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 동맹 70주년을 맞아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이달 말 미국을 국빈 방문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 국빈만찬 등 다양한 일정을 함께 하며 미한 동맹 70년의 성과를 확인하고 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VOA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미한 동맹 70년을 점검하고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조망해보는 기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세 번째 순서로 앞으로 미한 동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 보겠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70년 전 미한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수립된 군사 안보 중심의 동맹 관계가 앞으로 경제 안보와 첨단 기술, 국제 현안을 아우르는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통한 경제 협력 확대가 그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인 한화큐셀은 2019년부터 운영해 온 조지아주 달튼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확장해 미국 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생산기지를 건립할 예정입니다.
약 25억 달러를 투자해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와 관련해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 주지사실은 18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한화큐셀의 확장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2024년 말까지 4천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캠프 주지사실] “Qcells is expected to increase the number of employees in Georgia to more than 4,000 by the end of 2024. With a focus on innovation and technology, Georgia continues to set itself apart as the No. 1 state for business. Combined with our robust logistics infrastructure, top ranked workforce training program and collaborative approach, Georgia provides a business friendly environment that means jobs for hardworking Georgians in every corner of the state and success for both exiting and new companies. “
그러면서 혁신과 기술에 중점을 둔 조지아주는 사업하기 가장 좋은 주로 계속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18일 VOA에 지난 몇 년간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수십억 달러 투자를 통해 경제 안보가 미한 동맹의 중요한 부분으로 부각됐다고 말했습니다.
[여 석좌] “The billions in ROK investments made the past couple of years in the US, particular in the areas of semi-conductors and EV batteries, has brought to light economic security as an increasingly important dimension of the US-ROK alliance.
삼성과 현대, SK, LG 등 한국의 대기업들도 최근 수백억 달러 규모의 미국 현지 첨단기술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첨단 반도체, 전기차, 친환경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미국의 움직임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방한 때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았고 현대차 회장 등 대기업 회장들을 만나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적극 당부했습니다.
조지아주가 지역구인 존 오소프 민주당 상원의원도 두 차례나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에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은 18일 우드로윌슨 센터가 ‘미한동맹 70주년’을 주제로 연 포럼에서 양국 간 기술 협력과 보호가 앞으로 양국 관계에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케이건 선임국장] “President Biden is totally committed to a strong relationship, a close relationship and a true partnership with the ROK. The administration recognizes the strategic significance, but more broadly the incredible value to the United States of working closely with a country which is such an example of the things that we believe in,"
케이건 선임국장은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의 강력한 관계, 밀접한 관계, 진정한 동반자 관계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한 동맹이 70주년을 맞아 첨단기술 동맹으로 확장될 필요성도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한국의 박진 외교장관은 지난 2월 열린 미한 외교장관회담에서 미한 과학기술협력협정 개정 및 연장 의정서 서명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는 10월 양국이 미한 동맹 70주년을 기념한다며 “오늘 협정은 우주처럼 우리가 오래 같이 일해온 분야뿐만 아니라 바이오기술, 양자, 인공지능과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도 협력의 범위를 넓혀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블링컨 국무장관]”This October we will celebrate the 70th anniversary of the US-ROK alliance. Today’s agreement will expand the scope of that cooperation, both in areas that we’ve long worked together on like space but also in emerging fields like biotechnology, quantum, artificial intelligence. Scientific cooperation is just one of many areas where our nations are working together to the benefit of our populations.”
그러면서 과학 협력은 미국과 한국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는 많은 다른 분야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안보가 주축이었던 미한동맹은 기술 개발, 투자 협력 등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박진 장관도 이 자리에서 “우리의 동맹 범위를 정치와 군사, 경제적 동반자 관계뿐 아니라 기술적, 문화적 차원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박진 외교장관] “And we will expand the scope of the alliance to encompass not only political, military, economic partnership, but also technological and cultural dimensions. Alliance for the Future, the 70th anniversary slogan, aptly encapsulates this forward-looking spirit and an alliance in action.”
박 장관은 “70주년 슬로건인 ‘미래를 위한 동맹’은 이런 미래 지향적인 정신과 행동하는 동맹을 적절하게 요약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5월 한국에서 열린 미한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미한 양국 관계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더욱 책임 있는 역할을 해나가며 미국 주도의 국제 협의체에 대한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대사는 18일 VOA에 “인도태평양 역내 안보 도전이 분명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으로 구성된 대중국 안보협의체 ‘쿼드’ 에 한국이 부분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좋은 추세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버시바우 전 대사] “Obviously, the security challenges in the Indo Pacific region are arising. South Korea’s partial engagement with the QUAD is a good trend and I hope that it will continue because we are stronger when we act together. “
버시바우 전 대사는 “우리가 함께 행동할 때 더욱 강해진다”며 역내 및 국제사회의 안보 도전을 관리하는 데 있어 한국은 규칙을 기반으로 한 국제질서를 강조하는 미국에 힘을 보태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세르비아주재 대사로 있는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미국대사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미한 관계가 과거에는 한반도 문제와 일부 역내 현안을 주로 다뤘지만 이제는 국제 문제를 다루고 있다”며 “전 세계 현안을 다루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는 14일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가 ‘미한동맹 70주년’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 보낸 화상메시지를 통해 한국이 ‘글로벌 리더’로 부상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고 북한의 인권침해를 규탄하는 등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는 필수적인 파트너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골드버그 대사는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민주주의 챔피언’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며 인도태평양에서의 향후 미한 협력을 기대하고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열망을 실현하려는 한국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골드버그 대사] “Another opportunity to advance our cooperation is through the ROK's newly unveiled ambitious Indo-Pacific strategy, which called to strengthen solidarity with like minded partners and to promote shared values such as democracy, human rights and free economies,"
골드버그 대사는 양국의 협력을 진전시킬 또 다른 기회는 한국이 새롭게 공개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하는데 있다면서 “이 전략은 같은 마음의 동반자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민주주의, 인권, 자유 경제와 같은 공동의 가치를 증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대표 이미지가 된 ‘K콘텐츠’가 미한 동맹을 강화하는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18일 VOA에 “상대국의 정치와 역사 등에 관심을 갖게 되는 시초는 그 나라의 문화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K-pop과 한국 영화, 클래식 음악가 등 K 콘텐츠는 이미 미한 관계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현재 미국인 학생 가운데 외국어를 배우려는 학생 수는 하락하는 반면 한국어를 배우려는 숫자는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스티븐스 전 대사] “So I think that this is many ways going to underpin an important part of the future of the relationship and the alliance that this is what’s drawing people to Korea.”
스티븐스 대사는 이 같은 K 콘텐츠의 미국 진출은 양국 미래 관계와 동맹의 중요한 부분을 뒷받침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미한 동맹 70년을 점검하고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조망해보는 기획 보도, 다음 시간에는 미한 동맹에 대한 의원들의 인식과 입법 현황을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