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 대통령 "대화에 열려 있어"... 중, 코로나 일일통계 발표 중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 방산업체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주재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협상에 열려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일일통계 발표를 중단했습니다. 중국 군용기들이 대거 타이완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협상 문제를 다시 언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25일 `로시야 1’ TV로 중계된 회견에서 “우리는 모든 당사자와 받아들일 만한 해결책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협상을 거부하는 측은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자신들은 협상할 뜻이 있는데, 상대방은 그렇지 않다는 말이군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또 서방이 러시아를 분리시키려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옳은 방향으로 행동하고 있고, 국가적 이익과 러시아인들의 이익, 그리고 국민을 보호하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 우리는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러시아 측 행위가 정당하다는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서방과의 지정학적 갈등이 위험 수준에 접근하고 있냐는 질문에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은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전 종전을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2일 대통령궁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목표는 전쟁의 쳇바퀴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며 "종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는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은 이전에도 협상에 열려 있다고 말했었는데요. 하지만, 조건을 내세우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협상은 하되 자신들이 내세우는 조건에 따라야 한다는 건데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요구에 따르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4개 지역을 합병한 것을 인정하라는 겁니다. 물론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런 요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25일 협상을 언급한 데 대해 우크라이나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현실로 돌아가 대화를 원하지 않는 건 러시아라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일방적으로 공격했고, 우리 국민을 죽이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협상을 원하지 않고, 다만 책임을 피하려고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도 러시아의 대화 의지를 의심하고 있죠?

기자) 네. 지난 10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대화에 열려있다고 언급했을 당시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 반응이 미국 정부 입장을 잘 보여줍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리는 이 발언을 가식으로 본다. 우리는 이것을 잔인한 침략 전쟁을 끝내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화와 외교에 참여하겠다는 건설적이고 합법적인 제안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황을 좀 볼까요? 러시아 본토의 군 비행장이 또 공격받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26일 남부 엔겔스 비행장에서 낮은 고도로 비행하던 드론(무인기) 1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떨어진 드론 잔해에 군인 3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엔겔스 비행장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북동쪽으로 500km 정도 떨어져 있는데요. 이 곳에는 우크라이나를 미사일로 공격하는 폭격기들이 배치돼 있습니다.

진행자) 이 비행장은 이 달 초에도 공격받았었죠?

기자) 네. 지난 5일 엔겔스 비행장과 라쟌 비행장이 드론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 공격으로 3명이 사망하고 비행기 2대가 가벼운 손상을 입었습니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드론 공격 배후라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언론 보도로는 성탄절인 25일에도 러시아 군의 공격이 이어졌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군은 26일, 지난 24시간 동안 러시아 군이 루한시크와 도네츠크, 하르키우, 헤르손, 그리고 자포리자 지역 마을들을 포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군은 러시아 군이 헤르손 방면에서 드니프로강 우편에 있는 인구밀집 지역을 계속 포격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24일에는 특히 헤르손이 무차별적으로 포격받아 인명 피해가 났죠?

기자) 네. 성탄절 전날(24일) 헤르손 시내에 포탄이 떨어져 적어도 10명이 숨지고 58명이 다쳤습니다. 지역위원회 부위원장인 유리 소볼레브스키 씨는 미사일 1기가 시내 자유광장 근처 상점 옆에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 여자아이가 손전화 심 카드를 팔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트럭에서 짐을 내리는 등 “거기에는 일상을 살고 생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장쑤성 후아이안시에서 보건요원이 25일 이동식 발열 치료소 앞에서 한 주민에게 설명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 내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데요. 이런 가운데 중앙정부가 코로나 일일통계를 발표하지 않겠다고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이하 위건위)는 25일 코로나 일일정보를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위원회는 대신 앞으로 산하기관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관련 발병 정보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CDC가 얼마나 자주 해당 통계를 발표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네. 거기에 대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보통 중국 CDC는 계절성 독감이나 B형 간염, 페스트 등 중국 법이 관리하는 모든 전염병에 대해 월간 현황을 발표해 왔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이미 무증상 감염자 수치 발표를 중단한 바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14일부터 증상이 없는 감염자는 일일 집계에 포함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인들은 감염 여부를 가리기 위해 신속항원검사를 이용하는데요. 양성이 나와도 보고할 의무는 없습니다.

진행자) 중국 중앙정부가 이 달 초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한 뒤에 코로나가 급속하게 번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를 방증하는 통계가 저장성에서 나왔군요?

기자) 네. 중국 남부 저장성 방역 당국은 일일 코로나 감염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25일 발표했습니다. 2021년 기준으로 저장성 인구가 6천 500만 명 정도 되는데요. 이 정도 감염 건수는 인구 10만 명 당 일일 신규 감염 건수가 대략 1천500건 정도 되는 것이라고 미국 ‘CNN’ 방송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런 확산세가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는 관측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저장성 방역 당국은 확산세가 1월 1일에 정점에 달해 하루 신규 감염 건수가 200만 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상태가 일주일 정도 계속될 것으로 봤습니다. 이건 하루 신규 감염 건수가 인구 10만 명 당 3천 건이 넘는 겁니다.

진행자) 저장성 외 다른 지역에서도 코로나가 급속하게 확산하는 상황이라고 언론들이 전하고 있군요?

기자) 네. 900만 명이 사는 산둥성 북부 칭다오시에서는 매일 신규 감염자가 거의 50만 명씩 나오고 있습니다. `CNN’ 방송 계산에 따르면 이건 인구 10만 명 당 약 5천 500건 정도 규모입니다. 인구가 약 1천만 명 정도인 중국 남부 둥관시에서는 일일 감염 건수가 25만 건에서 35만 건 정도 된다고 지역 방역 당국이 지난 23일 발표했습니다. 둥관시 방역 당국은 “정점이 다가오고 있다. 감염 건수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 보건체제와 보건요원들이 전례 없는 도전과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중앙정부가 내부 반발에 직면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했지만, 중국이 여기에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80세 이상 고령층 백신 접종률이 낮고 입원과 집중치료 능력, 그리고 항바이러스 치료제 확보가 부족해 제로 코로나 출국전략이 매우 미흡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내년에 중국에서 코로나로 300만 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고 미국의 전문연구기관이 전망했습니다.

중국 공군 H-6 폭격기가 동중국해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듣겠습니다. 중국 군용기들이 대거 타이완 방공식별구역에 또 진입했군요?

기자) 네. 타이완 국방부는 26일, 지난 24시간 동안 중국 군용기 71대가 타이완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가 중국으로 돌아갔다고 발표했습니다. 타이완 관영 ‘중앙통신’은 이와 관련해 이는 지금까지 최대 규모라고 전했습니다. 타이완군은 또 타이완섬 주변에서 중국 해군 함정 7척을 탐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어떤 중국 군용기들이 ADIZ에 들어왔습니까?

기자) 네. J-16, J-1, SU(수호이)-30 전투기, 드론들이 진입했고요. 또 조기경보기, 전자전기, 그리고 대잠초계기도 동원됐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43대가 ADIZ에 진입했을 뿐만 아니라 이른바 ‘중간선’도 넘었다고 타이완 국방부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간선이라면 두 나라 사이에 일종의 경계로 여겨지는 선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955년 미국의 벤저민 데이비스 장군이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설정한 일종의 경계선인데요.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이 중간선을 침범하는 것은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행위로 간주해 온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군이 올해 들어 타이완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한층 강화했죠?

기자) 네. 주기적으로 군용기를 ADIZ에 들여보내거나 타이완섬 주변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진행하는 등 타이완을 압박했습니다. 특히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 연방 하원의장이 타이완을 방문한 것에 대응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강행함으로써 역내에서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군용기가 ADIZ에 진입하면 타이완군은 어떻게 대응하나요?

기자) 네. 보통 요격기를 긴급 출격시키고 지상 방공체제가 중국 군용기들을 추적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중국 군용기들이 ADIZ에 대거 진입한 것에 대해 타이완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타이완 정부는 이번 일이 베이징 정부가 지역 평화를 파괴하고 타이완인들을 위협하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습니다. 타이완 총통실은 차이잉원 총통이 27일 아침 고위급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민간방공체제를 강화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차이 총통은 26일 한 군 기념식에서 “우리가 준비를 많이 하면 할수록 경솔한 침략 시도가 덜 할 것이고, 우리가 더 단합할수록 타이완이 더 강해지고 안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반면에 중국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중국 동부전구 사령부가 25일 저녁에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인민해방군이 타이완 주변 해역에서 합동전투 순찰과 합동타격 훈련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동부전구의 스이 대변인은 “이번 활동은 미국과 타이완의 긴장 고조와 도발에 대한 엄중한 대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스이 대변인은 또 성명에서 중국을 전략적 도전으로 규정한 미국 국방수권법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2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했는데요. 이 안에 타이완 관련 항목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법안에는 내년부터 5년간 타이완에 100억 달러를 융자 형식으로 지원해서 미국산 무기 구매에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이 항목에 대해 중국 정부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 외교부가 성명을 내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 법에 강한 불만과 확고한 반대를 나타낸다는 건데요. 성명은 해당 조항이 타이완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해친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타이완 국방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법안 서명에 감사를 전하고 이는 워싱턴이 타이완-미국 간 유대와 타이완 안보를 강화하는 것에 부여하는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