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드론 공격 국방부 인근 건물 파손...'훈센 38년 집권' 캄보디아 여당 총선 압승

24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시내에 무인항공기(드론) 공격이 단행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보안 당국 관계자가 파손된 건물 주변을 지키고 있다.

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드론(무인기)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내 건물 2곳에 피해를 줬다고 러시아 당국이 밝혔습니다. 23일 치러진 캄보디아 총선에서 장기 집권 중인 훈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이 압승했습니다. 논란 많은 이스라엘 사법개혁 법안 가운데 하나가 승인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련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드론 공격이 있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텔레그램에 드론 2대가 24일 시내 비주거용 건물 2곳을 공격했지만, 심각한 피해나 사상자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군이 무선전자장비로 우크라이나 드론 2대를 강제로 추락시켜 ‘테러분자 공격’을 무산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드론들이 모스크바 안의 어디에 떨어진 겁니까?

기자) 네. AFP 통신은 드론 2대 가운데 하나는 모스크바 중심부 국방부 가까운 곳에 떨어졌고, 다른 하나는 모스크바 남부 한 사무실 건물을 공격했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 관영 매체들은 긴급구조대를 인용해 드론 파편들이 콤소몰스키가에 있는 한 건물 근처에서 발견됐고, 이곳이 국방부 건물에서 약 2km 정도 떨어져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콤소몰스키가뿐만 아니라 드론 공격으로 고층 사무실 건물이 손상된 리카체프가도 임시로 폐쇄됐다고 이 매체들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는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 소행이라고 특정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모스크바 시장과 러시아 국방부 모두 ‘우크라이나 드론들’이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RTVI TV 방송에 우크라이나가 국제 테러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이전에도 대개 그랬듯이 이번 공격이 자신들 소행이라고 즉각 확인해 주지 않았습니다. 한편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디지털혁신부 장관은 24일 러시아군 전자전 수단과 방공망이 “침략자들(러시아)의 하늘”을 잘 보호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공격이 더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모스크바를 겨냥한 드론 공격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5월에 대통령궁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공격이 있었고요. 또 이번 달 4일에도 드론 공격이 있었습니다. 러시아는 두 공격 모두 우크라이나가 감행한 테러라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공격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바 있습니다.

진행자) 24일에 모스크바뿐만 아니라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크름반도도 드론 공격을 받았군요?

기자) 네. 24일과 22일 두 차례, 크름반도 내 탄약고를 겨냥한 공격이 있었습니다. 24일에는 크름반도 북부에 있는 한 탄약고가 드론 공격을 받아 고속도로와 열차 운행이 잠시 중단됐습니다. 러시아가 세운 크름자치공화국의 세르게이 악쇼노프 수반은 공격당한 탄약고 반경 5km 안에 사는 지역 주민들에게 당국이 대피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22일에도 반도 중부 내륙에 있는 한 탄약고가 드론 공격을 받아 불이 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에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오데사를 공격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지난주부터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인 오데사를 계속 공격하고 있습니다. 먼저 24일에 드론 공격이 있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4명이 다치고 곡물 저장소가 파괴됐다고 우크라이나군 측이 밝혔습니다. 앞서 23일에도 오데사가 미사일 세례를 받았는데요. 적어도 1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23일 공격에서는 유명한 성당도 목표물이 돼서 논란이 되고 있죠?

기자) 네. 오데사에 있는 유서 깊은 한 정교회 성당이 러시아군 공격으로 많이 부서졌습니다. 이 성당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곳입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스탈린과 푸틴 두 사람이 성당을 파괴했다면서 이는 전쟁범죄라고 비난했습니다. 이 성당은 지난 1930년대 소련 공산당의 반종교 운동으로 파괴됐었다가 우크라이나 정부가 복원한 바 있습니다. 한편 유네스코는 이번 공격을 강력하게 비난하며 피해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단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최근 흑해곡물협정을 탈퇴한 뒤에 오데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오데사항을 통해서 곡물을 많이 수출해 왔습니다. 그런데 러시아가 최근 오데사 지역에 있는 곡물 관련 시설들을 대대적으로 공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흑해곡물협정에 관해서 언급했군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대통령실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흑해곡물협정을 계속하는 것이 그 의미를 잃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올해 기록적인 곡물 수확량을 예상하기 때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상업적으로, 그리고 무료로 대체할 수 있음을 확신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23일 캄보디아 총선에서 훈센 총리 아들인 훈 마넷(오른쪽) 육군 사령관이 투표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23일 캄보디아에서 총선이 치러졌군요?

기자) 네. 장기 집권하고 있는 훈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압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개표 예비 집계 결과 CPP가 125석 가운데 120석을, 그리고 친정부 성향 정당인 푼신펙(FUNCINPEC)이 5석을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개표 결과처럼 CPP가 압승하는 것이 예정된 수순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력 야당인 촛불당(CP)이 이번 총선에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 CPP 독무대였습니다. 캄보디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총선 전에 제출된 문서에 잘못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촛불당(CP) 총선 참여 자격을 박탈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훈센 총리가 권좌에 있는 기간이 상당히 오래됐죠?

기자) 네. 38년 동안 캄보디아를 통치하고 있습니다. 훈센 총리는 이웃 나라인 베트남이 1979년 크메르루주 정권을 축출한 뒤 세운 공산 정권에서 처음으로 권좌에 올랐고요. 이어 유엔이 세운 다당제 체제에서도 지도자 자리를 유지했고, 이후 지금까지 반대 세력을 철저하게 탄압하는 등 캄보디아를 철권통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실 이번 캄보디아 총선에서는 훈센 총리보다 더 눈길을 끄는 사람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훈센 총리 아들로 올해 45세인 훈 마넷 캄보디아 육군 대장입니다. 훈 마넷 대장도 이번 총선에 나와 당선됐는데요. 훈센 총리는 권좌를 아들에게 넘기겠다는 뜻을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권좌를 세습시키겠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현재 예상으로는 이르면 다음 달 초에 훈 마넷이 아버지로부터 총리 자리를 넘겨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권좌를 세습할 것으로 보이는 훈 마넷 대장이 어떤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고요. 또 미국과 영국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땄습니다.

진행자) 서양에서 공부했다면 훈 마넷 대장이 총리가 되면 아버지와 다른 정치를 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요?

기자) 아닙니다. 많은 전문가는 기존 정책에서 급격한 변화가 없을 것으로 봅니다. 집권당 안에서 세대교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아버지 훈센 총리 입김이 여전할 것으로 보여서 외교정책 등 기존 정치 지형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차기 총리직을 물려받을 것으로 보이는 훈 마넷 대장 쪽에서는 총선 결과를 두고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마넷 대장은 24일 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는데요 ”캄보디아인들이 선거를 통해 그들의 뜻을 분명하게 표현했다”면서 “CPP는 계속 캄보디아와 캄보디아인들을 더 잘 섬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서방에서는 이번 캄보디아 총선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나라들은 애초 이번 총선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될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면서 선거 참관단 파견을 거부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23일 이번 총선이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면서 캄보디아 민주주의를 훼손한 사람들에 대한 비자 발급 제한과 외부 원조 프로그램 중단 등 대응 조처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24일 경찰이 의회 사법개혁법안 통과에 항의해 총리 관저로 향하는 시위대에 물대포를 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대내외적으로 논란이 많았던 이스라엘 사법개혁안 가운데 하나가 의회 표결에 올라갔는데, 결국 통과됐군요?

기자) 네. 의사당 밖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 의회가 24일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가 제안한 사법개혁 법안 가운데 하나를 표결에 부쳤는데요. 찬성 64대, 반대 0으로 이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스라엘 의회가 모두 120석인데, 야당 의원들이 이번 표결에 참여하기를 거부한 탓에 반대표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날(24일) 통과된 법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까?

기자) 네. 대법원 권한을 줄이는 건데요. 대법원이 보기에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정부 조처를 무효로 하는 권한을 없애는 것이 핵심입니다. 지난 1월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가 제안한 사법개혁 방안은 대법원 결정을 의회가 과반 찬성으로 뒤집는 것을 허용하거나 의원들에게 판사 임명권을 주는 등 사법부 권한을 크게 제한하는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정부가 이런 방안을 추진한 명분이 뭔가요?

기자) 네. 밖으로 내세우는 명분은 선출되지 않은 판사들로 꾸려진 사법부가 국민들이 뽑은 의회와 정부가 하는 일을 막는 것이 부당하다는 겁니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하급 법원에서 올라오는 사안과 정부나 공공 기관을 상대로 제기된 청원을 심리합니다. 실제로 이스라엘 대법원은 우크라이나 난민과 아프리카에서 온 망명 신청자들을 겨냥한 법들을 무효로 하기도 했고요. 또 민감한 예루살렘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퇴거시키는 것을 지연시키는 등 의회나 정부 조처에 제동을 건 경우가 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정부가 이렇게 사법부 권한을 줄이는 것을 ‘사법개혁’이라고 강조했지만, 반발이 거세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사법부, 특히 대법원 권한을 제한하면 이스라엘 민주주의가 크게 후퇴할 거라는 우려 때문에 나라 안에서 거센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대개 현 이스라엘 정치 제도 아래서는 대법원이 의회와 총리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으로 여겨집니다.

진행자) 대법원이 의회와 총리를 견제하지 못하면 민주주의가 훼손될 것이라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네타냐후 정부는 좌파 엘리트들이 장악한 법원이 ‘비합리적’이라는 모호한 기준을 적용해 국가의 의지를 억압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현 정부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과 몇몇 극우파 정당이 함께 구성한 연립정부입니다. 그러면서 점령지 내 유대인 정착촌 확대나 점령지 합병 같은 기존에 극우 세력이 요구해 왔던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많은 전문가는 현 정부가 이런 정책을 실현하려는 데 사법부가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이른바 사법개혁을 통해 사법부 권한을 약화하려 한다고 비판해 왔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정부가 추진한 사법개혁안에 반대하면서 격렬한 시위가 이어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말에 네타냐후 총리가 권좌에 복귀하고 곧 사법개혁안이 발표되자 시위가 시작됐습니다. 특히 지난 3월 말에 사법개혁안을 반대하는 국방부 장관이 해임되고 관련 입법 절차가 본격화하면서 시위가 격화하기 시작했는데요. 예루살렘이나 텔아비브 등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이런 와중에 최근에는 예비군 수천 명이 나라를 독재로 이끄는 현 정부 아래서는 소집 명령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해서 또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정부가 추진하는 사법개혁에 대한 미국 쪽 반응도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죠?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나라를 분열시키는 법안 표결을 연기하라고 이스라엘 정부에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24일 성명에서 논란 많았던 사법개혁안을 이스라엘 의회가 “가장 적은 수의 다수”로 승인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또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변화가 지속되려면, 가능한 한 광범위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밝힌 점을 지적했는데요. 미국은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정치적 대화를 통해 더 넓은 합의를 이루려는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과 지도자들의 노력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