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대사와 미 태평양사령관을 지낸 해리 해리스 전 대사는 19일 방송된 VOA 한국어 서비스 ‘워싱턴 톡’에 출연해 한국과 일본이 궁극적으로 미국 미사일 방어망 체계에 편입돼야 한다며 미한일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 합의는 필수적인 시작점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국장을 역임한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석좌는 미한일 간 이번 합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정상화를 의미한다며 중대한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두 전직 당국자 모두 한국에 중국과의 당당한 외교를 주문하면서 한중관계 방향성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와 존스톤 석좌와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성공한 것으로 보이는 이번 ICBM 발사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시나요? 최선희 외무상은 “미국이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할수록 그에 정비례해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위협했는데, 북한이 미한 동맹 태세에 정비례해 군사 행동을 늘릴 수 있을까요?
해리 해리스 전 대사) 이번 발사는 매우 심각합니다. 올해 내내 계속된 여러 미사일 시험 중 하나이긴 해도 심각합니다. 동아시아정상회의 직후 북한이 미국과 한국, 일본에 신호를 보내려 한 것이죠. 최선희의 발언에 대해 논평하자면, 북한의 도발이 없었으면 일련의 사태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북한의 도발은 미한일 3국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합니다. 북한의 도발 때문에 한국과 일본이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습니다. 북한은 스스로에게 최악의 적이죠. 북한이 틈을 벌리려는 미한 동맹과 한일 관계는 북한의 도발로 더욱 단단하게 결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일본에서 불과 130마일(200km) 떨어진 지점에 낙하했습니다. 얼마나 심각한 일입니까?
크리스토퍼 존스톤 석좌) 일본 입장에서 매우 심각한 도발입니다. 해리스 대사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번 발사로 미한일 동맹이 더욱 긴밀히 단결할 것입니다. 미한일이 이런 행동에 대한 대응책을 이미 마련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또한 세 나라는 더욱 강력한 결의를 과시할 것입니다. 새로운 연합훈련, 폭격기를 포함한 전략자산 전개, 역내 미군 태세 증강 등이 예상됩니다. 동맹들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고 대응 역량을 어떤 방식으로든 과시할 것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이 장거리 발사에 관여하면 추가적인 방위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몇몇 방안들을 언급하셨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말하는 추가적 방위 조치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존스톤 석좌)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스스로를 방어하고, 우리와 동맹국의 안보를 지킬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도를 발신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죠. 북한에 대응하는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동맹은 기름칠한 기계처럼 매우 효율적이고 원활하게 기능을 합니다. 앞으로 동맹이 더욱 긴밀한 관계를 과시하는 움직임을 보게 될 것입니다. 여러 다른 장소에서 작전을 펼치는 것도 하나의 방안입니다. 우리의 결의는 연합훈련과 역량으로 과시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새로운 장소에서 작전을 펼치는 것은 북한이 예상하지 못한 진전일 수 있습니다. 과도한 추측은 삼가더라도 동맹의 단결을 매우 강력히 발신할 방법은 수두룩합니다.
진행자) 2003년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당시 작계 5030은 북한의 자원을 고갈시키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지난 두 달간 북한은 미사일을 대거 발사하고 전투기를 대규모 출격시켰습니다. 북한은 지속할 수 없는 군사적 도발을 하고 있습니까?
해리스 전 대사) 북한 자체 역량으로는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국, 러시아가 유엔 제재를 위반하고 북한 정권을 지원할 용의가 있는 한, 북한은 도발할 수 있는 자원을 갖게 될 것입니다. 김정은이 제한된 자원을 탄도미사일과 핵 능력 향상에 사용하면서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한다는 점이 분명합니다. 중국은 이 문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압박을 가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 중국에도 영향을 줄 것입니다.
진행자)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도발을 어떤 방식으로든 부추기고 있는 것일까요?
해리스 전 대사)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이죠. 그들이 북한을 부추기는 것인지, 북한이 자원이 있어서 스스로의 의지로 그러는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이유이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이 지적했듯이 중국은 북한의 행동을 제어할 의무와 이해관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그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고 국제 의무를 지킬 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진행자) 주한 미국대사를 지내셔서 주한 미군을 잘 아실 테고, 인도태평양 사령관도 맡으셨습니다. 주한미군 2만 8천500명이 적절한 규모라고 보십니까?
해리스 전 대사) 적절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만약 정전협정이 깨지고 북한이 한국을 침략하면 미국은 한국 지원을 위해 모든 지역에서 출격할 것입니다. 일본에 배치된 항공모함 타격단, 공군 전투비행단은 물론 미국 본토에서도 전개될 것입니다. 따라서 주한미군은 현재 부여받은 임무에 적절한 규모입니다. 정전이 깨지면 주한미군 사령관은 한미연합사령관으로서 인도태평양 사령부 등의 지원을 받게 됩니다. 미한 연합훈련은 그래서 매우 중요합니다. 한반도에서 우리 군의 훈련과 관여 수준이 다시 강력해져 기쁩니다.
진행자) 미한일 정상은 북한 미사일 경보를 실시간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세 나라의 북한 미사일 탐지와 요격 능력이 얼마나 증진될까요? 이미 미한일 정보공유약정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가 있는데요. 새로운 미사일 경보 공유는 어떻게 다를까요?
존스톤 석좌) 이번 합의는 매우 중요한 조치이며 세 나라 공조에 대한 매우 강력한 신호를 보냅니다. 일본과 한국 사이에 지소미아가 있기 때문에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 합의도 나올 수 있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미사일 경보, 미사일 추적 자료를 공유하는 방식은 전적으로 양자 차원입니다. 미한과 미일 사이에 공유되지만 유사시 자료를 실시간으로 다 함께 공유할 체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직은 의향을 밝힌 것이고, 실제로 정보를 공유하려면 기술적 문제로 시간이 걸리겠지만 중대한 진전입니다. 또한 동아시아에서 통합미사일방어망 구축을 거론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두 나라 모두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런 방어망을 구축하는 첫 단계는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세 나라가 공동의 위협 상황도를 갖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대한 진전이고 잠재적으로 그 방향으로 가는 초기 조치입니다.
진행자)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 합의를 계기로 지소미아 정상화 수순에 들어간 것인가요?
존스톤 석좌) 그렇다고 봅니다. 이것은 세 나라 간 정보 공유를 정상화하고 정례화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중대한 새로운 차원의 정보 공유입니다.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 공유한다는 구상은 매우 중요하고, 실현될 경우 우리의 협력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게 됩니다.
진행자) 어떤 이들은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가 통합미사일방어망을 향한 ‘계약금’ 이고 첫 단계라고 평가합니다. 한국이 왜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체계에 편입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해리스 전 대사) 시작 단계입니다. 어디에선가는 시작해야 합니다. 또한 존스톤 석좌의 지적대로 아직은 미국, 일본, 한국을 연결하는 통합미사일방어망 단계까지 가지 않았습니다. 시작점은 필요합니다.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진 않고 지소미아 틀 안에서 이런 정보 공유가 가능합니다. 현재 한국과 일본이 움직이는 방향이자 윤 대통령이 시사한 것은 지소미아 틀 안에 이런 수준의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를 추가하는 것입니다. 나는 한국, 일본, 미국이 동북아시아에 즉각적이고 지속적이며 자율적인 미사일 경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믿으며 이번 합의는 필수적인 단계입니다.
진행자) 궁극적으로는 한국이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체계에 편입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해리스 전 대사) 그렇습니다. 일본과 한국이 함께 여기에 참여해야 한다고 봅니다. 김정은의 미사일이 모든 방향을 향하니까요.
진행자) 한일 정상은 전시징용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전직 당국자로서 일본과 한국이 과거사를 제쳐두고 양자 간, 또 미국과 삼자 간 안보 협력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존스톤 석좌) 지난 몇 달 동안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꾸준한 리듬으로 미한일 정부 당국자 간 3자 회담이 열려 기쁩니다. 정상들, 국가안보보좌관들, 국무장관과 외교장관들, 국방장관들, 실무 관리들이 모두 만났죠. 3자 회담이 거의 매주 열립니다. 실질적 협력이 이뤄지는 것을 보게 돼 매우 고무적입니다. 연합군사훈련들이 실시된 것은 물론 특히 프놈펜 선언은 경제안보와 같은 새로운 영역으로 3국 현안이 확대된 것이 중요하죠. 세 나라가 경제안보에서도 협력을 시작할 것이라는 발표가 나왔는데 모두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결국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확실히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이죠. 일본과 한국 관리들이 만들려는 진전의 수준을 제한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실질적인 의미에서 협력이 이뤄지는 것을 보는 것은 좋지만, 앞으로 몇 주, 몇 달 안에 우리가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일정 수준 해법을 내길 바랍니다.
진행자) 미한일이 정상회담을 통해, 그리고 중국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시진핑 주석에게 북한을 제어하는데 건설적 역할을 해 달라고 촉구했죠. 하지만 중국은 회담 결과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북한을 아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중국이 왜 북한 문제에 침묵할까요?
해리스 전 대사) 그 이유는 중국이 가장 잘 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중국은 북한의 활동을 방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중국의 공식 동맹이기에 중국이 북한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중국은 북한의 도발을 허용하고 방조하면서 자국을 포함한 지역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이 미한일 정상을 모두 만났는데요. 앞으로 북한을 제어하는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까요?
존스톤 석좌) 솔직히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북한 문제에 대한 시 주석의 반응에 백악관이 꽤 실망한 것으로 압니다. 북한의 행동을 저지하는 데 중국이 해야 할 역할과 의무를 시 주석이 인식하고 있다는 징후가 없습니다. 앞서 우리가 논의했던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 대통령의 발언은 상당 부분 중국에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중국이 북한을 억제하고 도발을 막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역내 국가들과 동맹들은 단결할 것이라는 메시지입니다. 중국이 바라지 않는 방식이겠지만 중국이 수수방관하고 도발을 허용한다는 위협 인식 때문에 말입니다. 불행히도 나는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위협에 계속 대응하기 위해 동맹이 힘을 모아 결의를 과시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진행자) 미한일 정상은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중국에 얼마나 강력한 신호입니까? 더 넓게는 세 나라가 연대하며 종합적인 프놈펜 선언을 발표했는데 중국엔 어떤 의미입니까?
존스톤 석좌) 아주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이번 선언에서 중요한 점은 동맹이 북한 문제를 넘어서는 협력을 한다는 것입니다. 인도태평양에서의 우리의 협력과 관련한 선언입니다. 우리의 협력이 훨씬 더 큰 기반과 초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미한일 세 나라가 타이완 문제 등에 대해 역내 관점에서 공통 가치, 공통 목표를 제시한 매우 강력한 신호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새로운 문구가 아닙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총리와 각각 만났을 때도 공동성명에 타이완해협이 언급됐죠. 하지만 3자 회담에서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를 공표하는 것은 중국에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중국 내부 문제나 미중 문제가 아니라 역내 문제이고 아시아 지역 전체가 평화와 안정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에서 추가적인 방위 행위를 취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이것은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더구나 중국의 면전에서 말이죠. 주한미군, 주일미군이 타이완 유사시에 타이완에 전개될 수 있을까요?
해리스 전 대사) 모든 나라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대로 스스로를 방어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타이완을 방어할 것인지는 아직 결론나지 않은 질문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미국이 타이완을 방어할 것이라고 4번 말했지만 그때마다 워싱턴의 누군가가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우리는 타이완 방어와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다는 입장으로 귀결되죠. 우리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모든 국가가 그렇듯이 국익을 위해 병력을 배치할 권리가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정상외교 결과 중국과의 외교 공간이 줄었다고 비판합니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요?
해리스 전 대사) 모든 국가들은 자기 방어라는 고유의 권리를 갖습니다.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모든 정부의 주요 임무죠. 한국은 북한의 엄청난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김정은은 네 가지를 추구합니다. 제재 완화, 핵무기 유지, 동맹 분열, 북한 주도의 한반도 지배를 원합니다. 한국에 대한 그 위협을 중국이 방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 등과 관계를 맺을 때 그 부분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대할 때 중국이 북한을 방조해 한국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은 미국과 더욱 강력히 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 주석은 왜 윤 대통령과 만났을까요? 한국이 중국에 당당히 할 말을 해야 한다는 실례로 볼 수 있나요?
존스톤 석좌) 그렇습니다. 중국도 한국과 관계를 맺는 것이 이익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역내 그리고 전 세계의 경험에 비춰볼 때 중국의 협박에 대항하는 것은 효과가 있습니다. 2010년 중국이 희토류의 일본 수출을 중단했을 때 일본의 행동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대중국 정책 때문에 수년간 중국으로부터 다양한 경제적 강압을 받은 호주의 경험에서도 배울 부분이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일본과 호주는 모두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중국이 강압 수단으로 삼으려던 물품의 대체제를 찾았으며, 결국 중국을 밀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국에도 모범 사례가 됩니다. 밀어내는 것은 효과가 있습니다. 결국 중국도 한국과 관계를 맺는 것이 이익이니까요.
지금까지 해리 해리스 전 대사와 크리스토퍼 존스톤 석좌의 대담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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