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4월 대중 가발 수출액 3배 급증...최다 대중 수입품은 ‘가발용 머리카락’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북한이 중국에서 들여온 머리카락을 가발과 속눈썹 제품으로 가공해 되파는 역외가공 무역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북한의 중국산 식량 수입은 크게 줄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3월에 이어 4월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가발과 속눈썹이었습니다.

중국 해관총서가 20일 공개한 4월 북중 무역세부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이 기간 총 102t에 달하는 ‘가발∙인조 속눈썹’ 제품을 중국에 판매했습니다.

금액으로는 2천268만 달러로, 이 기간 북한의 전체 대중 수출액 3천421만 달러의 66.3%에 해당합니다.

북한은 전달인 3월에도 796만 달러어치의 가발∙인조 속눈썹 제품을 중국에 수출하며, 가발을 전체 대중 수출품 중 1위에 올린 바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수출액이 3월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어서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흥미로운 건 북한이 4월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이 가발 제조와 관련이 있는 ‘머리카락’이라는 점입니다.

이 기간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94.5t, 금액으로는 1천183만 달러어치의 ‘가발 제조용 사람 머리카락’을 수입했습니다.

북한은 최근 몇 개월 간 중국에서 머리카락 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는데, 이는 사람 머리카락을 수입해 가발로 만들어 중국에 재수출하는 역외가공, 즉 주문자생산방식(OEM) 형태의 무역을 재개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대북제재 여파가 본격화된 2018년부터 OEM 무역을 통해 비제재 품목인 가발과 손목시계, 속눈썹, 신발 등을 중국에 판매했습니다.

그러다 코로나 사태가 불거진 2020년부턴 OEM 무역이 급감했는데, 최근 들어 가발 제품을 중심으로 다시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달 북한은 중국산 식량 수입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최근 6개월 동안 중국에서 장립미 혹은 안남미로 불리는 장립종 쌀 등 중국산 쌀을 대량으로 들여왔습니다.

그런데 4월 북한의 단립종과 장립종 쌀 수입액은 각각 506만9천 달러와 78만3천 달러로, 3월의 장∙단립종 쌀 수입액 2천175만7천 달러의 약 27%에 불과했습니다.

또 4월 쌀 수입량은 1만1천910t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3월의 4만6천761t의 4분의 1 수준입니다.

따라서 식량난 가능성이 제기된 북한이 어느 정도 식량 부족 상황을 해소한 것인지 주목됩니다.

앞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3월 발표한 ‘1분기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을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나라로 재지정한 바 있습니다.

또 VOA는 미 해양대기청(NOAA)의 위성자료를 분석해 북한에 예년보다 약 1개월 앞서 봄 가뭄이 시작됐다고 보도했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