적 인기도 대단했는데요. 그는 자신의 후계자로 여겨지던 지우마 호세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퇴임 후 그는 돈세탁 등 부패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되는 불명예를 겪었습니다. 그는 2019년 석방된 후 정계 복귀를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부패 혐의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는데요. 브라질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룰라 전 대통령에게 내린 실형 선고를 무효화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리면서 큰 걸림돌이 해소됐습니다.

브라질 여론조사기관인 ‘IPEC’은 5일, 1차 투표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오는 결선투표에서는 룰라 후보가 51%,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43%를 얻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브라질 여론조사기관이 1차 투표 때도 룰라 후보의 여유 있는 승리를 점쳤기 때문에, 최종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누출 사고에 관해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에 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