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IAEA 사무차장, 한국 고체추진 발사체 시험 성공에 “정찰· 감시 체계 확충 가능” 

30일 한국 고양시에서 관측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비행 모습.

한국이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가운데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한국이 정찰과 감시 체계를 더욱 확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현 단계에서 한국과 북한 간의 고체연료 기반 추진체 기술 격차를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30일 VOA에 한국이 이날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고체연료 기반 추진체는 액체연료 기반 추진체에 비해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구조가 간단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고체연료 기반 추진체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면 한국 군 당국의 설명대로 다수의 소형 위성 또는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 정찰과 감시 체계를 더욱 확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한국이 신뢰할 수 있는 억제력의 중요한 부분으로 적의 행동에 대한 조기 경보를 제공하는 군사 관련 정찰 위성을 보유할 수 있는 독자적인 능력을 개발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 “It is reasonable for the ROK to develop its own independent capability to have military related, reconnaissance satellites, which are important part of credible deterrence and provide early warnings on actions of adversaries.”

앞서 한국 국방부는 이날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오후 6시쯤 안흥시험센터에서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액체연료 추진체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구조가 간단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고체연료 기반 추진체를 소형 위성 또는 초소형 위성을 다량 발사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고체연료 기반 발사체는 과거 ‘미한 미사일 지침’에 따라 제한됐었지만 2021년 5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지침이 종료되면서 한국 국방 당국이 개발을 주도해왔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고체연료 기반 추진체에 대한 한국과 북한 간 기술 격차에 대한 질문에는 현 단계에서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국가적 특성상 개발 단계의 세부적인 정보를 파악하는 데 매우 제한적이며, 한국 당국 역시 이번 고체연료 발사체 개발 과정을 비공개로 진행해 단순 비교가 쉽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면서 고체추진 우주발사체의 기술 격차를 확인할 척도로 평가되는 단계별 분리 능력을 입증한 한국과 달리 북한은 아직 관련 능력이 베일에 싸여 있는 만큼 향후 북한의 단 분리 능력 기술 확보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5일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처음으로 140tf(톤포스, 140t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 추진력 대추력 고체 연료 발동기의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의 고체연료 추진체 개발 이유에 대해 통상적으로 “고체 연료 엔진 개발은 탄두가 장착된 미사일용 엔진과 군사 또는 민간 우주 프로그램용 엔진 두 가지 가능성 모두에 열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경우에는 북한의 고체연료 기반 우주발사체 시험은 군사적 목적의 미사일 개발을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대부분의 나라들은 신속한 발사가 필요 없는 위성 발사 등 평화적 목적의 우주 프로그램에는 액체연료 기반 추진체를 사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고체연료 기반 추진체는 연료 공급 시간이 짧고 미사일 발사 위치를 이동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발사 원점을 타격하려는 적의 공격 가능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공격을 목적으로 한 미사일에 주로 사용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