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상반기 최다 대중 수출품은 ‘가발’...최다 수입품은 ‘머리카락’

중국 단둥의 한글 간판들. (자료사진)

북한의 상반기 최다 대중 수출품은 전체 수출액 절반 이상을 차지한 가발과 속눈썹 제품이었습니다. 북한이 중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 역시 가발의 주재료인 ‘사람 머리카락’으로 나타났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올해 1월부터 6월 사이 대중국 가발∙속눈썹 제품 수출액은7천만 달러가 넘습니다.

중국 해관총서가 20일 공개한 북중 무역세부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이 기간 410t, 총 7천432만 달러어치의 ‘가발∙인조 속눈썹’ 중국에 판매했습니다.

이 기간 북한의 전체 대중 수출액 1억3천500만 달러의 55%에 해당합니다. 전체 대중 수출액의 절반 이상이 가발∙속눈썹 제품 수출로 채워졌다는 의미입니다.

흥미로운 건 북한이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이 가발 제조와 관련이 있는 ‘머리카락’이라는 점입니다.

이 기간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약 575t, 금액으로는 6천571만 달러어치의 ‘가발 제조용 사람 머리카락’을 수입했습니다.

북한은 이 기간 총 1천810개 제품을 중국에서 사들였는데, 이중에서 머리카락은 전체 수입액 9억2천52만 달러의 약 7.13%를 차지하며 1위에 오른 것입니다.

특히 수입액 비중이 두 번째로 높은 단립종 쌀(3천293만 달러)보다 2배 많은 수입액을 기록했습니다.

북한이 ‘사람 머리카락’을 다량으로 수입해 ‘가발’ 혹은 ‘속눈썹’ 완제품으로 수출했다는 건 북한과 중국이 역외가공 즉 주문자생산방식(OEM) 형태의 거래에 주력하고 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북한은 대북제재 여파가 본격화된 2018년부터 OEM 무역을 통해 비제재 품목인 가발과 손목시계, 속눈썹, 신발 등을 중국에 판매했습니다.

그러다 코로나 사태가 불거진 2020년부턴 OEM 무역이 급감했는데, 최근 들어 가발 제품을 중심으로 다시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가발 수출에 특별한 제약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과 한국 등 여러 나라는 별도의 허가를 받지 않은 북한산 물품에 대한 수입과 재판매 등을 독자 제재에 의거해 금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엘프 코스메틱스(e.l.f. Cosmetics·엘프)’ 사는 2012년부터 약 5년 간 중국 소재 2개의 납품업자로부터 수입한 인조 속눈썹에 북한산 재료가 포함된 사실이 드러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 재무부는 2019년 엘프 사에 약 1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