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국방장관들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미래 관계 논의'...블링컨 18일 중국 방문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방장관들이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 집결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6일 중국 방문길에 오릅니다. 미국이 남태평양에 있는 섬나라인 파푸아뉴기니 내 주요 항구와 공항을 군사적 목적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 국방장관 회의가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나토 31개 회원국 국방부 장관들이 15일과 16일 이틀 일정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과 나토와 우크라이나 간 미래 관계 등을 논의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 집결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다음 달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릴 나토 정상회의의 사전 준비 성격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나토와 우크라이나 간 미래 관계라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를 말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래전부터 나토 가입을 원해왔던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러시아가 침공하자 9월 30일 나토에 신속 가입서를 제출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반대를 명분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을 감행한 러시아의 의도와는 반대되는 상황이 벌어진 건데요.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이 자국의 안보뿐만 아니라 유럽의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라며 계속 나토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나토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나토 회원국들은 지난 2008년에 이미 우크라이나가 언젠가 동맹의 일원이 될 것이라는 데 뜻을 같이한 바 있습니다. 다만 언제 논의를 시작할지 구체적인 시점은 정하지 않은 상태였는데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5일 이와 관련해 지금 당장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하루속히 가입하길 원하고 있는데, 왜 지금 당장은 어렵다는 걸까요?

기자) 전쟁 중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맹국 간에 합의점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어 “우리들은 지금 당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보다 우크라이나가 주권 독립 국가로서 승리하도록 하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는 전쟁이 끝난 후 논의할 사안이라는 거군요?

기자) 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우크라이나가 승리하고 유럽에서 계속 민주주의 국가로 있는 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는 전혀 문제가 될 사안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국방장관 회의에서 나토 장관들이 우크라이나의 오래된 장비, 절차, 기준 등을 나토와 상호 운용할 수 있게 하는 장기 프로그램에 동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참고로 나토 헌장에는 집단 방위 조항이 있는데요. 나토 헌장 5조는 회원국 중 한 나라가 공격을 받으면 나토 전체가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공동으로 대응합니다.

진행자) 나토 가입과는 별개로 우크라이나와 나토 관계가 확대되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나토는 또 15일 별도로 우크라이나 국방 당국자들이 참석하는 ‘나토-우크라이나 위원회’ 회의도 여는데요. 이 회의에서 ‘나토-우크라이나 위원회’를 ‘나토-우크라이나 이사회’로 격상시킬 예정입니다. 이 ‘나토-우크라이나 이사회’에서 우크라이나는 다른 31개 나토 회원국과 똑같은 지위를 갖게 됩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국방연락그룹(UDCG)’’ 회의도 일정에 들어 있다고요?

기자) 네. 이번 회의 기간 나토 본부에서 별도로 미국이 주도하는 ‘우크라이나국방연락그룹’ 회의도 열리는데요. 정기적으로 열리는 이 회의에는 나토 회원국 포함 40여 개국 국방 당국자들이 참석해 우크라이나 전황을 점검하고 추가 군사 지원 방안을 논의합니다.

진행자) 31개 나토 회원국에는 지난 4월 가입한 핀란드가 포함돼 있는데, 핀란드와 동시에 나토 가입을 추진한 스웨덴은 어떻게 좀 진전이 있습니까?

기자) 여전히 별다른 진전 없이 답보 상태입니다. 스웨덴 정부와 미국, 나토 측은 다음 달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전에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마무리되길 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튀르키예가 여전히 반대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4일 또다시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우리가 그들을 따르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스웨덴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에르도안 대통령이 주장하는 스웨덴의 역할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이 자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 문제에 미온적이고 이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튀르키예는 관련자 송환과 자국에 대한 무기 수출 금지 철회 등을 선결 조건으로 요구해 왔는데요. 이런 가운데 지난 1월에는 스웨덴 스톡홀름 튀르키예 대사관 일대에서 이슬람 경전(쿠란)을 태우는 시위가 벌어지면서 갈등이 더 커졌습니다. 스웨덴은 최근 강화한 반테러법을 발효하는 등 일련의 조처를 취했지만 튀르키예 의회는 아직까지 스웨덴의 나토 가입안 비준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헝가리 의회도 스웨덴의 나토 가입안을 비준하지 않은 상태죠?

기자) 그렇습니다. 헝가리 의회의 이번 회기는 당초 15일 끝나는 건데요. 하지만 나토 정상회의 전인 다음 달 7일까지 이를 연장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나토 정상회의는 다음 달 11일에 시작됩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일정이 잡혔군요?

기자) 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오는 18일과 19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14일, 블링컨 장관이 16일 중국 방문길에 올라 다음 주 21일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는 게 처음이죠?

기자) 맞습니다. 또한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는 건 5년 만입니다.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마이크 폼페오 당시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이래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국무부 발표 내용 좀 더 자세히 들어보죠.

기자) 네.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베이징에 있는 동안 중국 고위 관리들과 양국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해 열린 대화 채널 유지의 중요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또 양국 간 관심사, 국제 현안과 역내 문제, 또 공동의 초국가적 도전에 대한 협력 가능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도 관련 언급을 했군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14일 트위터에, 중국 방문에 앞서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전화 통화한 사실을 밝혔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두 사람이 양국 현안과 글로벌 문제뿐만 아니라 소통 채널을 열어두기 위한 노력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 쪽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중국 관리들은 미국 측에, 미국 정부가 중국의 안보와 개발 이익을 훼손하고 있다면서 이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양국이 이견을 조율하고, 협력을 증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미국이 양국 간 차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며, 관계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행동을 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 계획이 한 차례 취소됐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과 중국 두 나라는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양국 정상이 별도 회담을 가진 것을 계기로 소통을 이어가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초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이 예정돼 있었는데요. 하지만 중국 정찰풍선이 미국 영공을 침범하는 사건이 불거지자, 블링컨 장관이 방중 일정을 전격 취소했습니다.

진행자) 이후 무기한 연기됐다가 이번에 다시 성사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중국 방문과 관련해 미국 정부 관리들은 양국의 소통 유지와 더불어, 타이완 해협 등 역내 안보와 마약 단속, 기후변화, 세계 경제 현안, 중국에 불법 구금돼 있는 미국인 문제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양국의 입장차가 워낙 커 큰 성과를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2022년 9월 일본을 방문한 제임스 마라페 파우아뉴기니 총리가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이 지난 5월에 남태평양에 있는 섬나라인 파푸아뉴기니와 방위협정을 체결했는데요. 이 협정 핵심 내용이 알려졌군요?

기자) 네. AFP통신이 파푸아뉴기니 의회에 제출된 협정문을 입수해 15일 보도한 내용인데요. 미군이 파푸아뉴기니 내 기지에 방해받지 않고 접근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진행자) 접근할 수 있다는 건 사용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기자) 맞습니다. 협정에 따라 미국은 허용된 곳에 자유롭게 들어가서 장비나 보급품, 자재를 사전 배치하고요. 또 개발이나 건설 작업을 할 수 있는 일부 기지 구역을 독점적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진행자) 기지에 들어가서 물자를 배치하고 일부 구역에서는 시설을 세울 수도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협정은 구체적으로 마누스섬에 있는 롬브럼 해군기지와 수도 포트모르즈비에 있는 시설 등 주요 항구와 공항 6곳에 미군이 병력과 함정들을 배치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진행자) 이 협정은 미군 측에 파푸아뉴기니 안에 새로운 기지를 마련해 준 셈인데요. 이곳이 미국에 군사적으로 중요한 곳이죠?

기자) 네. 롬브럼 북쪽으로 미국령 괌이 있는데요. 유사시에 미군이 괌에 있는 시설들을 지원하기 위해 이 롬브럼 기지를 쓸 수 있습니다.

진행자) 유사시라면 어떤 상황을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예를 들면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하는 등 타이완해협에서 전쟁이 나서 미군이 개입하면 이 괌과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기지가 주 기지가 됩니다. 과거 태평양 전쟁 때도 롬브럼은 필리핀 탈환전을 위해 미 해군 전함 6척과 항공모함 20척을 포함해 군함 200척이 기항했던 태평양에 있는 대형 미군 기지였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파푸아뉴기니와 방위협정을 맺었다는 소식을 전해 드릴 때 설명했지만, 이들 미군 기지는 모두 중국을 의식한 것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을 영해라고 주장하면서 태평양 지역에서 정치, 군사적 영향력을 키우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해역에 있는 남태평양 섬나라들에 접근하고 있는데요. 미군 기지 신설이나 확충은 이런 움직임에 따른 대응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특히 중국이 역시 남태평양에 있는 나라인 솔로몬제도와 지난해 방위협정을 맺으면서 미국, 호주 등 이 지역에 이해관계가 있는 나라들에 비상이 걸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이 협정에 따라 중국이 솔로몬제도에 군사 기지를 세우는 길을 열어줬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그랬습니다. 만약 솔로몬제도에 실제로 중국 군기지가 들어선다면 괌 뒤통수에 중국 군 기지가 있는 셈인데요. 그렇게 되면 괌이 유사시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굉장히 복잡해집니다. 이런 우려가 커지자, 미국은 부랴부랴 솔로몬제도를 포함해 주변 섬나라들과 기존에 맺었던 협정을 갱신하거나 새로 체결했고요. 또 확대된 경제 지원 방안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태평양에 있는 다른 섬나라인 팔라우가 미국 정부에 자국 수역 순찰을 강화해 달라고 최근 요청했다는 보도도 있더군요?

기자) 네. 수랭걸 휩스 팔라우 대통령이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팔라우 인근 수역 순찰을 강화해 줄 것을 미국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는데요. 최근 중국 선박들이 팔라우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여러 차례 침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팔라우도 미국과 방위협정을 맺고 있는 나라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양국은 수십 년 전에 미국이 팔라우 방위를 책임지고 경제를 지원한다는 협정을 맺은 바 있습니다. 한편 휩스 팔라우 대통령은 지금도 미 해양경비대와 민간 행동팀이 들어와 있지만, 미군이 팔라우에 주둔하는 등 군사적 존재감을 더 키우는 것을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AFP 보도에 관해서 중국 정부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습니까?

기자) 아직 공식 논평은 없습니다. 지난 5월에 미국과 파푸아뉴기니가 새 방위협정을 체결하자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협력을 빙자해서 지정학적 게임에 참여하는 것을 경계하며 어떤 협력도 제삼자를 겨냥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