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서 북한 규탄 이어져…북한, 일본에 화살 돌리며 맞대응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 77차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다.

군축과 국제안보를 담당하는 유엔총회 제1위원회에서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각국의 규탄이 이어졌습니다. 북한은 일본의 군사력 강화와 원전 오염수 방출, 위안부 문제 등을 제기하며 자신들에게 쏟아진 비난을 일본으로 돌리려고 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캐롤린 슈왈거 유엔주재 뉴질랜드 대사는 6일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의 도발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슈왈거 대사] “North Korea’s continued ballistic missile and nuclear programs in contravention of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its recent launch of a missile over Japan, also demonstrate a reckless disregard for international rules. They undermine and pose a serious threat to our security. And reports that North Korea is preparing for a nuclear test are deeply troubling. The international community must stand together to demonstrate that these actions are unacceptable. Russia’s nuclear sabre-rattling, and indeed the latest missile launch by North Korea this week, has further underscored for Aotearoa New Zealand the importance of our struggle against nuclear weapons.”

슈왈거 대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북한의 지속된 탄도미사일과 핵 프로그램, 그리고 일본 상공을 통과한 최근 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 규칙에 대한 분별없는 무시를 보여준다”면서 “우리의 안보를 약화하고 여기에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는 매우 우려된다”며 “이런 행동이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국제사회가 결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의 핵 위협과 이번 주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뉴질랜드에 핵무기 반대 투쟁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태국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북한에 행동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타라룻 한루미우앙 유엔주재 태국 공사참사관은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급증하는 것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한루미우앙 공사참사관] “The recent surge in the DPRK’s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tests and ballistic missile are a worrisome development that threatens the peace and stability in the region. Thailand urges the DPRK to halt ballistic missile tests, to comply with the relevant UNSC resolutions and refrain from actions that may obstruct possible dialogues.”

그러면서 “태국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며, 대화를 가로막을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오가사와라 이치로 일본 군축대사는 “일본은 북한의 지속적인 핵과 미사일 역량 개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5년 만에 일본 영공을 통과한 지난 10월 4일 발사와 그 다음날 추가 발사를 포함해 최근 잇따른 발사를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가사와라 대사] “Japan is deeply concerned about North Korea’s continued development of nuclear and missile capabilities and condemns a series of the recent launches, including the one on October 4th, which flew over the Japanese territory for the first time in five years, and a further missile launch the following day. Japan calls on all Member States to reaffirm their strong commitment to the goal of achieving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 (CVID) of all of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existing nuclear programs, as well as ballistic missiles of all ranges in accordance with relevant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We also call on all Member States to fully implement these resolutions.”

이어 “일본은 관련 안보리 결의에 따라 모든 유엔 회원국이 북한의 핵무기와 기존 핵 프로그램 그리고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 목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모든 유엔 회원국이 이러한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음날인 7일엔 북한의 무기 개발에 대한 독일과 노르웨이, 헝가리, 라트비아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제네바 주재 독일대표부의 토마스 괴벨 군축대사는 “북한이 불법 핵무기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무기를 지속해서 개발하는 것은 가장 심각한 확산 우려로 남아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괴벨 대사] “North Korea’s continuous development of its illegal nuclear weapons program and ballistic missiles arsenal remains a most serious -proliferation concern. The unprecedented series of missiles tests conducted this year are blatant violations of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must be met with unity and resolve. We urge the DPRK to establish dialogue and finally embark on a path towards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그러면서 “전례 없는 수준으로 올해 감행된 일련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으로, 단합과 결의를 갖춘 대응에 직면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대화를 시작하고, 최종적으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향한 길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유엔 무대에서 쏟아진 비난과 우려에 대해 ‘반박권’을 사용하며 대응했습니다.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김인철 서기관은 “서방국가와 일본 등의 도발적 성명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이는 터무니없는 자위권 침해이자 용납할 수 없는 내정 간섭”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한국과 미국의 연합 군사훈련 등을 거듭 문제 삼으며 “미국의 적대 정책과 핵 위협에 맞서 북한의 힘은 비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에 대한 일본의 주장에는 군사 대국화 시도를 정당화하려는 목적이 있다”며 일본을 집중적으로 비난했습니다.

특히 “일본의 헌법 개정 움직임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큰 위협이었다”면서 “일본은 한반도와 다른 아시아 지역 사람들에게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줬던 과거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는 방식으로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1 위원회와 별개로 경제와 개발 문제를 다루는 2 위원회와 인권을 담당하는 3 위원회에서도 일본을 비판했습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6일 여성 인권을 주제로 열린 3 위원회 회의에서 “이 자리를 빌려 일본이 수십만 명의 조선 여성들을 강제로 성노예로 만들고 그들의 존엄성과 인격을 짓밟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 대사] “I take this opportunity to recall you once again that Japan coerced hundreds of thousands of Korean women into sexual slavery and trampled down their dignity and personality… Japan must sincerely admit and apologize to the international society and compensate for its worst crimes against humanity committed in the past.”

그러면서 “일본은 진정으로 이 문제를 인정하고 국제사회에 사과하며, 과거에 저지른 최악의 반인도 범죄에 대해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다음날인 7일 2 위원회 회의에선 일본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방사성 오염수의 태평양 방류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러한 행동은 경솔하며, 많은 나라들이 핵 테러 행위로 비난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주장에 일본은 ‘반박권’을 통해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에 관련 노력을 투명하게 계속 설명할 것”이라며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