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서 열병식 준비 정황이 계속 포착되는 가운데 평양 김일성 광장에도 처음으로 인파가 집결했습니다. 다음 달 열병식 개최 가능성과 맞물려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도 열병식 준비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미국의 상업위성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22일 자 위성사진에는 김일성 광장 서쪽 지대 한 켠에 인파가 만들어낸 것으로 보이는 점이 보입니다.
그 앞으로는 띠 형태로 큰 사각형 혹은 타원형 원이 만들어져 있는데, 인파가 만든 것인지 혹은 이곳에 설치된 구조물인지는 불분명합니다.
김일성 광장에서 이런 움직임이 포착된 건 지난 16일부터입니다.
이날 서쪽 지대에선 인파로 보이는 무리 여러 개가 광장 곳곳에서 식별됐습니다. 또 중심부와 서쪽 지대의 동쪽 끝부분에선 줄 형태의 검은색 물체가 평행을 이루고 있는데, 인파가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평소 움직임이 많지 않은 김일성 광장에선 흔치 않은 장면입니다.
앞서 지난달 중순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에 위치한 열병식 훈련장에선 트럭 수십 대와 많은 수의 병력 대열이 포착돼 북한이 한국전 정전협정 체결일, 즉 북한의 전승절인 다음 달 27일에 열병식을 개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북한은 열병식 약 두 달 전부터 열병식 훈련장에 병력과 차량을 집결시키고, 약 한 달을 앞둔 시점부턴 김일성 광장에서 별도의 훈련을 개최하는 양상을 보여왔습니다.
이번에 김일성 광장에서 포착된 인파도 전승절을 약 한 달 앞둔 시점 포착됐다는 점에서 다음달 열병식 준비를 위해 동원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김일성 광장의 인파는 열병식 준비 ‘초기 단계’의 움직임만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북한은 열병식 날짜가 가까워지면서 주말마다 대규모 인파를 김일성 광장에 동원합니다.
특히 열병식을 약 2주 앞둔 시점부턴 이들 인파가 손에 빨간색 꽃과 수술을 들면서 이 일대를 붉게 물들이곤 합니다. 또 열병식 연습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대형 글자나 인공기를 형상화한 카드섹션도 인공위성에 포착됩니다.
다만 아직까진 소규모 인파가 집결한 장면만이 확인된 것입니다.
북한이 다음 달 전승절 열병식을 개최할 것이라는 정황은 다른 위성사진 자료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열병식 훈련장의 서쪽 공터에서 군 장병이 만들어낸 ‘70 전승’이라는 대형 문구를 포착해 보도했습니다.
올해가 정전협정 즉 북한이 주장하는 전승절 70주년인 만큼 이와 관련된 문구를 만드는 연습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북한은 5년, 10년 단위로 꺾이는 해의 기념일에 열병식 등 대형 행사를 개최해 왔습니다.
올해는 전승절 70주년과 별도로 정권수립 75주년이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인 9월 9일에 또다른 열병식을 개최할지도 주목됩니다.
북한은 올해 2월 8일 인민군 창건일 즉 건군절 75주년을 맞아 심야 열병식을 개최한 바 있습니다.
당시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또 다른 ICBM인 ‘화성-17형’, 4연장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과 이스칸데르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5연장 순항미사일, 4연장 초대형 방사포, 그리고 각종 전차와 자주포 등이 공개됐습니다.
또 지난해 10월 존재가 확인된 ‘전술핵 운용부대’도 처음으로 열병식에 참가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