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인근 해안에 건설 중인 시설이 점차 뚜렷한 부두 형태를 갖춰가고 있습니다. 북한이 뱃길을 통해 미사일을 운반할 가능성을 높이는데요. 인근 야산엔 넓은 도로가 깔리고 있어 이런 추정에 무게를 더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인근 해안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고화질 위성사진에 바다 쪽으로 튀어나온 대형 구조물이 보입니다.
북한이 작년 11월부터 짓고 있는 선박 접안시설입니다.
육지에서 바다와 접하는 부분까지의 거리가 100m에 이르는 이 시설은 바다 쪽으로 길이 길게 뻗어 있고 그 끝부분에 직삼각형 지대가 자리한 형태입니다.
길의 폭은 약 18m, 바다와 맞닿은 부분 즉 삼각형 지대의 끝부분은 길이가 40m로 측정되는데, 대형 선박이 중간 부위에서 물품을 선적 혹은 하역할 만한 크기입니다.
앞서 VOA는 북한이 작년 11월과 올해 1월 사이 서해위성발사장 중심부에서 동쪽으로 약 3km 떨어진 해안가 한 지점에 선박 접안시설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전까지만 해도 자연 상태였던 이 지점에 긴 모양의 구조물이 바다 쪽으로 계속 뻗어나가는 모습이 확인됐으며, 지난달엔 둥그스름한 형태였던 시설의 끝부분이 점차 삼각형으로 변하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이어 이날 고화질 위성사진을 통해 이전보다 좀 더 반듯하게 정돈된 외형이 확인된 것입니다.
다만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은 듯 이 시설 위에선 덤프트럭으로 보이는 공사 차량 2대가 포착됐습니다.
현재로선 북한이 뱃길을 이용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으로 로켓 등 장비를 옮기려는 목적으로 이 시설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과거 북한은 미사일 동체와 각종 장비를 열차에 실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으로 옮긴 뒤 이를 위성 발사장 내 조립시설에서 합체해 발사대에 세우곤 했습니다.
하지만 적재 용량에 한계가 있고 터널을 통과해야 하는 열차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선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었습니다.
실제로 이 부두는 위성발사장의 핵심 시설과 연결됩니다.
현재 서해위성발사장 중심부에선 발사장 일대와 해안가 마을을 연결하는 대규모 터널 굴착작업이 진행 중인데, 이 터널의 마을 쪽 출입구에서 길을 따라 약 3.6km를 더 가면 바로 이 부두로 연결됩니다.
반대로 부두에서 터널로 향하는 도로는 중간에 두 갈래로 갈리는데, 터널 방향이 아닌 다른 길은 엔진 시험장까지 뻗어 있습니다.
북한이 뱃길을 통해 로켓 추진체와 관련 장비 등을 실어 나른 뒤 이 부두에서 곧바로 서해발사장 발사 시설은 물론 언덕 너머의 엔진 시험장까지 옮길 수 있는 새 ‘미사일 운반 경로’를 확보한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부두에서 터널 굴착작업 현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선 대형 도로 공사가 한창입니다.
부두에서 북서쪽으로 약 1.7km 떨어진 이 지점에선 지난달 목적이 불분명한 공사 장면이 포착됐었는데, 약 한 달 뒤인 21일 자 위성사진에선 폭 25m, 길이 200m의 도로로 구체화됐습니다.
현재 이 도로의 끝부분은 수풀 지대로 연결되는데, 만약 공사가 계속된다면 이곳으로도 조만간 길이 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현재의 직선 형태로 도로 공사가 계속 진행된다면 새로운 길은 중심부의 새 터널로 이어지게 돼 기존의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대체하게 됩니다.
현재 도로 끝에서 터널 공사 현장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700m입니다.
터널의 반대편 출입구가 동창리 위성발사장의 핵심 시설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뱃길을 통해 하역된 로켓 추진체와 관련 장비 등을 좀 더 수월하게 운반하기 위해 이 도로를 건설 중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작년 3월 서해위성발사장을 시찰한 뒤 발사장 현대화 작업을 지시한 바 있으며, 이후 이 일대에서 대대적인 개선 작업이 진행돼 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추후 이곳에서 정찰위성을 발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2년 4월과 12월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광명성 3호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데 이어 2016년 2월 ‘광명성 4호’를 이곳에서 쏘아 올렸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