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가상한제 참여국에 석유 수출 중단"... 일본- 인도, 중국발 입국자 코로나 검사 의무화

발트해에 있는 러시아 해양석유시추선.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서구 나라들이 만든 유가상한제를 따르는 나라들에 석유 수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급증에 대응해 몇몇 나라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 방역 조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란 안에서 확산한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적어도 100명이 사형 선고를 받았거나,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혐의로 기소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이달 초에 발효된 러시아 유가상한제에 대응하는 조처를 내놨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서구 나라들이 만든 러시아 유가상한제를 따르는 나라들과 기업들에 대한 원유와 석유 제품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대통령령을 27일 발표했습니다. 이 조처는 내년 2월 1일부터 7월 1일까지 5개월 동안 적용되는데요. 원유는 당장 2월 1일부터, 그리고 휘발유나 경유 같이 정제된 석유 제품은 향후 러시아 정부가 결정하는 날로부터 수출이 금지됩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원유를 상당히 많이 수출하는 나라죠?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의 원유 수출국입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는 서방이 만든 유가상한제에 대한 보복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 유가상한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해상으로 운송되는 러시아산 원유를 배럴 당 60달러나 그 이하 가격으로만 사도록 한 겁니다. 그러니까 가격 상한이 배럴 당 60달러라는 말인데요. 러시아 유가상한제는 지난 9월에 주요 7개국(G7)이 먼저 제안했고, 이어 호주와 유럽연합(EU)이 동참해서 지난 5일부터 발효됐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유가상한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자금줄을 차단하는 게 목적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석유를 팔아서 번 돈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는 것을 막겠다는 목적입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그간 석유 가격이 상승하고 인도와 중국 등 몇몇 지역에서 석유 수요가 증가하면서 계속 많은 수익을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원유 가격이 얼마나 되나요?

기자) 네. 현재 세계 평균 유가가 배럴 당 대략 80달러선인데요. 유가가 지난 3월과 6월에 120달러 이상을 찍기도 했으니까 그간 많이 떨어진 셈입니다. 한편 러시아 우랄산 원유는 27일 배럴당 56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나온 대통령령에 대해서 러시아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대통령령은 이번 조처가 비우호적이고 국제법에 어긋나는 미국과 외국 국가들, 그리고 여기에 동참한 국제조직들의 행위에 대한 직접 대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번에 나온 포고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수출 금지에 해당하는 나라에도 석유를 공급하도록 ‘특별허가’를 내줄 수 있게 했습니다.

진행자) 서방 세계가 러시아 유가상한제를 도입할 때 이게 얼마나 효과가 있겠냐는 회의론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분석가는 유가상한제가 러시아의 석유 수입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 해도 러시아 정부 재정에 현재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요.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부 장관은 유가상한제가 수출 수입을 옥죄면서 2023년 재정적자가 계획했던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27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러시아 유가상한제에 대해서 우크라이나 쪽에서 불만을 나타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면서 가격상한을 더 내릴 것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어제(27일)오늘(28일) 우크라이나 전황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27일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서 러시아 군이 마을들과 도시들을 포격했습니다. 특히 28일 남부 헤르손을 야포와 박격포를 동원해 격렬하게 공격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군 측은 28일, 지난 24시간 동안 러시아 군이 헤르손 시내 민간 목표물에 로켓 33발을 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군은 자신들이 점령했다가 빼앗긴 남부 헤르손시를 주기적으로 공격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키릴로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차장은 텔레그램에 러시아 군이 헤르손 시내 한 병원의 산모 병동을 포격했다고 전했는데요. 다친 사람은 없고 직원들과 환자들은 대피소로 이동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27일 밤 공개된 연설에서 “군 지휘부가 조만간 취해야 할 조처를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남부 헤르손 외에 동부에서도 치열한 전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마트와 이보다 북쪽 루한시크주의 스바토브, 그리고 크레미나 주변에서 격렬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쟁 전에 바흐무트시에는 7만 명이 살았다는데요. 지금은 도시 대부분이 파괴된 유령도시가 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습니다. 한편 영국 국방부는 전황 설명에서 러시아 군이 병참 면에서 수도 모스크바에 중요한 크레미나 지역 전선을 강화한 것으로 보이며 최근 우크라이나 군이 진격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취약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외국인 여행객들이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한 뒤 이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중국 안에서 코로나가 급속하게 확산하자 몇몇 나라가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 일본, 타이완 등이 중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코로나 검사를 의무화하는 등 코로나 방역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도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규정을 새로 만드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나라별로 구체적으로 어떤 조처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먼저 인도 정부는 지난주 중국, 일본, 홍콩, 한국, 그리고 태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코로나 검사를 의무화했습니다. 코로나 감염 증상이 있거나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사람들은 격리합니다. 인도는 또 공항에 도착하는 외국인들 가운데 2% 정도에 대해 무작위로 코로나 검사를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도 비슷한 조처를 발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중국 본토에서 들어오는 사람들 전원에게 코로나 검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27일 발표했습니다. 중국발 입국자는 전원 ‘정량항원검사’를 받는데요.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온 사람은 정부 지정 시설에서 7일간 격리됩니다. 일본 정부는 또 중국을 오가는 직항 항공편은 일본 내 주요 4개 공항만 이용하도록 했는데요. 이들 조처는 당장 30일부터 시행됩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가 해당 조처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중국 정부의 투명성 부족을 지적했군요?

기자) 네. 기시다 총리는 “코로나 감염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보 공유와 투명성 결여가 안전 조처를 평가하고 강구하는 것을 어렵게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또 “중앙정부와 지역 정부, 그리고 정부와 민간 조직에서 나오는 정보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그러면서 “일본 안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우리는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임시로 특별 조처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인도와 일본 외에 타이완도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강화했다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도 오는 1월 1일부터 중국 본토에서 직항 항공편이나 배를 타고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코로나 PCR 검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 조처는 1월 말까지 시행되는데요. 하지만 홍콩이나 마카오에서 오는 사람들은 제외됩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도 비슷한 조처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더군요?

기자) 네. 미국 관리들은 27일 코로나 방역을 위해 중국발 입국자들에게 새로운 조처를 부과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관리는 “현재 중국 안에서 코로나 감염이 계속 증가하고, 중국 정부 쪽에서 ‘바이러스 게놈 서열 데이터’를 포함해 투명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것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몇몇 나라가 자국민에 대한 코로나 방역 조처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 중국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이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인도와 일본 정부가 부과한 조처를 살짝 비판하는 듯한 말을 했는데요. 그는 “중국은 방역 조처가 과학에 기반을 둬야 하고, 적절해야 하며 일반인들의 교류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사람들이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 씨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듣겠습니다. 이란 안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서 적어도 100명이 사형을 선고받았거나 최고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혐의로 기소됐다는 주장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기반을 둔 인권 단체인 ‘이란인권(IHR)’이 최근 공개한 내용인데요. 이들 100명 가운데 11명은 이미 사형 선고를 받았고, 5명은 여성이라고 IHR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사법부가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사람들 가운데 일부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은 어떤 의도일까요?

기자) 네. 마무드 아미리모가담 IHR 대표는 ‘AFP’ 통신에 “이란 당국은 사형을 선고하고 실제로 몇몇 사람을 처형함으로써 사람들을 집으로 가게 하기를 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효과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정부 당국에 대한 더 많은 분노를 볼 수 있다”면서 “사형을 통해서 두려움을 전파하려는 그들 전략은 실패했다”고 아미리모가담 대표는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란 정부가 이번 달 들어 실제로 2명을 처형했죠?

기자) 네. 보안군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던 모센 셰카리 씨가 지난 8일 처형됐습니다. 그리고 나흘 뒤인 12일에는 마지드레자 라흐나바드 씨가 공개 교수형을 당했습니다. 라흐나바드 씨는 칼로 보안군 2명을 살해한 혐의로 처형됐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평소에도 사형 집행 건수가 많은 나라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인권 단체인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2021년 이란에서 적어도 312명이 처형됐는데요. 이건 중국에 이어 2위였습니다. 참고로 미국에 있는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2022년 사형 집행 건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88% 늘었고, 사형 선고 건수는 8% 증가했는데 처형된 사람들 가운데 대다수가 살인이나 마약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인권 단체들은 이번 반정부 시위와 관련돼 체포된 사람들이 구금 중에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IHR은 모든 피고인이 "자기 변호사에 접근할 권리, 정당한 절차, 그리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들이 가까스로 연락을 취했거나 감방 동료들과 인권 옹호자들이 이들과 관련된 사건의 세부 사항을 외부에 알린 경우, 모두 거짓 자백을 강요하기 위한 신체적, 정신적 고문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100일 이상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IHR 집계로는 지금까지 시위대 가운데 470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란 정부는 보안군을 포함해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이번 달 초에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편 유엔은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전국적으로 최소한 1만 4천 명이 체포됐다고 지난달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처음 시작된 시점이 지난 9월이었죠?

기자) 네. 지난 9월 13일, 수도 테헤란을 방문했던 마흐사 아미니 씨가 이슬람 여성 전통 복장인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른바 ‘풍속 단속 경찰’에 체포됐다가 사흘 뒤에 갑자기 사망했는데요. 이 사건이 이후 이란 내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고요. 석 달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는 100일 이상 이어지고 있는 시위에 배후가 있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당국은 이번 시위를 외부 세력이 지원하는 폭동으로 규정하고 무력을 사용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