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공개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을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미국 등 안보리 이사국 대부분이 북한은 물론 대북 규탄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비난한 가운데 이들 나라는 문제의 원인이 미국에 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4일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문제 논의를 위해 개최한 공개 회의에서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안보리의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The United States condemns in the strongest possible terms all 13 recent DPRK ballistic missile launches since October 27. But the DPRK’s latest test of an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 the seventh ICBM this year – is particularly concerning, as is the unprecedented impact of a ballistic missile just about 50 kilometers – or 30 miles – from the Republic of Korea’s shoreline.”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미국은 10월 27일 이후 실시된 최근 북한의 13차례 탄도미사일 발사를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면서 “올해 7번째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더불어 전례 없이 한국의 해안선에서 불과 50km, 즉 30마일 지점에 떨어진 탄도미사일은 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행동이 책임 있는 국가의 행동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So let me be clear: These actions are not actions of a responsible State. The DPRK has now launched a staggering 59 ballistic missiles this year. That’s right – 59. For a UN Member State to so flagrantly violate the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all that the UN Charter stands for, is appalling.”
그러면서 “북한은 올해 59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유엔 회원국이 안보리 결의와 모든 유엔 헌장을 그렇게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건 끔찍한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북한에 대한 미온적 태도를 보여온 중국과 러시아도 비난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Thirteen Council members have joined in condemning the DPRK’s unlawful actions since the beginning of the year. And thirteen Council members have joined in voting to impose costs on the DPRK that would impede its unlawful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 pursuits, while seeking new avenues to improve humanitarian assistance to the country’s people.”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13개 안보리 이사국들은 올해 초부터 북한의 불법 행위를 규탄하는 데 동참했고, 이들 13개 나라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면서도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추구를 방해할 비용을 북한에 부과하는 표결에 동참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한국의 연합 군사훈련을 한반도 문제의 근원으로 지목한 데 대해서도 “북한의 선전과 오도성 발언을 반복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미국과 한국은 어느 누구에게도 위협을 가하지 않는 오랜 방어적 군사 훈련을 하고 있을뿐”이라고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안보리의 신뢰도는 위험에 처해 있다”며 과거 결의에 명시된 대로 북한의 ICBM 발사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안보리는 2017년 채택한 결의 2397호에 북한의 추가 ICBM 도발에 제재를 강화한다는 조항을 포함한 바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3월 이 조항을 근거로 추가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을 제안하고 초안을 작성했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5월에 실시된 표결에서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이날 모하메드 칼레드 키아리 유엔 사무차장보도 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잇따르는 도발에 대한 유엔 차원의 우려 입장을 전했습니다.
키아리 사무차장보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ICBM 발사 등 연속적인 미사일 발사를 강하게 규탄하고, 북한이 추가적인 무모한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국제사회 의무와 관련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다른 안보리 이사국들도 한목소리로 북한을 규탄했습니다. 또 상당수 국가들은 안보리가 일치된 대응을 해야 한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했습니다.
페리트 호자 유엔주재 알바니아 대사는 “불량 행동에 제한을 가할 수 있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결의안에 거부권, 그것도 2개의 거부권이 행사된 사실을 다시금 후회할 시점이 됐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비난했습니다.
[녹취: 호자 대사] “It is time to, again regret that is a resolution with a strong message to show the limits of rogue behavior was vetoed, double vetoed. And what was the response? More missiles, more launches, more risks. It was and remains the wrong message to the DPRK regime which they read as a permission to continue to break the law with impunity.”
호자 대사는 거부권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무엇이었냐고 반문하면서 “더 많은 미사일 발사와 더 많은 위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건 북한에 대한 잘못된 메시지였고, 잘못된 메시지로 남아있다”며 “북한은 그 메시지를 법을 어겨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허락으로 받아들였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안보리 비이사국인 한국과 일본이 관련국 자격으로 참가해 안보리의 단호한 조치를 촉구했습니다.
황준국 유엔주재 한국대사는 “북한이 한국의 국가 애도 기간을 무시하고 심각한 도발을 반복한 점은 특히 더 개탄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황준국 대사] “It is especially deplorable that the DPRK is repeating it's a serious provocations in complete disregard of our national mourning period… We call on all members of the United Nations especially Security Council members, to fully implement the relevant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이어 “한국은 모든 유엔 회원국, 특히 안보리 이사국들이 관련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황 대사는 강조했습니다.
이시카네 기미히로 유엔주재 일본대사는 “어떻게 안보리는 자체 권위와 결의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을 외면할 수 있느냐”며 “안보리는 북한이 거부하더라도 스스로 결정한 사안들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규탄 없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미국 정부에 돌렸습니다.
장쥔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미국이 최근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을 재개하고 최근 핵태세 검토 보고서에서 북한 정권의 종말을 언급한 사실을 문제 삼았습니다.
그러면서 안보리가 압박을 강조하는 대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안보리는 결의 채택이나 의장성명 혹은 언론성명 등 추가 조치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알바니아, 에콰도르, 프랑스, 한국, 일본 등 12개 나라는 회의가 끝난 후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의 거듭된 도발을 규탄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불법 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안보리의 단합이 북한의 증강하는 위협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제외한 브라질, 가봉, 가나, 인도, 아일랜드, 케냐, 멕시코, 노르웨이, 알바니아가 별도의 공동성명을 냈습니다.
이들 나라들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무기 개발 중단과 함께 안보리의 일치된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