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고위관리 “미한, 경제통합 확대 노력 중…기술협력 큰 비중”

에드가드 케이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이 윌슨센터 토론회에 참여했다.

미국과 한국이 경제 통합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백악관 고위 관리가 밝혔습니다. 특히 기술 협력의 비중이 커졌다며 일부 마찰은 있지만 동의하는 부분이 훨씬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에드가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은 한국이 세계적인 기술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미한 관계가 달라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케이건 국장은 18일 우드로윌슨센터가 주최한 ‘미한동맹 70주년’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한국이 두 나라 간 경제 통합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한국이 특히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최첨단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 강국, 가장 강력한 선도국 중 하나가 되면서 미한 관계가 완전히 변화됐다는 겁니다.

또 현재 미한 관계에서 기술 협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10년, 12년 전에는 양국 간 대화에 없던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케이건 국장] “We have to be honest, there's some points of friction. But there's also an extraordinary amount of agreement. And I think the degree to which Korean companies are choosing to invest in the United States, work with US partners, American companies are investing in Korea is a reflection of the fact that there's a deep understanding in the in the business community, about the fact that we are better together...”

케이건 국장은 기술 협력에 대해 “솔직히 일부 마찰이 있는 분야지만 양국이 동의하는 부분도 엄청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양국 기업들이 상대국이 투자하는 것은 “기업들은 함께하는 것이 두 나라에 더 좋다는 사실을 깊이 이해한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케이건 국장은 진정한 동맹, 진실로 가까운 관계의 장점은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여러 분야에 걸쳐 한국과 힘든 대화를 하더라도 우리는 양국이 함께 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케이건 국장은 또 미한 관계가 예전에는 한반도 안보에 국한됐지만 이제는 세계적인 차원이라며, 사실상 미국에 중요한 모든 분야에서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펼치는 폭넓은 협력을 강조하며 두 나라 간 인도태평양 전략이 매우 유사하며 서로 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로의 이해관계와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인도태평양 전략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매우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케이건 국장은 이러한 유사성이 두 나라에 함께 협력할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케이건 국장은 미국과 한국이 일본과 함께 대북 정책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긴밀히 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과의 외교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북한이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한국, 일본과의 공조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케이건 국장] “We are going to remain committed to seeking engagement. It is the DPRK decision not to respond to actions that has taken 100 Plus ballistic missile tests, each and every one of which is a violation of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is clearly a signal a statement and a decision. And I think that for us, we want to continue working closely with the ROK as we deal with this but also Japan.”

케이건 국장은 “우리는 계속해서 북한과 관여를 추구할 것”이라면서도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고 탄도미사일을 100발 이상 쏜 것은 북한의 결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모두 각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북한의 발사는 신호와 성명, 결정”이라며 “우리는 한국은 물론 일본과 계속해서 긴밀히 협력해 이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케이건 국장은 오는 26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한 정상회담에 대해 “정상 간 강력한 관계와 현안에 대한 긴밀한 연대가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동북아를 넘어 더 확대되는 것을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서로를 잘 이해한다고 생각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강력하고 긴밀한 관계, 진정한 협력을 구축하는데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윌슨센터가 주최한 ‘미한동맹 70주년’ 토론회에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미한, 공급망 통합 실질적 조치 취해야”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부회장은 이날 대담에서 미국과 한국의 향후 경제안보 협력과 관련해 공급망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촉구했습니다.

두 나라 사이에 공급망 통합에 대한 조율과 절차적 움직임은 많지만 양국 정부와 기업들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길 꺼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커틀러 부회장] “Supply chain integration, bringing to the same standards for the products, getting rid of tariffs, really making it kind of like free trade and diversification to its ultimate level. And so I think that leap hasn't really been made, but I wonder if us and Korea together could start making that leap and bringing other you know, relevant countries on board as well.”

커틀러 부회장은 “제품에 대한 동일한 기준을 제시하고 관세를 철폐하며 궁극적인 자유무역과 다각화를 이룬 공급망 통합을 위한 도약은 아직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미국과 한국이 먼저 도약하고 관련국들을 합류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과거 미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커틀러 부회장은 미국과 한국은 양자간, 지역 기구간 관련 논의를 할 기회가 많다며, 중요한 것은 경제 통합을 한층 심화할 의지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우크라이나 등에 포탄 지원해야”

이날 대담에 참여한 미국 전문가들은 미한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우크라이나 포탄 지원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한국이 이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한국이 다른 나라들의 군수물자 재고를 지원하든 우크라이나에 직접 제공하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차 석좌] “I'm of the view that Korea should get to a point where it does whether it's backfilling munitions to other parties or providing directly just because the stakes I think, as everybody said here are so high, Russia cannot win Ukraine. They just cannot win in Ukraine. It has all sorts of implications for the Atlantic and Indo-Pacific security, but also direct implications for Korea if Russia wins. So this is as important to Korea and its own security as it is to the Ukrainians.”

차 석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기도록 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러시아가 승리하면 대서양은 물론 인도태평양 안보에도 온갖 영향을 미치며 한반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만큼이나 한국과 한국 안보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더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은 윤석열 정부가 천명한 글로벌 중추국가와 관련한 가장 강력한 선언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이러한 논의가 전쟁 국가에 무기 제공을 금지하는 법을 갖고 있는 한국에게는 민감한 문제라며 간접 지원을 제시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의 무기 재고를 채워주는 역할을 한국이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 석좌는 말했습니다.

[녹취: 여 석좌] “They can continue to backfill stocks of other countries who are who are actually NATO countries that are supplying weapons to the Ukraine. You can export parts to weapons that have South Korean parts in them so you can do an accounting of what those weapons are and then you can have a pre authorization of those transfers in place. So in some ways you can provide more support for NATO allies, perhaps even the United States.”

여 석좌는 또 한국 정부가 자국 부품이 들어가는 무기들을 파악해 부품 이전을 위한 사전 승인 조치를 취하는 것도 미국과 나토를 지원하는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북 핵 수석대표를 지낸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북한이 화성-18형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험하고 단거리 미사일을 실전배치하는 등 한반도 안보 상황이 암울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국민들 사이에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미국의 핵무기 사용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높이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천 전 수석] “So, what we need is a sense of ownership, a sense of participation in decision-making on the use of US nuclear weapons in a time of contingency. So actually, it's not about bolstering extended deterrence itself. But how Koreans feel more assured about the US determination to respond to North Korea’s first nuclear use.”

천 전 수석은 “우리가 필요한 것은 소유권을 가지고 유사시 미국의 핵무기 사용에 대한 의사결정에 참여한다는 인식”이라며 “확장억제 강화에 대한 문제가 아니고 북한의 핵 선제사용에 대한 미국의 대응에 한국인들이 더 확신을 가지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 사용을 차단하는 것인데,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고도화로 발사 전 탐지는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습니다.

천 전 수석은 핵무장한 북한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선택이 아니라면서, 미한 동맹이 근본적으로 북한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일치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