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그너 그룹’ 추가 제재…북한과 무기거래 지적한 지 엿새만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20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 그룹에 무기를 전달하는 정황을 포착한 위성사진들을 공개했다.

미국 정부가 러시아 군사조직 바그너 그룹을 국제 범죄조직으로 지목하고 현행 제재를 강화했습니다. 백악관이 북한과 바그너 간 무기 거래의 물증을 제시하며 추가 제재를 예고한 지 엿새 만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이 바그너 그룹을 제재 기관으로 재지정했습니다.

해외자산통제실은 26일 보도자료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전쟁 역량을 약화하기 위해 개인 8명과 기관 16곳, 항공기 4대에 대해 추가 조치를 취한다”며 바그너 그룹을 포함해 바그너 그룹과 관련된 인물과 회사 등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특히 2017년부터 이미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바그너 그룹은 이날 조치에 따라 ‘국제 범죄조직(Transnational Criminal Organization)’으로 지정됐습니다.

이날 제재 명단에는 바그너 그룹에 통신 장비 등을 제공한 중국 업체도 포함됐습니다.

재무부는 베이징에 본사를 둔 ‘창사 톈이 우주과학 기술연구소’와 창사 톈이가 룩셈브루크에 둔 자회사를 제재한다며, 이 회사가 러시아 기업인 ‘테라테크’에 우크라이나를 촬영한 위성영상레이더(SAR) 자료를 제공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그 밖에 바그너 그룹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활동하며 민간인에 대한 처형과 성범죄, 자의적 구금, 고문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며, 바그너 그룹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운영 중인 업체와 관계자 등도 대거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아울러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말리 등지에서 바그너 그룹에 항공 서비스를 제공한 아랍에미리트(UAE)의 ‘크라톨 에이비에이션’도 전격 제재했습니다.

이날 국무부도 바그너 그룹과 연계된 5개의 기관, 개인 1명과 더불어 러시아 군과 관련된 개인과 기관을 대거 제재 명단에 추가했습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20일 북한과 바그너 그룹의 무기 거래 정황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바그너 그룹에 대한 추가 제재를 예고한 바 있습니다.

당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우리가 공개적으로 말했듯이 북한은 작년 말 바그너가 사용할 보병 로켓과 미사일을 러시아에 전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백악관이 공개한 위성사진은 11월 18일 각각 기차가 러시아를 출발하는 모습과 북한에 도착하는 모습을 촬영한 흑백 사진 2장입니다.

커비 조정관은 이에 대해 “5량으로 된 러시아 기차가 11월 18일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북한은 다음 날인 11월 19일 이 열차 차량에 컨테이너를 적재했으며 이 열차는 러시아로 돌아갔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 22일 북한이 바그너 그룹이 사용할 1차 무기 인도를 완료했으며 바그너 그룹 측이 북한에 무기 대금을 지불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과 바그너 그룹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는데, 이날 백악관이 1차 무기 인도 당시 상황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위성사진을 공개한 것입니다.

다만 재무부와 국무부는 26일 바그너 그룹을 제재하면서 북한과의 무기 거래를 이유로 제시하진 않았습니다.

미국 정부가 별도로 북한과의 무기 거래에 관여한 개인이나 기관에 대해 추가 제재를 발표할 것인지는 현재로선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