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창리 로켓 발사대 개폐형 패널 열려…“발사장치 개조” 추정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발사대 일대를 촬영한 12월 1일 자 위성사진. 자료=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 Planet Labs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로켓 발사대(갠트리 타워)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발사대를 가리고 있던 개폐형 패널이 열리고 타워 꼭대기에 설치될 것으로 보이는 새 크레인 추정 물체가 발견됐는데, 더 큰 로켓을 발사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해위성발사장의 로켓 발사대, 즉 갠트리 타워에서 변화가 감지된 건 지난 1일입니다.

발사장 일대를 촬영한 이날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선 갠트리 타워 남쪽 구조물 아래쪽 부분에 대형 하얀색 물체가 매달린 듯한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물체는 갠트리 타워 아래쪽에서 약 5분의 2 높이만큼 올라서 있는 형태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하얀색 물체가 바로 옆 북쪽 구조물의 개폐형 패널로, 남쪽 구조물까지 큰 각도로 열린 상태이거나 원래 있던 자리에서 해체돼 남쪽 구조물 쪽에 놓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발사대 남쪽 구조물에 개폐형 패널(사각형 안)이 매달려 있다. 크레인 자재로 보이는 물체(원 안)는 발사장 중심부 바닥에 놓여 있다. 자료=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 Planet Labs

북한의 갠트리 타워는 남쪽과 북쪽 구조물로 이뤄져 있으며, 이중 로켓 발사는 북쪽 구조물에서 이뤄집니다.

평소 북쪽 구조물은 하얀색 개폐형 패널로 가려져 있지만 발사가 임박한 시점엔 이 패널을 넓은 각도로 개방합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광명성 4호 인공위성 발사 당시 이 하얀색 패널이 양옆으로 개방되는 장면이 북한 관영매체에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이 개폐형 패널은 비와 눈으로부터 로켓과 발사대를 보호하는 용도로 알려졌습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개폐형 패널 안쪽, 즉 발사대에서 활발한 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녹취: 슈멀러 선임연구원] “What we're seeing is a lot of material arrive at the launch pad that will probably likely be used in the renovation or modification of the launch apparatus at the launch pad…”

슈멀러 연구원은 “발사 장치를 개조하거나 개선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이는 수많은 자재를 발사대 주변에서 볼 수 있다”면서 개폐형 패널이 열려 있는 것으로 미뤄볼 때 갠트리 타워 안쪽에서 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는 건 합리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미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도 패널이 열려 있는 데 주목하며 “안쪽에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로켓이나 미사일 발사를 위한 준비 작업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They are working inside, there's no question about that…. Bigger rockets, new propellants, so all the stuff they have in there for the propellants on the Unha, that’s got to be replaced because you never use it again.”

한센 연구원은 “더 큰 로켓과 새로운 추진체”를 쏘아 올리려는 작업이라며 “발사대에 남아있는 장비는 다시 사용하지 않을 (과거의) 은하 로켓용인 만큼 교체돼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갠트리 타워에서 크레인이 사라진 사실에도 주목했습니다.

1일 자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는 갠트리 타워 옥상에 설치된 크레인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 크레인은 이동식 로켓 조립건물로부터 로켓을 넘겨받아 발사대에 세우는 역할을 합니다.

한센 연구원은 발사장 중심부 바닥에 놓인 2개의 대형 물체를 가리키며 “갠트리 타워에 설치될 크레인 자재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크레인 없이는 어떤 발사도 할 수 없다”면서 “현재 크레인이 없다는 건 크레인과 관련한 개선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서해위성발사장 곳곳에선 크고 작은 공사가 계속 진행 중입니다.

앞서 VOA는 발사장 중심부의 로켓 조립 건물이 중심부로 이동하고, 이후 지붕과 외벽이 해체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갠트리 타워 옆 연료∙산화제 저장고 부지에 새로운 구조물이 들어서고 인근 야산에는 폭이 50m에 달하는 터널 굴착 작업이 이뤄진 사실을 포착했습니다.

아울러 엔진 시험장 인근엔 새롭게 길이 뚫리고 그 끝부분에선 새로운 건축물 공사가 진행 중인데, 가운데가 비어 있는 구조와 높이, 주변 정리 작업 등을 고려할 때 새 엔진 시험대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2년 4월과 12월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광명성 3호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데 이어 2016년 2월 광명성 4호를 이곳에서 쏘아 올렸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탄도미사일 발사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발사체 발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도 탄도미사일 기술이 사용되는 만큼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