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물질 생산을 위해 영변 핵시설을 지속적으로 가동하고 있다고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이 밝혔습니다. 핵분열성 물질 생산 후 다음 단계는 플루토늄 생산량 증가를 위한 실험용 경수로 가동이 될 것이라며 관련 시설 확충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9일 VOA에 영변 핵시설에서 핵분열성 물질의 생산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다수의 정황 증거를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9일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를 통해 영변 핵시설 관련 동향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한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특히 5MW(메가와트) 원자로에서 냉각수가 인근 구룡강으로 배출되는 정황이 계속 포착되고 있다며, 이는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을 위해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연구원] “First of all the five megawatt reactor seems to be operating, so this means that it is producing new plutonium, that's quite evident. They need to cool the reactor and in the original design they used cooling tower. So they circulated water inside the reactor to get to a cooling tower, and then we saw steam coming out from there. And then they took the cold water back to the reactor…”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은 원래 원자로 가동 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냉각탑을 사용했지만 지난 2008년 미국 정부의 요청에 의해 폭파하면서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2013년쯤 원자로 개조를 통해 구룡강 물을 끌어다 냉각수로 활용하고 이를 다시 강에 배출하는 방식으로 원자로를 식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배출수 확인은 분명한 원자로 가동 정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구 핵연료봉 제조공장과 우라늄 농축공장 지역의 이산화우라늄 변환 시설에서도 증기 배출이 목격된 것도 핵분열 물질 생산의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연구원] “And then the other thing is still that there are more fissile material produced. When you go to the old fuel rods fabrication plant area and the enrichment plant area, you'll see that the uranium dioxide conversion facility is emitting something from a plume, which indicates that they are most likely separating and recovering uranium from yellowcake. And then to turn it to uranium dioxide, which is on one hand one of the feed materials for the making new fuel for the five megawatt reactor”
이산화우라늄 변환시설에서 배출되는 증기는 우라늄정광에서 우라늄을 분리해 회수할 때 발생하며, 이렇게 얻어지는 핵 물질은 5MW 원자로에서 새 핵연료를 만들기 위한 주요 원료가 된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우라늄 변환 시설에서의 모든 활동은 새로운 핵분열 물질 생산을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다수의 차량이 우라늄 농축공장으로 원료로 보이는 물질을 실어 나르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된 점도 영변 핵시설 내 핵물질 생산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징후라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핵분열 물질을 생산한 뒤 다음 단계로 플루토늄의 생산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실험용 경수로를 가동하려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연구원] And then the next important step probably is to start up that experimental light water reactor, which can increase the amount of plutonium to be produced.
Perhaps it is important to note that when they start the operation of the Experimental light water reactor, in order to use plutonium produced by it, they need to modify substantially the “head-end” of the Radiochemical Laboratory, which separates plutonium from the spent fuel. The reason for the change is that the design of a light water reactor fuel is very different from the one from the 5 MWe reactor one.”
실험용 경수로에서는 현재 5MW 원자로에서 생산되는 플루토늄보다 4배 정도 많은 연간 약 30kg 정도의 플루토늄이 추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어 실험용 경수로의 설계는 5MW 원자로와 매우 다르기 때문에 북한은 실험용 경수로 가동 시 생산된 플루토늄 사용을 위해 플루토늄과 사용후 핵연료를 분리하는 방사화학실험실의 ‘전처리 공정(Head-End)을 실질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주목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실험용 경수로에서 지속적인 작업 정황이 관측되고 주변에 부대시설 등 추가 건축을 위한 준비 움직임이 포착되는 것을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그런 측면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면서 일부 활동을 개선하고 있으며, 더 많은 업무 공간을 마련하고 있는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연구원] “I think it's important to emphasize this that they are maintaining Yongbyun. They are properly upgrading some of the activities. They have more office space. This demolition is something new. It started last year. These buildings have been without using several decades…”
특히 완공도 하지 못하고 수십년 간 묵혀둔 50MW 원자로나 기타 핵연료 제조 공장들을 해체하거나 보수하는 정황이 다수 목격되는 것은 북한이 용도 변경이나 조정을 통해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따라서 건물 해체나 건축 등의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관련 변화에 대해 면밀한 감시와 파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 영변 핵시설 단지에서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핵물질이 계속 생산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38노스’는 민간 위성사진을 토대로 관찰한 결과 영변 핵시설 내 5MW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ELWR), 방사화학실험실, 우라늄농축공장 등 단지 내 주요시설에서 지속적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특히 5MW 원자로에서 인근 구룡강으로 지속적으로 물이 방출되는 것은 원자로가 지난해 7월부터 계속 가동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5MW 원자로와 방사화학실험실을 오가는 다수의 차량 움직임이 포착된 것도 핵물질 생산과 관련해 모종의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38노스는 또 영변 핵시설 단지 내에서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건축과 보수 등 공사 활동이 이뤄지는 모습이 관측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낡고 버려진 건물들이 철거되고 그 자리에 소규모 새 건물들이 추가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는 단지 주변 핵심시설을 더욱 고도화하고 현대화하는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가리킨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