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변함 없어"...젤렌스키, 전투기∙장거리 미사일 지원 호소

30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30일 이스라엘을 방문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신속한 무기 지원을 서방에 촉구했습니다. 중국이 일본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재개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30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장관은 29일 이집트를 시작으로 30일 이스라엘, 31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있는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 방문 일정을 이어갑니다.

진행자) 지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블링컨 장관이 중동을 방문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달, 두 번째로 중동을 방문하는 미국 정부의 최고위 관리입니다. 지난 19일에는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동을 방문해 이스라엘 정부 관리들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당국자들을 방문한 바 있는데요.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극우 성향 정부로 평가받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정부와 팔레스타인과의 평화 공존을 추구하는 이른바 ‘두 국가 해법’ 등 대팔레스타인 정책 등을 조율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새로운 갈등이 변수로 등장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의 중동 방문은 이미 몇 주 전부터 계획된 것이었는데요. 미 국무부는 이스라엘군의 난민촌 급습으로 팔레스타인 간의 갈등이 불거진 26일 블링컨 장관의 중동 방문 일정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공항에서 바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이 “매우 중요한 순간”에 이스라엘에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네타냐후 총리와 만났습니까?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30일,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블링컨 장관은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모두 노력해야 한다면서 긴급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이스라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팔레스타인의 공격을 규탄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 정부의 흔들림 없는 지지를 강조했는데요. 블링컨 장관의 발언 들어보시죠.

[녹취: 블링컨 미 국무장관] "In the context of this attack, and escalating violence, it's important that the government and people of Israel know America's commitment to their security remains iron-clad,"

기자) 블링컨 장관은 이번 공격과 고조되는 폭력 사태의 맥락에서, 이스라엘 정부와 이스라엘 국민들은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이 철통같다는 것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의 언급은 지난주 있었던 유대교 회당 총기 난사 사건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7일 동예루살렘에 있는 유대교 회당에 총격 사건이 벌어져 적어도 7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이스라엘군은 요르단강 서안 지역 치안을 강화하면서 갈등 수위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앞서 공항 도착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테러로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것은 항상 극악무도한 범죄 행위”지만 특히 예배 장소에서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의 신원은 확인됐죠?

기자) 네. 이스라엘 경찰 당국은 초동 수사 결과, 총격범은 동예루살렘에 거주하는 20대 팔레스타인 남성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남성은 교회당 밖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유대교 신자들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고 하는데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이스라엘 경찰들과 대항하다 경찰 총에 맞고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범행 동기는 알려졌습니까?

기자) 용의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바로 전날인 26일, 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거주하는 제닌 난민촌을 급습해 적어도 10명이 사망한 바로 다음 날 벌어져 보복 공격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후 이스라엘 주민과 팔레스타인 주민들 간의 유혈 충돌도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회당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진 날인 27일, 요르단강 서안 북부 유대인 정착촌 근처에서는 10대 팔레스타인 청년이 이스라엘 주민의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또 30일에도 요르단강 서안 헤브론 지역에서 20대 팔레스타인 남성이 이스라엘군의 총에 맞고 숨지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정부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 당국은 회당 공격 사건 연루 용의자 포함, 지금까지 40여 명을 체포해 조사 중에 있습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대응책을 내놨는데요. 테러리스트는 물론 가족들의 사회보장과 의료혜택, 이스라엘 시민권과 영주권 등을 박탈하고, 주택을 철거하는 등의 초강경 대응책들이고요. 더불어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 보안을 강화하고, 이스라엘 시민의 총기 소유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그에 따른 후속 조처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이타미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 장관은 관계 부처에 동예루살렘에 불법으로 건축된 팔레스타인 주택들의 철거를 지시했습니다. 극우 성향인 벤그비르 장관은 이달 초, 동예루살렘 성지 방문을 강행해 아랍권의 반발을 샀는데요. “이는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일련의 중요한 조처 중 하나”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 당국의 허가를 받아 동예루살렘에 합법적으로 집을 짓는 것이 몹시 어렵다면서, 그 때문에 불법 주택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호소했습니다. 또한 이스라엘이 근본적으로 요르단강 서안을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는 반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이기면서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가자지구 일대를 점령했는데요. 국제 사회는 이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군의 난민촌 급습 후 가자지구 무장세력과 이스라엘 군 간에 공중 무력시위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중해 연안 가자지구를 실질 통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난민촌 급습 후, 즉각 보복을 다짐했고요. 27일 새벽 가자지구 쪽에서 로켓 5발이 이스라엘 남쪽을 향해 날아왔습니다. 이에 이스라엘군이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에 공습을 단행하며 군사적 충돌의 위험이 고조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양측 모두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소식 보겠습니다. 우크라이나 전황이 지금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곳곳에 미사일 공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29일 남부 헤르손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 적어도 3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습니다. 또 북동부 하르키우에서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1명이 사망하고 적어도 3명이 다쳤고요. 전날인 28일에도 동부 코스탄트니우카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3명이 사망하고 적어도 2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지역 관리들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동부 전선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은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솔레다르와 바흐무트, 블라호다트네 일대에서 치열한 격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황에 대한 양측의 주장은 서로 다른데요.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29일 일일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전날(28일) 블라호다트네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격퇴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민간 용병 조직인 바그너 그룹은 28일 이 지역을 장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 발발 후 매일같이 국내외에 전황을 알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야기 들어보죠.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29일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세가 강화되고 있다면서 동맹국들에 약속한 무기를 신속히 인도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히 헤르손 지역의 주거용 건물과 병원, 학교, 버스 정류장, 우체국, 은행 등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파괴됐다고 설명하면서,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새로운 무기 체계를 개방하고 신속히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차 지원 계획을 발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5일, 우크라이나에 미국의 최첨단 전차 M1에이브럼스 31대를 지원하겠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만 11개월이 다 되어 간다면서, 그동안 우크라이나 국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 세계에 자유를 향한 불굴의 의지를 보여줬다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다짐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바이든 대통령] “So, the United States standing shoulder to shoulder with our allies and partners is going to continue to do all we can to support Ukraine….”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 파트너들은 어깨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계속해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독일도 미국 정부의 발표 몇 시간 전, 주력 전차인 ‘레오파드2’ 14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현재 우크라이나는 추가로 새로운 무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새로운 무기 시스템 개방을 촉구한 것과 같은 맥락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 상황이 매우 어렵다면서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미사일과 전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러시아가 겨울이 끝나고 봄이 되면 다시 대공세를 해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전쟁을 길게 끌어 우리 병력이 소진되길 원하고 있다”면서 공급에 속도를 내고, 새로운 무기 선택지도 열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까지 서방은 전차 지원 결정을 내리기까지도 미온적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서방은 확전 가능성을 경계하며 중화기 지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일각에서는 중화기 지원이 러시아를 자극해 서방과 러시아의 대결로 비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 25일 에이브럼스 전차 지원을 발표하면서, 이는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며, 러시아를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의 전투기 지원 요청에 서방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덜란드 외무부는 최근 우크라이나가 요청하면 열린 마음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독일은 전투기 지원 문제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편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국방부 내에서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첨단 F-16 전투기를 제공하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코로나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는 중국 상하이시의 한 병원 응급실에 환자들이 누워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이 일본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재개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일 중국 대사관이 29일 웹사이트 관보를 통해 일본 국민에 대한 중국의 일반 비자 발급을 재개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0일 중국 정부가 일본인 신규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한 지 약 3주 만의 일입니다.

진행자) 중국이 비자 발급을 중단한 건 코로나 사태와 관련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이른바 ‘제로코로나(Zero-Covid)라는 고강도 방역 정책을 사실상 폐지한 후,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확산했는데요. 이에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30일,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에 대해 코로나 음성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입국한 후에도 추가 검사를 받게 하는 등 방역 조처를 강화했습니다. 그러자 중국은 부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과잉 대응이라고 반발했고요. 급기야 지난 1월 10일, 일본과 한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전격 중단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도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규제 조처를 강화했던 건가요?

기자) 네. 한국은 중국발 입국자들에게 의무적으로 음성 확인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한국행 비자 발급도 규제했습니다. 지난 2일부터 31일까지 외교와 공무, 필수적 기업 운영, 인도적 사유 등을 제외한 한국행 단기 비자 발급을 제한한 건데요. 지난 27일, 한국 정부는 중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 제한 조처를 다음 달 28일까지 연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한국의 이런 조처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양국의 인적 교류와 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마오 대변인은 또, 앞서 중국 정부의 비자 발급 중단 조처와 관련해, 대등의 원칙에 따라 관련 조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중국 정부가 이번에 한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도 재개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한국에 대해서는 새로운 방침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 제한은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전망입니다. 마오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는 지난 20일, 중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 업무를 정상화했다며, 일본에 대한 비자 발급 재개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중국의 코로나 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 보건당국은 지난 16일, 최근 한 달간 약 6만 명이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충분한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아 신뢰성에 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의 권위 있는 보건 전문가는 중국에서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이 전체 인구의 80%에 달한다며 집단면역 체계에 들어섰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에 관한 주요 결정을 내렸죠?

기자) 네. WHO는 30일, 코로나에 대해 ‘국제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를 유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WHO는 2020년 1월 긴급회의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인 PHEIC를 선언한 바 있는데요. 이로써 코로나바이러스는 3년 이상 국제보건비상사태 수준의 전염병으로 규정됐습니다. WHO는 성명을 통해, 아직도 전 세계에서 코로나 하위 변이가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올바른 대응을 위해서는 특히 데이터 공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