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IAEA 사무차장 “북한 플루토늄 20kg 증가는 원자로 지속 가동 결과…올해 6kg 추가 가능”

북한 영변 핵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 Planet Labs Inc.

북한이 2016년 이후 일정 기간을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원자로를 가동하며 플루토늄을 생산했다고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이 밝혔습니다. 북한이 올해 약 6kg의 플루토늄을 더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며 매년 이 정도 양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한국 국방백서가 평가한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 20kg 증가는 지속적인 원자로 가동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In 2016 the plutonium inventory was estimated by South Korea to 50kg in North Korea. But the reactor was still operating after that. The reactor operated after that two more years until the Singapore summit. It produced plutonium during that period of time, which is now part of this 20 kilograms.”

1,2차 북핵 위기 당시 영변 핵시설 사찰을 주도했고 20여 차례 북한을 방문했던 하이노넨 연구원은 16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 국방부가 2022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을 과거보다 20㎏가량 늘어난 70kg으로 평가한 데 대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북한이 2021년부터 갑자기 플루토늄 생산량을 늘린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영변 원자로를 가동해왔지만 한국 당국이 2016년 이후 플루토늄 추정치를 백서에 업데이트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 2016년 이후 2018년 제 1차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까지 2년 더 영변 핵시설 원자로를 가동했으며, 늘어난 20kg의 플루토늄은 이때 만들어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이 지난 2007년 6월 UN 핵 사찰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영변 핵시설 내 원자로를 계속 가동하던 북한이 2018년부터 시작된 미북 정상회담 등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잠시 원자로 가동을 중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연구원] “When the reactor stopped in 2018, it had spent fuel in its core with plutonium, but the spent fuel only removed and reprocessed in 2021. The reactor started again operation in 2021 and is now in 2023 reaching a point when fuel should be discharged. After a few months cooling time, a reprocessing campaign to separate new plutonium should take place. If the fuel is discharged during this spring, there will be after reprocessing about 6 kilograms additional plutonium available by the end of this year. If the 5 MWe reactor continues to operate some additional six kilograms will be generated annually for nuclear weapons.”

그리고 이 잠정 가동 중단 기간 동안 원자로 노심에 남아 있던 사용후 핵연료가 2021년에야 재처리되면서 플루토늄 등을 추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2021년부터 다시 원자로 가동을 시작한 북한은 올해 연료를 배출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며, 몇 개월의 냉각기를 거친 뒤 새 플루토늄 분리를 위한 재처리 과정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봄에 연료를 배출하면 재처리 후 올해 말까지 추가로 약 6kg의 플루토늄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며, 5MWe 원자로가 계속 가동되면 핵무기 제조를 위해 매년 6kg의 플루토늄이 추가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북한이 보유한 플루토늄 추정치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또 플루토늄 못지 않게 고농축 우라늄의 확보량이 핵무기 제조에 중요하다며, 한국의 이번 국방백서에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확보량과 시설 규모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I understand why they don't do it because it's very speculative because we don't know exactly which are the capabilities of North Korea in terms of number of enrichment plants, how well they have been operating, and maybe even where they all are. Actually, when I look at personally the way I understand the Yongbyon enrichment plant works, actually at this point of time, there is more highly enriched uranium produced in North Korea than plutonium. So in reality their nuclear weapons program is increasingly relying on high enriched uranium, not plutonium.”

하이노넨 연구원은 우라늄 농축시설의 수나 운영 상태, 위치 등 북한의 관련 능력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한국 당국이 백서에 고농축 우라늄 추정치를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이해할 만 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의 작동 방식을 보면 현 시점에서 북한에서 생산되는 고농축 우라늄이 플루토늄보다 더 많다”며 “실제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점점 더 플루토늄이 아닌 고농축 우라늄에 의존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북한이 플루토늄 70kg을 확보했을 것이라는 한국 국방백서의 추정치는 “합리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This estimate of 70 kilograms of plutonium is reasonable. My estimate is a little bit lower. But I think they tried to estimate how much plutonium could have been used up in nuclear tests. But their estimate makes sense. It shows an increase of about 20 kilograms since 2016, which is also reasonable for what we know. And also what we know is charted by the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in their reports, member state of allies of South Korea.

올브라이트 소장은 자신이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한 추정치보다는 조금 많지만 의미 있는 분석이라고 평가하며, 한국 당국이 핵실험에서 얼마나 많은 플루토늄이 사용될 수 있는지 추정해보려는 시도였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 2016년 이후 약 20kg의 플루토늄이 증가했다는 평가 역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 등을 통해 제시됐던 내용 등 그동안 알려진 상식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영변 핵시설의 원자로와 재처리 공장의 가동 정황을 파악할 수 있는 최첨단 위성 기능 등을 통해 제공되는 내부 온도 변화 등 자세한 정보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또 이번 한국의 국방백서를 통해 제시된 평가를 보면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읽을 수 있다며 “지금 당장은 협상에 응할 의향이 전혀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I think right now I wouldn't expect North Korea to be willing to negotiate at all, it seems to be on a path to build up its capability. Who knows what will happen a year from now? I think one of the things North Korea probably did not expect was that the South Koreans, Americans and Japanese would react so strongly against North Korea's provocative missile test and pronouncements. I'm sure some sort of North Korea surprise that that Japan and and South Korea are cooperating on security issues in a little bit unprecedented.

다만 북한은 자신들의 도발적인 미사일 시험과 위협에 대해 미국과 한국, 일본이 강력하게 반응하고 한일 양국이 안보 문제에 전례 없이 협력할 것을 예상치 못했을 것이라며, 향후 북한이 현실을 깨닫고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한국 국방부는 16일 발간한 ‘2022 국방백서’에서 북한이 최근 핵 재처리로 핵무기를 최대 18기 정도 제조할 수 있는 약 70kg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이 2016년부터 2020년 국방백서까지 50여 kg으로 평가됐지만, 이번 국방백서에는 20kg 가량 늘어난 것으로 봤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2021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등이 제기했던 플루토늄 재처리 의혹을 사실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국방백서는 북한 핵 보유량에 대한 이 같은 평가와 관련해 “북한은 이어진 2차례의 미북 정상회담에서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되자 2021년 초부터 영변 핵단지 내 플루토늄 생산과 관련된 시설을 재가동하는 등 핵물질 생산을 재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또한 기존에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5메가와트 원자로를 가동했다’는 평가를 이번 백서에서는 ‘영변 등 핵시설’로 바꿔 북한이 영변 외에도 다른 핵시설을 운영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