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북한 ICBM 대응 공개회의...각국 북한 규탄 속 중∙러는 미국 비난

유엔 안보리 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알바니아, 에콰도르, 일본, 몰타, 스위스, 아랍에미리트와 관련국 한국 대표들이 17일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한 공개회의에 앞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한 공개회의를 개최하고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북한의 도발을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에도 북한 대신 비난의 화살을 미국에 돌렸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대응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17일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최근 ICBM 발사 문제 논의를 위해 개최한 공개회의에서 “우리가 이 자리에 또다시 모였다”며 끊임없이 이뤄지는 북한의 도발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So, colleagues, here we are again…Almost a month ago to the day, we met after the DPRK launched its second ICBM since the beginning of 2023. And today, we meet after the DPRK’s third ICBM launch this year, which comes on top of 14 other ballistic missile launches. The United States condemns in the strongest possible terms the DPRK’s April 12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launch.”

이어 “거의 한 달 전 우리는 북한의 올해 2번째 ICBM 발사 뒤 만났고, 오늘은 북한의 14번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더해 이뤄진 3번째 ICBM 발사로 인해 회의를 갖는다”며 “미국은 가장 강력한 용어로 북한의 4월 12일 ICBM 발사를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북한의 관영매체는 신형 고체연료 ICBM이 핵반격 태세의 효용성을 급진전시키고 공격적인 군사 전략을 달성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며 “이런 수사는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북한의 지속적인 노력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미국은 안보리가 다시 한 번 강력하고 통일된 메시지를 보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며 북한에 대한 안보리의 대응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The United States believes this Council has a responsibility to, once again, send this kind of strong, unified message… But we remain deeply frustrated, as I know so many other Member States are, by continued inaction – inaction that is, quite simply, unacceptable. Inaction that undermines the credibility of this Council and the entire international non-proliferation regime.”

이어 “그러나 다른 많은 유엔 회원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계속된 ‘무대응’에 깊은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며 “무대응은 기본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무대응은 안보리와 국제사회 전체의 비확산 체제의 신뢰를 훼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에 대한 안보리의 조치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온 중국, 러시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였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The two Council members that are responsible for this inaction also continue to defend the DPRK’s behavior. Time and time again, these two Council members draw false equivalences between the DPRK’s unlawful ballistic missile launches and lawful, defensive, pre-announced U.S.-ROK joint military exercises.”

특히 2개 안보리 이사국이 계속 북한의 불법적인 탄도미사일 발사와 합법적이고 방어적이며 미리 발표된 미한 연합 군사훈련을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의 군사활동이 북한의 무기실험을 촉발했다는 중국과 러시아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이날 다른 안보리 이사국들도 북한을 규탄했습니다.

바버라 우드워드 유엔주재 영국대사는 “고체연료 미사일의 첫 발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역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들 미사일은 잠재적으로 지구상의 거의 모든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우드워드 대사] “This first launch of a solid fuel missile represents a significant increase in the DPRK’s ballistic missile capabilities. These missiles could potentially reach almost every point on Earth... We can expect this threat to intensify as long as the DPRK is able to continue to develop WMD capabilities. Colleagues, these violations of Council resolutions are too serious to ignore. We should set aside our differences and send a unified message that the DPRK’s behavior is unacceptable.”

그러면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 역량을 계속 개발할 수 있는 한 이러한 위협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안보리 결의에 대한 이러한 위반은 무시하기에는 너무 심각하다”며 “우리는 이견을 잠시 접어두고 북한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는 통일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페리트 호자 유엔주재 알바니아 대사는 북한의 거듭된 ICBM 발사와 안보리의 대응 부재를 규탄했습니다.

[녹취: 호자 대사] “We had warned before, many times, and we are not surprised. We have warned that if we do nothing, if we stay silent, if we are muted while the DPRK regime breaks international law and threatens its neighbors with impunity, they will conclude that the Council is divided and weak; that it has been made toothless and irrelevant and, therefore, there is no reason to stop.”

호자 대사는 “북한 정권이 국제법을 어기고 처벌 없이 이웃 국가들을 위협하는 동안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입을 닫는다면 우리는 북한이 안보리가 분열되고 약하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모하메드 칼레드 키아리 유엔 사무차장보도 이날 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ICBM 발사와 이에 대한 안보리의 단합과 대응 부재를 우려했습니다.

키아리 사무차장보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북한이 더 이상의 불안정한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모든 관련 안보리 결의에 따른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며 지속 가능한 평화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로 이어지는 대화를 재개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안보리 이사국 상당수가 북한에 대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인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과 러시아는 이날도 북한의 ICBM 발사 문제를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비난의 화살을 미국으로 돌렸습니다.

장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한반도에서 정전협정이 맺어진 이후 평화 체제는 아직 실현되지 않았고, 북한은 엄청난 안보 위협과 생존 스트레스에 직면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장쥔 대사(영어 통역) “Since the armistice on the Korean Peninsula, a peace mechanism has yet to materialize and the DPRK has been faced with tremendous security threats and survival stresses. For decades, its legitimate concerns have been denied, the attention and response they deserve. Recently, the United States has been conducting frequent military exercises in the periphery of the peninsula, deploying strategic weapons such as nuclear powered aircraft carriers and B-52 bombers, which has greatly heightened the DPRK sense of insecurity. This is the trigger for the current tensions on the peninsula.”

이어 “수십 년 동안 북한의 정당한 우려와 더불어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관심과 반응은 거부돼 왔다”면서 최근 미국이 핵추진 항공모함과 B-52 폭격기 등 전략무기를 배치한 사실을 비판했습니다.

러시아의 바실리 네벤쟈 대사도 “(안보리가) 이번 사건에 대한 일방적인 해석을 요구 받고 있다”며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이 미국 등 다른 나라들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날 안보리는 각국 발언이 모두 끝난 뒤 회의를 비공개 방식으로 전환해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이 자리에서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조치가 논의됐는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앞서 미국 등 10개 나라는 회의장 밖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성명에 참여한 나라는 안보리 이사국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 알바니아, 에콰도르, 일본, 몰타, 스위스, 아랍에미리트와 관련국인 한국 등입니다.

10개 나라는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북한이 불법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포기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 등 전 세계에서 이뤄지는 북한의 수익 창출 활동이 지난 4월 12일 발사를 포함한 이러한 무기 프로그램에 기여하는 만큼 우리는 안보리 이사국이 계속해서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