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국, 러시아에 무기 지원 시 대가 치를 것" 거듭 경고...러 "서방 측이 세계 핵 재앙 초래"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브리핑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중국을 향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할 경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6일 CNN 주간 시사프로그램 '스테이트오브더유니온'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제공할 것인지는 스스로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만약 그 길을 간다면, 중국은 진짜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ABC 인터뷰에서도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실제로 이행할 경우 상당한 대가를 지급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한 중국이 최근 내놓은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평화협상안은 실행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밝혔습니다.

같이 보기: 중국 '우크라이나 평화회담 개시' 입장문 발표

설리번 보좌과은 이날(26일) NBC 주간 시사프로그램 '밋더프레스' 인터뷰에서 "(중국은) 최고위층에서 우크라이나 측과 대화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이처럼 한쪽에 치우친 외교가 진행 중이라면, 어떤 평화 합의도 진전되기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의 협상안은 러시아 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안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중국 정부는 이같은 발언에 반발했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모든 당사자들과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오 대변인은 이어서 "(중국 정부 입장문의) 핵심은 평화를 요구하고 대화를 촉진하며 위기에 대한 정치적 해결책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러시아에 대한 무기 제공 검토설도 거듭 부인했습니다.

마오 대변인은 대러 무기 지원 검토설이 "허위 정보"라면서, 오히려 "미국이 분쟁 당사자에게 무기를 공급해 전쟁이 길어지고 평화가 요원해지는데도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한다는 허위 정보를 자꾸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그것을 빌미로 중국 기업을 무단 제재하는 것은 적나라한 괴롭힘 행위이자 이중잣대로, 매우 위선적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마오 대변인은 또한, 중국이 대러 무기 지원 결정을 내릴 경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설리번 보좌관 발언에 입장을 묻는 말에 "미국은 중·러 관계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 CIA 국장 "치명적 무기 제공안 확신"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역시 이날(26일) 방송된 CBS 인터뷰에서 "중국 지도부가 치명적인 군사 무기를 제공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은 같은날 성명을 내고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세계적인 핵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에두아르드 모스칼리오우 합동군(JFO) 사령관을 전격 해임했습니다.

모스칼리오우 사령관은 최근 러시아의 공세가 격화된 동부 돈바스 지역 전투를 이끌던 인물이라 이번 조치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 공식 웹사이트는 이날 관계 법령에 근거한 대통령 칙령에 따라 인사 조치했다는 한줄짜리 발표문만 내고, 해임 사유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현지 매체 일각에서는 최근 젤렌스키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부패 소탕과 관련있는 조치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 "크름반도는 우크라이나"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26일, 크름반도(크림반도)가 우크라이나 영토라고 재확인했습니다.

국무부는 이날 관련 성명에서 "9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름반도를 침략했다"고 명시하면서 "이는 국제법과 우크라이나 주권, 영토 보전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지도. 아래쪽 흑해와 면한 반도가 크름반도(크림반도).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름반도에 군대를 보낸 뒤 주민투표를 거쳐 이 지역을 강제 병합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스크와 루한시크 일대에서도 친러시아 반군이 내전을 본격화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