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창리 발사장 인근 부두에 선박 접안 확인…발사장은 아직 공사 중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촬영한 19일 자 위성사진. 1. 선박 접안이 확인된 새 부두 2. 확장 중인 도로 3. 발사장으로 연결되는 터널 입구 4. 발사장 5. 엔진시험장. 사진=Planet Labs

북한 동창리 서해발사장 인근 해안가 구조물에 실제로 선박이 접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지시했지만 발사 주요 시설을 비롯해 곳곳에선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부두 추정 시설 인근에서 선박이 포착된 건 지난 3일부터입니다.

이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 위성사진에는 3일 부두에서 약 70~90m 떨어진 해상에 떠 있는 선박 2척이 보입니다. 이후 8일까지 이곳에선 반경 약 100m 이내에 떠 있는 선박 1~3척이 주기적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3일 부두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선박 2척(원 안)이 보인다. 사진=Planet Labs

이달 9일에는 선박 1척이 부두의 동쪽 부분에 선체를 맞대고, 또 다른 선박 1척이 부두와 꽤 근접한 지점까지 접근한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이어 최근까지도 이곳에선 부두에 접안하거나 인근에 떠 있는 선박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선박이 어떤 목적으로 이곳에 접안하는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습니다.

앞서 VOA는 북한이 작년 11월과 올해 1월 사이 서해위성발사장 중심부에서 동쪽으로 약 3km 떨어진 해안가 한 지점에 선박 접안시설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전까지만 해도 자연 상태였던 이 지점에 긴 모양의 구조물이 바다 쪽으로 계속 뻗어나가는 모습이 확인됐으며, 지난달엔 시설의 끝부분에 삼각형 지대가 조성된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하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선박 접안 용도일 것이라는 추정만 나왔는데, 이번엔 실제로 선박이 접안한 장면이 포착되면서 더 이상 ‘추정 시설’이 아닌 ‘부두’로 확인된 것입니다.

앞서 전문가들은 북한이 선박을 이용한 새 ‘미사일 운반 경로’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 시설을 주목해 왔습니다.

실제로 이 부두는 위성발사장의 핵심 시설과 연결됩니다.

현재 서해위성발사장 중심부에선 발사장 일대와 해안가 마을을 연결하는 대규모 터널 굴착작업이 진행 중인데, 이 터널의 마을 쪽 출입구에서 길을 따라 약 3.6km를 더 가면 바로 이 부두로 연결됩니다.

반대로 부두에서 터널로 향하는 도로는 중간에 두 갈래로 갈리는데, 터널 방향이 아닌 다른 길은 엔진 시험장까지 뻗어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미사일 동체와 각종 장비를 열차로 옮긴 뒤 이를 발사장 내 조립시설에서 합체해 발사대에 세웠습니다.

하지만 선박을 이용할 경우 동체의 적재 용량을 이전보다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부두에서 발사장 중심부까지 이어지는 지점에 기존의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대체할 새로운 도로가 놓이고 있다는 점도 북한이 새 ‘미사일 운반 경로’를 확보하고 있다는 추정에 힘을 싣습니다.

앞서 VOA는 북한이 부두에서 북서쪽으로 약 1.7km 떨어진 지점에서 도로를 건설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까지 이 도로는 폭 25m, 길이 200m로 측정됐는데, 19일 현재 이 도로는 북쪽으로 약 30m 더 길어졌습니다.

계속 북쪽으로 뻗어 나갈 경우 이 도로는 동창리 발사장 중심부로 연결되는 터널의 끝자락과 맞닿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19일 자 위성사진에선 이 도로의 남쪽 끝부분과 엇갈린 형태로 맞닿은 지점에서 남쪽 방향으로 새로운 도로 공사가 진행되는 사실까지 확인됐습니다.

북한이 건설 중인 도로. 한 달 전에 비해 북쪽으로 약 30m더 길어졌으며, 남쪽으로는 새로운 도로 공사가 시작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현재까지 남쪽 방향으로 폭 30m, 길이 약 60m로 도로가 뚫렸는데, 이런 식으로 계속 남쪽으로 확장된다면 새 도로는 항구로 이어지는 주요 길목과 만나게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국 북쪽과 남쪽으로 뚫리는 도로 모두 기존의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대체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고 “4월 현재 제작 완성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할 수 있도록 비상설 위성발사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최종준비를 끝내라고 밝혔다”고 19일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언론은 북한이 조만간 동창리 서해발사장에서 정찰위성을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이달 안에 동창리에서 발사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현재까지 북쪽 터널까지 남은 도로 공사 구간은 약 700m, 남쪽의 길목까지는 약 600m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실제 ‘뱃길’을 이용해 미사일을 운반하기까지는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발사장의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부터 발사장 내 갠트리타워, 즉 발사대의 개패형 패널을 개방하고 이동식 로켓 조립건물을 발사장 중심부로 옮겨 지붕과 외벽을 해체하는 등 대대적인 개선 작업에 착수한 바 있습니다.

또한 갠트리타워 옆 연료∙산화제 저장고 부지에 새로운 구조물을 짓고 새로운 대형 건물 건축 공사도 인근에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19일 현재 이들 시설 대부분은 여전히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관측됐습니다.

특히 갠트리타워 주변에는 여전히 자재가 놓여 있으며 로켓 조립건물도 해체된 상태로 방치돼 있습니다.

따라서 현 시점 북한이 동창리 기존 시설을 이용해 발사에 나설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 시험이라며 동창리 일대에서 발사체 2발을 발사하고, 이후 서울, 인천항의 모습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VOA는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를 인용해 북한이 당시 2대의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이용해 해당 발사체를 쐈다고 보도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