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내년도 국방수권법(NDAA)의 탄도미사일 방어 예산안 일부 항목에 대한 의견을 미 의회에 전달했습니다. 북한 탄도미사일 방어 전략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는데, 백악관은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대북 미사일 방어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미 의회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계획이 일부 수정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예산관리국은 17일 내년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대한 심의 결과를 담은 성명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기존 조직의 역할과 국가방위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탄도미사일 방어체계(BMDS)’ 계획의 중대한 수정을 제안하는 조항 1541호와 1544호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방수권법 조항 1541호와 1544호는 각각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한 사이버 보안 작전’과 ‘미 본토용 차세대 방어체계’에 대한 예산안을 담고 있습니다.
예산관리국은 1541호에 명시된 사이버 작전이 미사일방어청(MDA)의 임무가 아니라는 점을 반대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또 1544호는 기존 계획보다 3배 이상 많은 차세대 요격체계를 갖추도록 하지만, 이는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2022 국가방어전략’과 ‘2022 미사일 방어계획’에도 상충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국방부는 보다 비용 효율적인 접근방식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종합하면 미 의회는 미 본토에 대한 북한 등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사이버 작전과 차세대 요격체계 배치 예산을 책정했지만, 백악관은 임무 적합성과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앞서 미 상원 군사위원회는 지난 7월 8천370억 달러 규모의 2023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을 본회의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미 의회에 상정된 법안은 본회의 표결을 거쳐 최종 통과 여부가 결정되지만, 통상 백악관 예산관리국은 표결에 앞서 법안의 세부 내용을 의회와 조율합니다.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최종적으로 법률 제정이 이뤄지는 만큼 의회와 백악관이 미리 의견을 주고받는 것입니다.
예산관리국은 탄도미사일 방어 예산을 포함해 총 28개의 예산 항목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핵무기 관련 항목에선 ‘해상발사 핵 순항미사일(SLCM-N)’과 이 미사일의 탄두에 대한 지속적인 자금 투입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핵태세검토 보고서’가 2030년 이전 해상발사 핵 순항미사일의 도입이 불가능하며, 다른 우선순위에 잠재적으로 불이익이 가해질 사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점을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아울러 국방부가 재래식과 전략 핵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저위력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탄두인 ‘W76-2’와 현재 운용 중인 공중발사 순항 미사일, 그 후속인 장거리 스탠드오프 미사일 그리고 개량형 B61-12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이중용도의 F-35A 전투기”를 언급했습니다.
예산관리국은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체계(GPI)에 대한 추가 예산 투입에도 기술적 완성도가 낮다는 이유를 들며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예산관리국이 반대한 항목에는 주한미군이나 한국과의 동맹과 관련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내년도 국방수권법안에는 주한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을 확인하고,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회의 입장이 담겨 있습니다.
또 국방수권법안이 명시한 캠프 험프리스와 캠프 무적, 진해 함대지원부대 등 주한미군 기지에 대한 보수비용 7억 5천만 달러에 대해서도 특별한 반대 의견이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