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헤르손 일대 주민 강제 이동 명령..."사우디, 이란 공격 임박 첩보 미국과 공유"

10월 31일,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헤르손시 주민들이 친러 행정당국의 대피 명령에 따라 배에 타고 있다.(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인 헤르손 지역 주민들에게 이동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주민들을 내쫓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이란이 곧 자국을 공격할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를 미국과 공유했습니다. 1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주도하는 우파 세력이 승리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헤르손 지역 주민들을 이동시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에 사는 주민들을 계속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임명한 현지 정부는 1일 드니프로강 동편에 사는 주민 수만 명에게 이동을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친러 헤르손 정부가 주민 이동 대상 지역의 반경을 계속 넓히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헤르손 당국은 지난달 헤르손주 주도인 헤르손 시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이어 우크라이나군 진격 경로인 드니프로강 서편 주민들에게도 강 동편 등으로 대피할 것을 명령한 바 있는데요. 이번에는 드니프로강 동편 주민들에게도 떠나라고 명령한 겁니다.

진행자) 헤르손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는 지역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헤르손은 러시아가 지난 2014년에 강제병합한 크름반도, 그리고 흑해로 연결되는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그래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헤르손을 집중적으로 공략했고요.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약 80%를 장악한 헤르손주를 합병한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동부 전선에서 큰 승리를 거둔 뒤 헤르손과 크름반도까지 수복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지 주민들 이동 현황에 관해 알려진 게 있습니까?

기자) 네. 헤르손 당국은 이미 지난달 주도인 헤르손시에서 대피가 완료됐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아직도 일부 주민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헤르손 당국은 잔류 주민들을 적대적 인물로 간주할 것이라며 대피를 종용하고 있는데요. 1일 이동 명령을 받은 드니프로강 동편에는 현재 약 7만 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이런 처사가 강제적이라고 비판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주민들 안전을 명분으로 이들을 강제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로이터 통신'과 미국 '뉴욕 타임스' 신문 등 언론 매체들도 러시아군이 주민들을 위협해서 쫓아내고 있다는 현지 주민들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군이 드니프로강 동편에서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이는 러시아의 교란 작전일 수 있다고 경계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종류의 교란 작전이라는 건가요?

기자) 네. 러시아군이 철수할 것이라는 소문을 퍼뜨리지만, 실제로는 헤르손을 요새화해서 이곳에 방어선을 구축한다는 겁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 정보 당국은 주민 대피가 여러 측면에서 정보 작전이자 조작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군 지휘부는 1일 성명을 내고 러시아군이 민간 주택 주변에 지뢰와 폭발물을 설치해 해당 지역을 ‘요새화’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1일 우크라이나 므콜라이우에서 러시아의 공습으로 무너진 체육관 건물.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민간시설을 계속 공격하고 있죠?

기자) 네. 러시아군은 지난달 31일 미사일 수십 발을 퍼부으면서 우크라이나 내 에너지 기간시설을 집중적으로 공략했습니다. 그 결과, 수도 크이우 같은 경우 러시아 공격 직후 35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어지고 80%에 수도 공급이 중단됐는데요. 복구 작업을 서두르고 있지만, 크이우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곳곳에서 여전히 단전, 단수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러시아군이 31일과 1일 이틀간 발사한 미사일이 100여 발에 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우크라이나 내 민간시설을 공격하는데 이란제 '드론(무인기)'이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격추된 드론의 부품이 이란산 ‘샤히드-136’ 드론에 들어가는 부품과 일치한다면서 국제 전문가단 조사를 요구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 'CNN' 방송은 1일, 이란이 드론과 함께 지대지미사일, 단거리탄도미사일 등 무기 1천여 기를 러시아에 추가로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추가 첨단 무기를 획득하려고 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러시아가 흑해 곡물 수출 협정에 다시 참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나왔군요?

기자) 네. 러시아가 흑해 곡물 수출 협정에 다시 참여하기로 했다고 2일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흑해 곡물 수출 항로를 군사 작전을 위한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서면 약속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며칠 전 러시아가 협정 참여를 중단한다고 전격적으로 선언하면서 세계 식량 시장이 크게 술렁였는데, 일단 긍정적인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군이 크름반도 인근 세바스토폴에 주둔 중인 자국 흑해함대를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고 전격적으로 선언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식량 공급 사정이 다시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는데요. 이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는 주요 곡물 생산국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곡물을 제대로 수출하지 못해 식량 위기가 고조되자 유엔과 터키, 러시아,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공동 관리감독을 전제로 지난 7월에 체결한 협정입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이번 결정에 터키 역할이 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는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뒤 가장 활발하게 중재에 나선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번 곡물 수출 문제도 터키가 적극적으로 러시아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러시아 국방부 발표에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양국 국방장관아 통화한 사실을 알리면서 합의에 따라 2일 정오 전에 곡물 수출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 후틴 반군의 공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있는 원유 저장 시설에서 화염이 피어 오르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이 조만간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제일 먼저 보도한 소식인데요. 이 신문은 1일 미국과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 말을 인용해 사우디 정부가 이란의 임박한 공격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이를 미국 정부와 공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미국 CNN도 이날(1일) 양국 정부 관리 말을 인용해 비슷한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기사 내용을 좀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중동 지역,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내 목표물과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 북부 아르빌을 겨냥한 이란 공격이 임박했다는 첩보를 입수했고, 이 첩보를 미국 정부 관리들과 공유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란이 왜 사우디를 공격한다는 거죠?

기자) 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이란 내 정치∙사회적 혼란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현재 이란에서는 한 20대 여성의 의문사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관심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시도라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해당 보도에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일 정례 회견에서 미국이 관련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사우디 정부와 군사, 외교, 정보 채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우리는 우리 이익과 역내 협력국들을 방어하기 위한 행동을 하는 데 있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국방부 쪽 반응도 나왔나요?

기자) 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현재 구체적인 위협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우리는 지역 내 위협 상황을 계속 우려하고 있고, 사우디 파트너들과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공격 임박설과 관련해서 미국 국방부가 따로 내린 조처가 있습니까?

기자)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미국 관리는 CNN에 현재로서는 역내 미군의 군사 능력 증대 움직임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미국 관리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미 미 공군 F-22 전투기들이 배치돼 있으며 어떤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사우디아라비아도 해당 보도를 확인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로이터 통신이 사우디 공보부처에 확인을 요청했는데요. 아직 답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랫동안 대립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이고 이란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를 자처하면서 양국이 중동에서 패권 다툼을 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는 특히 예멘, 리비아, 이라크 등지에서 직접 또는 대리전을 펼치면서 충돌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에서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국인데요. 하지만, 지난 2018년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쇼기 씨 피살 사건을 계기로 관계가 껄끄러워졌습니다. 특히 인권과 언론 자유를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카쇼기 씨 피살 사건 배후로 지목된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왕따’시키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자 지난 7월에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 방문해 원유 증산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전 이스라엘 총리가 2일 예루살렘 소재 리쿠드당 당사에서 총선 승리에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듣겠습니다. 지난 1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주도하는 우파 진영이 승리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지금까지 90% 정도 개표가 진행됐는데요. 네타냐후 전 총리의 리쿠드당, 그리고 이 리쿠드당과 협력할 것으로 예상되는 우파 정당들이 전체 120석 가운데 65석을 획득할 것이 확실시됩니다. 이로써 지난 2021년 6월에 권좌에서 물러났던 네타냐후 전 총리가 다시 총리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진행자) 이번 총선에서 이스라엘 주요 정당들이 몇 석이나 차지했습니까?

기자) 네.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가장 많은 32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현 연립 정부를 이끄는 예시 아티드가 24석을 차지하고, 극우 성향인 ‘독실한 시오니즘’당이 14석으로 원내 제3당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이런 결과에 대해 네타냐후 전 총리 쪽에서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네타냐후 전 총리는 2일 새벽 예루살렘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큰 승리에 근접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스라엘 국민의 엄청난 신임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책임 있게 행동하는 “안정적이고 전국적인 정부”를 구성할 것이며, “불필요한 모험을 피하고 평화의 반경을 확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현 정부를 이끄는 예시 아티드 측에서는 총선 결과를 두고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예시 아티드 소속인 야이르 라피드 현 총리는 텔아비브에서 지지자들에게 “아직 결정된 건 없다”며 “최종 개표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네타냐후 전 총리의 리쿠드당이 원내 1당이 됐지만, 단독으로 정부를 꾸릴 수는 없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립 정부를 구성하려면 61석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서 리쿠드당은 원내에 진입한 다른 우파 정당들과 함께 연립 정부를 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리쿠드당이 주도할 연정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우파 정당들 가운데 특히 이번에 원내 3당이 된 독실한 시오니즘당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독실한 시오니즘당이 극우 정당이라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독실한 시오니즘당은 말 그대로 ‘시오니즘’을 바탕으로 한 극단적인 민족주의를 내세우고 있는데요. 시오니즘은 팔레스타인에 유대 민족국가를 건설하자는 유대민족주의 운동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특히 독실한 시오니즘당 지도자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씨와 베자렐 스모트리히 씨는 그간 아랍인들을 차별하는 말을 서슴지 않았고요. 또 충성스럽지 않은 정치인이나 민간인들을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크게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독실한 시오니즘당 쪽에서는 총선 결과를 두고 무슨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당을 이끄는 벤그비르 씨는 2일 기자들에게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해서 모든 이스라엘인을 위해 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전 총리가 다시 총리가 될 가능성이 커졌는데, 지금 재판받는 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뇌물과 사기,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런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데요. 영국 ‘BBC’ 방송 보도를 보면 리쿠드당이 주도하는 연정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쪽에서 해당 재판을 중단시키기 위한 움직임으로 관련 법을 개혁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