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전차 31대를 지원한다고 25일 발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독일 정부도 공식적으로 전차 지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저신다 아던 총리의 뒤를 이어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가 취임했습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언론인 사망자 수가 많이 증가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전차를 제공한다고 발표했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 백악관에서 몇 달 안에 전차 31대를 우크라이나 측에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차 전력이 우크라이나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이번 결정이 러시아에 공세적 위협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제공하기로 한 전차가 ‘에이브럼스’ 전차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M1 에이브럼스’ 전차는 독일의 ‘레오파드2’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주력 전차입니다. 120mm포를 갖추고 기동성이 뛰어난 이 탱크가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되면 우크라이나 화력이 한층 강화되고, 유리한 전세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에이브럼스 전차를 어떤 식으로 제공하는 겁니까?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전차 재고를 보내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미국 정부는 미 국방부의 ‘우크라이나안보원조계획(USAI)’으로 알려진 기금을 통해 전차를 제공합니다. 그러니까 미 국방부는 USAI 기금을 통해 방산업체나 다른 출처로부터 전차를 구매해서 이걸 우크라이나 측에 제공하는 겁니다.참고로 에이브럼스 전차는 훈련과 유지까지 포함해서 구입 비용이 대당 1천만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우크라이나에 전달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는 않겠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은 기자들에게 전차 인도에 몇 주가 아닌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미국 관리는 VOA에 미국 정부가 에이브럼스 전차를 다른 나라들로부터 구매하고 재정비해서 이걸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에이브럼스 전차가 다른 전차들처럼 불탈 것이라면서 전차 제공이 돈낭비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전차 제공 계획이 기술적인 면에서 재앙”이라고 주장하면서 “전차 제공이 우크라이나 육군에 부여할 잠재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독일도 우크라이나에 전차를 지원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죠?
기자) 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5일,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드2 전차 14대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숄츠 총리는 성명에서 “이 결정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우리의 노선을 따르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독일 정부는 국제 사회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숄츠 총리의 발표에 앞서 독일 정부의 변화 기류가 감지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독일 주요 매체는 전날(24일) 일제히 독일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드2 전차를 지원하기로 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재수출도 허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도 24일 베를린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결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해, 발표 시점만 기다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진행자) 나토 사무총장은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독일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러시아의 진격을 격퇴하고 우크라이나의 영토 탈환을 돕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에 첨단 전차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또 지금은 전쟁의 중요한 국면이라면서 지원 속도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독일이 비슷한 시기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차 제공을 결정한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독일은 그동안 레오파드2 전차 지원의 전제 조건으로 미국도 M1에이브럼스를 보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미국은 에이브럼스의 운용과 보수, 연비 등 면에서 우크라이나 전선 투입에는 부적절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독일의 전차 지원 결정을 끌어내기 위해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이 대서양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훈련을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국방부가 25일, ‘고르슈코프’ 제독함이 대서양에서 타격 능력 훈련을 수행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에서 “고르슈코프가 극초음속 ‘치르콘’ 미사일에 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의 훈련을 수행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고르슈코프가 치르콘을 발사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치르콘은 러시아가 개발한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이죠?
기자) 맞습니다. 최고 속도가 음속의 8배에 달하고, 사거리가 900km 이상으로, 기존 미사일 방어 체계로는 요격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는 또 다음 달 남아프리카공화국 연안 인도양에서 중국, 남아공과 함께 3개국 합동 해상 훈련을 실시하는데요. 러시아 타스 통신은 러시아군이 훈련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뉴질랜드에 새 총리가 취임했다고요?
기자) 네.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가 25일, 공식 취임했습니다. 힙킨스 신임 총리는 취임식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기자회견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저신다 아던 총리의 사임 발표에 이어 비교적 신속하게 총리 교체가 이뤄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질랜드 집권 노동당은 지난 22일 당 대회를 열고, 단독 후보로 출마한 힙킨스 전 코로나19 대응정책장관을 당 대표로 선출했습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뉴질랜드는 집권당의 대표가 총리직을 맡습니다.
진행자) 아던 총리는 이날부로 총리직에서 물러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던 총리는 지난 19일, 더 이상은 총리직을 수행할 에너지가 없다며 전격 사의를 표명했는데요. 그러면서 2월 7일이 자신의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노동당이 서둘러 당 대표 선출에 나서면서 총리 교체가 비교적 빨리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힙킨스 신임 뉴질랜드 총리는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네. 올해 44살의 중견 정치인으로, 2017년 총선에서 노동당이 승리하면서 교육장관, 보건장관, 코로나19 대응정책장관, 공공서비스 장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습니다. 특히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 당시, 코로나대응장관직에 오르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습니다.
진행자) 뉴질랜드 정부의 초기 방역 정책은 국제적인 찬사도 받았죠?
기자) 맞습니다. 당시 아던 정부는 고강도 방역 정책을 펼치면서 코로나 확산을 막고 사망자를 최소화하면서 ‘코로나 청정국’이라는 찬사도 들었는데요. 하지만 오랜 봉쇄와 강력한 방역 정책으로 국민의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역풍을 맞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힙킨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힙킨스 총리는 뉴질랜드의 고물가 문제가 새 정부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뉴질랜드 국민은 앞으로 몇 주, 몇 달 안에 생활비가 우리 노동 정책의 핵심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뉴질랜드도 지금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질랜드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뉴질랜드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높은 7.2%였습니다. 힙킨스 총리는 지난 22일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에도 고물가 상황을 ‘인플레이션의 팬데믹’으로 표현하면서, 새 정부는 ‘빵과 버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뉴질랜드의 다음 총선은 언제인가요?
기자) 오는 10월 14일입니다. 이 총선에서 힙킨스 총리의 노동당이 승리해야 정권이 이어지는 건데요. 하지만 지난해 12월 나온 ‘1News-Kantar’ 여론조사에 따르면 노동당 지지도는 33%로 제1야당인 국민당의 38%보다 낮게 나왔습니다. 아던 총리 사임 발표 전에 실시된 여론 조사이긴 하지만, 전통적으로 노동당의 연정 상대인 녹색당의 9%를 합쳐도 과반 의석에 못 미치는 성적입니다. 따라서 올해 총선에서 국민당 연정에 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사망한 언론인의 수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뉴욕에 있는 민간 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가 최근 발표한 내용인데요. CPJ는 지난해 적어도 67명의 언론인이 사망했고, 이는 전해인 2021년과 비교해 거의 50% 증가한 수치라고 발표했습니다. CPJ는 또 이는 지난 2018년 이래 가장 많은 숫자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지난해에 언론인 사망자 수가 이렇게 많이 늘어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CPJ는 우크라이나전쟁을 취재하다가 사망한 경우, 그리고 중남미에서 사망한 언론인이 급증한 탓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적어도 41명이 업무와 직접 관련된 이유로 사망했고요. 나머지 26건에 대해서는 업무와 관련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CPJ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업무와 관련된 죽음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건가요?
기자) 네. CPJ는 이걸 세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첫 번째 보도에 대한 보복으로 살해된 경우, 두 번째 전장에서 사망한 경우, 마지막으로 다른 위험한 일을 하다가 숨진 경우입니다. CPJ는 이 가운데 보도에 대한 보복으로 살해된 경우가 가장 많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 사망한 언론인이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네. 모두 15명으로 가장 많은데요.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주로 전쟁 초기에 나왔다고 합니다. CPJ는 여전히 현장 상황이 언론인들에게 위험하다고 전했는데요. 이들이 전장을 취재하다가 포격으로 다치는 경우가 자주 있고, 러시아군이 언론인들을 목표물로 삼았다는 보고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외에 사망자가 많이 나온 지역은 어딘가요?
기자) 네. 멕시코에서 13명, 그리고 아이티에서 언론인 7명이 숨졌는데요. 이들 두 나라와 우크라이나에서 나온 사망자 수를 합치면 전체 사망자 가운데 절반이 넘습니다.
진행자) 멕시코와 아이티가 언론인 사망자 수에서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고 했는데요. 중남미에서도 많은 언론인이 살해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범죄나 부패, 갱 폭력, 또 환경 관련 문제 등을 취재하다가 이 지역에서 30명이 사망했는데요. 이 가운데 적어도 12명이 일과 직접 관련된 이유로 사망했고, 나머지 18건은 직무와 연관성이 있는지 CPJ가 조사 중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중남미에서 특히 멕시코가 언론인들에게 위험한 것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멕시코 내 언론인 사망자가 13명으로 멕시코 내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가운데 3명은 범죄와 정치 관련 보도에 대한 보복으로 살해됐는데, 이들은 사망하기 전에 모두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합니다. 중남미에서 멕시코 외에 아이티 상황도 심각한데요. 지난 2021년 당시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뒤에 촉발된 갱 폭력이나 정치 위기, 그리고 사회 불안을 취재하는 언론인들이 폭력에 노출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지난해 아이티에서는 적어도 5명이 직무와 관련된 이유로 사망했다고 CPJ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이번 CPJ 발표에서 눈길을 끄는 내용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멕시코와 콜롬비아 정부가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차원에서 나름 언론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를 했지만, 미흡했다고 CPJ는 지적했습니다. CPJ는 또 지난해 5월 요르단강 서안에서 이스라엘군이 쏜 총에 맞고 사망한 알자지라 방송의 시린 아부 아클레 기자 사건을 언급했는데요. 이스라엘 정부가 투명하게 수사해서 책임자들을 법정에 세워야 하는데, 아직 이런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