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 "우크라이나 지원 지속" 중국 '디리스크' 추진...태국 야권 연정 합의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조 바이든(왼쪽 세번째) 미국 대통령 등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가자들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 의장,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젤렌스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리시 수낙 인도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21일 끝났습니다. G7 정상들은 공동 코뮤니케를 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그리고 대중 관계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최근 총선에서 압승한 태국 야당들이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이 태평양에 있는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와 새 방위협정을 체결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시작한 G7 정상회의가 끝났군요?

기자) 네. G7 정상회의가 21일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끝났습니다. G7 정상들은 사흘 동안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 우크라이나 문제 등 여러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의 결과를 담은 공동 코뮤니케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각종 현안에 대한 G7 정상들 입장을 담은 40쪽에 달하는 공동 코뮤니케가 20일 나왔는데요. 코뮤니케는 먼저 우크라이나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G7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불법적으로 침략하는 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구체적인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엔 헌장 등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으로 가장 강한 표현으로 다시 한번 비난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기존 입장대로 우크라이나 침공이 불법이고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런 입장을 다시 확인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바이든 미 대통령] “We're going to continue to provide economic, humanitarian and security assistance to Ukraine so it can stand strong as long as it needs to. And today, the United States announced our latest tranche of artillery, ammunition, anti-tank weapons and bridging equipment to help Ukraine succeed in the battlefield."

진행자)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경제적, 인도적 지원과 안보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말이군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가 굳건하게 버틸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는 겁니다. 코뮤니케는 그러면서 군사적 침략을 중단하라고 러시아에 압력을 넣으라고 중국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 역할을 언급한 건데, G7 정상들이 중국에 대해서 또 어떤 언급을 했습니까?

기자) 네. G7 정상들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의 중국 군사 활동에 대해 경고했고요. 또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라면 남중국해 외에 타이완 문제도 포함하는 거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G7 정상들은 또 경제 안보 측면 요구사항도 언급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무역 보복 등을 통해서 경제적으로 다른 나라를 압박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중국 경제 개선과 발전을 방해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G7 정상들은 특히 중국 경제와의 ‘디커플링(de-coupling)’ 문제를 언급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 문제를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바이든 미 대통령] “We're not looking to decouple from China. We're looking to de-risk and diversify our relationship with China. That means taking steps to diversify our supply chains. And we're not...”

진행자) 중국과 ‘디커플링’ 하려는 게 아니고 ‘디리스크(de-risk)’하려는 거라는 말이네요?

기자) 네. ‘디커플링’, 즉 국제공급망에서 중국을 제외하는 것이 아니라 ‘디리스크’, 그러니까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공급망을 다양화할 것이라면서, G7이 경제적 압박에 함께 저항하고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잘못된 행위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와 중국 문제 외에 코뮤니케에 또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네. 공동 코뮤니케는 그밖에 '핵무기 없는 세계'를 지향하며 핵 군축과 비확산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고요. 또 기후변화 문제에서 신흥·개도국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석해서 눈길을 끌었죠?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히로시마로 와서 정상회의 주최국인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 등 G7 정상들을 만났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에 G7 정상들로부터 외교적, 군사적 지원을 추가로 확보하려고 바쁜 일정을 보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멀리 히로시마까지 왔는데 성과가 있었습니까?

기자) 네. 있었습니다. 먼저 바이든 대통령이 3억5천 만 달러에 달하는 추가 군사 지원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지원안에는 야포와 탄약, 그리고 장갑차량 지원 등이 들어갔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지금까지 중립을 유지했던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 자신이 제시한 평화안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가 그동안 서방측에 전투기를 달라고 요청했었는데, 이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발표가 나왔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들에게 F-16 전투기 조종 훈련을 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G7 정상회의 기간에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 관해서 엇갈리는 말이 나와서 또 눈길을 끌었죠?

기자) 네.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 용병 조직인 바그너 그룹이 바흐무트를 두고 지난 몇 달 동안 사투를 벌였는데요. 지난 주말 바그너 그룹과 러시아 국방부가 바흐무트를 완전하게 점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군이 여전히 바흐무트에서 싸우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다시 G7 정상회의로 돌아와서 이번 회의가 주로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했는데요. 두 나라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양국은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먼저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G7 정상들이 "국제 평화를 저해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국제 사회가 이념과 가치에 따라 세계를 분열시키려는 G7 주도 서방 규칙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앞으로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또 주중 일본 대사를 불러 G7 성명이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라며 강력하게 항의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외무부가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G7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일본으로 불러 회의장을 '선동 쇼'로 만들고 반러시아·반중국 정서를 부추겼다”고 비난했습니다. 러시아는 특히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 지원을 추진하는 것이 막대한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태국 8개 야당 대표들이 22일 수도 방콕에서 연립정부 구성 양해각서(MOU)를 발표하면서 손을 잡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총선에서 승리한 태국 야당들이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총선에서 나란히 1, 2위에 오른 전진당과 프아타이당이 다른 6개 야당과 함께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22일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야당들이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하면 군부가 내세운 현 정부를 대체하는 거죠?

기자) 네. 태국 군부가 지난 2014년에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에 루엄타이쌍찻당 등 친군부 정당들을 내세워서 태국을 통치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친군부 정당은 이번 총선에서 참패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현재 태국법으로 야당이 집권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진당 등 연정에 참여할 야당들이 하원에서 다수당이 됐는데요. 하지만 정부를 만들고 총리를 내기에 의석이 모자랍니다. 왜냐하면 하원과 함께 상원도 여기에 참여하는데, 상원의원 250명을 모두 군부가 임명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친군부 성향인 상원 쪽에서도 표를 끌어와야 정부 구성이 가능하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정부를 구성하려면 376표가 필요한데요. 연립정부에 참여하는 야당 의석이 310석을 조금 넘으니까, 총리를 만들고 정부를 구성하려면 하원 안에 있는 다른 정당이나 상원 쪽에서 표를 더 얻어야 합니다.

진행자)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한 야당들이 앞으로 추진할 정책 방향도 MOU에 담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MOU에는 권력과 예산의 비 중앙집권화, 독점 청산, 그리고 무역과 모든 산업에서의 공정한 경쟁 지원 등이 들어갔습니다. 또 사법체제와 민간 서비스뿐만 아니라 군 개혁, 그리고 징병제 폐지 등 군부를 겨냥한 정책들도 있고요. 동성결혼 허용, 대마초 규제, 그리고 평등 결혼법 추진 등도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태국에서는 그동안 이른바 ‘왕실 모욕죄’를 두고 논란이 많았는데요.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은 있었습니까?

기자) 네. 왕실을 모욕하면 장기 징역형을 받는다고 규정한 법인데, 이 법에 관한 언급은 일단 없었습니다. 원래 전진당은 총선 과정에서 이 법을 고치겠다고 약속한 바 있었는데요. 하지만 연정에 참여하는 다른 야당은 이 문제에 유보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 전진당 고위 인사는 이와 관련해서 전진당이 왕실 모욕죄 개정을 의회에서 별도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과 제임스 마라페 파푸아뉴기니 총리가 22일 포트모르즈비에서 방위협력협정에 서명한 직후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가지 소식 보겠습니다. 태평양에 있는 섬나라 파푸아뉴기니가 미국과 새로운 협정을 체결했군요?

기자) 네. 두 나라가 22일 새로운 안보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새 협정 명칭이 ‘방위협력협정(DCA)’인데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22일) 파푸아뉴기니 수도 포트모르즈비에서 서명식이 열렸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체결한 협정에 관해서 나라가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기자) 네. 먼저 미국 국무부는 “새 협정은 안보협력 개선, 파푸아뉴기니 방위군 능력 강화, 그리고 지역 안정성 증진을 돕기 위한 틀을 제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22일) 서명식에서 “미국과 파푸아뉴기니는 동등한 주권 협력국가로서 새 협정을 만들었다”면서 “이 협정은 인도적 지원과 재난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파푸아뉴기니 방어력을 확대하고 두 나라 군이 함께 훈련하는 것을 쉽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행자) 파푸아뉴기니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제임스 마라페 총리는 “새 협정은 두 나라에 혜택을 주고 파푸아뉴기니가 역내 강력한 경제가 되는 우리의 국가 이익을 보장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두 나라는 방위협력협정(DCA)과 별도로 이날(22일) ‘해양협정’도 체결했는데요. 이 협정에 따라 미국 해양경비대는 파푸아뉴기니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현지 당국과 함께 불법 어로나 마약 밀매를 단속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파푸아뉴기니가 옛날부터 전략적으로 미국에 중요한 나라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나라가 호주 북쪽 섬에 있는 나라인데요. 주변 제해권을 장악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곳입니다. 그래서 미 해군이 태평양 전쟁 때도 파푸아뉴기니 주변 해역에서 일본 연합함대와 혈전을 벌인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중국이 최근에 남태평양 섬나라들에 접근하자 부랴부랴 이들 나라와의 관계를 강화하려고 나섰죠?

기자) 네. 특히 지난해 중국이 인근 섬나라인 솔로몬제도와 안보협정을 맺자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 주변 나라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들 세 나라는 남태평양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에 대응해 태평양 섬나라들과 과거에 맺었던 협정을 갱신하거나 아예 새로 체결하기 시작했고요. 이를 통해 이들 나라에 경제와 방위 지원을 새로 약속했습니다. 특히 이번에 미 국무부는 파푸아뉴기니 지원과 협력 사업에 4천500만 달러를 새로 제공하는 방안을 의회와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파푸아뉴기니와의 협정 서명식에 원래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하기로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역사상 처음으로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하기로 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과 정부 부채 한도 협상을 해야 해서 일정을 취소하고 블링컨 국무장관이 대신 방문했습니다.

진행자) 파푸아뉴기니와 미국이 협정을 체결한 것에 대해서 중국 쪽에서 나온 말이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 논평이 나왔는데요. 마오 대변인은 태평양 섬나라들과의 호혜적인 협력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협력을 빙자해서 지정학적 게임에 참여하는 것을 경계하며 어떤 협력도 제삼자를 겨냥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