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로켓을 수직으로 세워 발사대에 장착시키는 이동식 건물이 발사대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최근 건설된 새 발사대에서도 이동식 건물이 발사대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북한이 위성 발사를 예고한 상황에서 발사대 2곳 모두에서 일제히 움직임이 관측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로켓을 최종 장착시키는 역할을 하는 조립 건물 2개 동이 모두 발사대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플래닛 랩스’의 29일 자 위성사진에는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기존 발사장의 이동식 조립 건물이 발사대, 즉 갠트리타워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가로 약 30m, 세로 20m인 이 조립 건물은 바닥에 깔린 선로로 동쪽의 주처리 건물과 이 지점에서 약 140m 떨어진 서쪽의 발사대를 오갈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지하 터널을 통해 동쪽 지대로 옮겨진 로켓 부품 등을 바닥에 뚫린 구멍을 통해 넘겨 받아 이를 바로 옆 주처리 건물로 옮긴 뒤 주처리 건물에서 조립이 완료된 로켓을 다시 넘겨 받아 이를 수직으로 세워 발사대로 이동시키는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 2016년 2월 ‘광명성’ 로켓을 발사할 때도 이런 방식을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발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이동식 조립 건물이 약 140m를 움직여 발사대에 맞닿아 있는 사실이 29일 자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된 것입니다.
북한이 이동식 조립 건물을 발사대 중간 지점으로 옮긴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발사대와 맞붙도록 만든 건 지난 2016년 발사 이후 처음입니다.
앞서 VOA는 지난해 10월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 이동식 조립 건물이 원래 위치에서 서쪽으로 약 40m 옮겨진 뒤 외벽과 지붕이 해체됐으며, 이달 중순엔 다시 재조립돼 기존 위치 즉, 주처리 건물 쪽으로 다시 되돌아갔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같이 보기: 동창리 발사장 조립건물, 발사대 방향 40m 이동...3년 7개월 만에 움직임 포착북한이 이동식 조립 건물을 옮긴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습니다.
‘플래닛 랩스’의 24일 자 위성사진에선 이동식 건물이 기존 지점에 있는 장면이 보이지만, 25일부터 28일까진 이 일대에 낀 짙은 구름으로 동창리 일대의 상황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북한이 25일부터 29일 사이 어느 시점 이 건물을 이동시켰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최근 빠른 속도로 건립한 새 발사장의 이동식 건물도 발사대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29일 자 위성사진에서 확인됐습니다.
앞서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와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등은 북한이 기존 발사대에서 동남쪽 약 3.5km 지점에 새 발사대를 짓고 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 발사대 부지에는 불과 열흘 만에 가로 135m, 세로 40m 크기의 대형 콘크리트 패드가 들어서고 그 위와 주변에 각종 구조물이 설치됐습니다.
특히 가로 50m, 세로 30m 크기의 직사각형 형태의 건물이 콘크리트 패드에 설치됐는데,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이 건물이 로켓을 조립해 북쪽 끝부분에 자리한 대형 철제 발사대에 세우는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었습니다.
이 건물은 처음 식별될 당시 콘크리트 패드의 남쪽 끝부분에 붙어 있었는데, 이날 위성사진에선 약 60m 북쪽으로 이동한 모습입니다.
또 당시엔 지붕이 파란색이었지만 현재는 하얀색으로 바뀐 상태입니다.
위성사진의 화질이 좋지 않아 정확한 상황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이 건물의 북쪽 끝부분엔 대형 구조물이 설치돼 있습니다. 현재 이 구조물은 위성사진 상으론 하얀색으로 표시됩니다.
종합하면 북한은 기존 발사대와 최근 빠른 속도로 건설한 발사대 2곳의 이동식 조립 건물을 일제히 갠트리타워 쪽으로 이동시킨 것입니다.
물론 위성사진 만으론 이동식 조립 건물 안에 로켓이 들어있는지 혹은 로켓을 이미 이동시켜 갠트리타워에 장착시켰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북한이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11일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는 통보한 사실과 맞물려 매우 주목되는 변화로 해석됩니다.
같이 보기: “북한, 31일- 다음 달 11일 사이 위성 발사 통보”앞서 일본 언론은 북한이 일본 해상보안청에 인공위성 발사 계획을 통보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완성됐다고 확인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6일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한 뒤 위원회의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습니다.
같이 보기: 북한 "군사위성 1호기 탑재 준비 완료...김정은 차후 행동계획 승인"슈멀러 선임연구원도 29일 이동식 건물 2개가 일제히 이동했다는 VOA의 해석을 확인하면서 “현 시점 북한이 과거 발사 때 활용했던 기존 발사대를 사용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슈멀러 선임연구원] “It's most likely that the North Koreans are going to use their older pads that they've used in the past, just because even though the new pad is now optically complete, or at least it looks like it's complete, we still don't quite understand what type of rockets they're going to be launching from there.”
그러면서 “물론 새 발사대가 시각적으론 완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새 발사대에서 어떤 종류의 로켓을 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새 발사대 주변에서 연료∙산화제 벙커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에 고체 연료를 이용한 발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지만, 반드시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안정적으로 기존 발사대를 선택할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실었습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만약 액체 연료를 사용한다면 기술적으론 2곳 모두에서 발사할 수 있다”면서도 “기존 발사대가 더 액체 연료 발사에 특화된 곳”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유엔 안보리는 우주발사체를 포함해 탄도미사일 기술이 이용되는 북한의 발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같이 보기: 미 국무부 “북한 위성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책임 물을 도구 많아”따라서 ‘평화적 권리’라는 북한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위성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