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빼앗은 크름반도 안에 있는 군 훈련장에서 불이 나 주민 2천 명 이상이 대피했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습니다. 태국 헌법재판소가 야권 총리 후보의 의원 직무를 정지시켰습니다. 중국 정부가 모든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선 검사를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중국 측에 전문가 대화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크름반도에서 화재가 발생해 많은 민간인이 대피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세운 크림(크름)자치공화국의 세르게이 악쇼노프 수반은 키로브스케 지역 군 훈련장에서 불이나 인근 4개 지역 주민 2천 명 이상이 대피했다고 19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훈련장에서 불이 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악쇼노프 수반은 화재 원인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러시아 보안 당국과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과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우크라이나가 간밤에 공습한 뒤에 기지에 있던 한 탄약고에서 불이 났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군 공격으로 불이 났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세르히 브라추크 오데사 군정 대변인이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 영상 2개를 올리면서 “적 탄약고. ‘스타리 크림(Staryi Krym)”이라고 밝혔는데요. 이곳은 키로브스케 지역에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그런가 하면 앞서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이 러시아가 병합한 크름반도에서 성공적으로 작전이 진행됐다고 밝혔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국방부 정보국은 이 보도를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화재로 인한 피해 상황이 구체적으로 나온 게 있나요?
기자) 아직 없습니다. 다만 이번 화재로 반도를 가로지르는 타브리다 고속도로 일부가 폐쇄됐습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이 고속도로가 크름반도 동부 케르치항과 서부 흑해 연안 세바스토폴을 잇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현지 교통 당국은 지역들을 잇는 버스 노선이 임시로 조정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도 19일 우크라이나를 다시 공격했군요?
기자) 네. 수도 크이우를 비롯해 남부 오데사 등 우크라이나 곳곳이 공격받았습니다. 특히 오데사는 18일에 이어 이틀째 공습당했습니다. 브라추크 오데사 군정 대변인은 이날(19일) 텔레그램에 올린 음성 메시지에서 “공격이 매우 강력했고 정말 규모가 컸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17일 우크라이나가 크름대교를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다음 날(18일) 오데사 등 우크라이나 내 몇몇 주요 도시를 공격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틀 연속으로 공격당한 오데사는 흑해곡물협정에 따라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해외로 반출하는 데 쓰던 3개 항구 가운데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9일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SNS)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 테러 분자들은 곡물협정 기반 시설을 계획적으로 공격했다”면서 “모든 러시아 미사일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삶을 원하는 전 세계인들에 대한 타격”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오데사 지역 피해 상황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당국은 아이 1명을 포함해 민간인 10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올레흐 키페르 오데사 주지사는 미사일과 공격용 드론(무인기) 수십 기가 곡물-기름 터미널과 저장 탱크 등 항구와 기반 시설들을 공격했고 불이 났다고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군이 미사일과 드론 63기를 발사했고, 대부분 오데사 지역 기반시설과 군 시설들을 겨냥했다고 19일 밝혔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남부군 사령부는 러시아군이 이번 공격에서 항공모함 공격용으로 고안된 KH-22를 포함해 극초음속 미사일들을 사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19일 오데사와 함께 공격당한 다른 지역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군이 이란제 샤헤드 드론으로 수도 크이우를 공격했는데요. 성과는 없었다고 세르히 포프코 크이우 군정 수반이 밝혔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모든 드론을 격추했고, 예비 조사 결과 사상자는 없다고 전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토미르 지역에서도 드론 공격으로 일부 기반 시설과 가옥이 피해를 봤지만,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고요. 폴타바 등 다른 두 지역도 공격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최근 흑해곡물협정 이행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는데요. 이 문제와 관련해서 새로 나온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18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가 시장에 들어가는 것을 돕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태국에서 유력한 총리 후보의 의원직이 정지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태국 헌법재판소가 19일 야권 총리 후보인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MFP) 대표의 의원 직무를 정지시켰습니다. 앞서 태국 선거관리위원회는 피타 대표가 선거법을 어겼다면서 그의 직무를 정지시켜 달라고 헌법재판소에 요청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피타 대표가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다는 건가요?
기자) 네. 피타 대표가 미디어 회사 주식을 가지고 있는데, 총선에 나간 후보는 이런 주식을 가지고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피타 대표 지지자들은 가장 나쁘게 봐도 선관위가 제기한 혐의는 사소한 기술적 위반이라면서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피타 대표가 19일 의회에서 중요한 표결을 앞두고 있었는데요.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이날(19일) 의회에서 총리를 뽑는 2차 투표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피타 대표는 1차에 이어 이날 두 번째 투표에서도 8개 야당 연합 후보로 나서려고 했는데요. 하지만 의회가 표결로 피타 대표가 총리 후보로 다시 나오는 것을 막았습니다.
진행자) 피타 대표가 이번에는 아예 총리 후보로 나오지도 못했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과 하원이 이날(19일) 합동회의에서 피타 대표가 다시 총리 후보가 될 수 있느냐를 두고 토론했습니다. 이후 그가 다시 총리 후보가 되는 것을 막자는 동의가 표결에 올라갔는데요. 찬성 395, 반대 312, 기권 8로 통과됐습니다. 의회는 이 동의를 채택한 뒤에 산회했습니다.
진행자) 피타 대표 의원 직무를 정지시킨다는 태국 헌법재판소 결정은 이 표결 전에 나온 거죠?
기자) 네. 사실 헌재 결정은 적어도 정식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피타 대표가 총리 후보가 되거나 총리가 되는 걸 막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날(19일) 헌재 결정이 차기 총리가 되겠다는 피타 대표 바람에 결국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헌재 결정이 이날(19일) 나오지 않았어도 피타 대표가 2차 투표에서 총리가 된다는 보장은 없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태국은 총리를 상원과 하원이 투표로 뽑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피타 대표가 상원 쪽 표를 확보하지 못해서 총리 선출이 불발됐습니다. 당시 전체 상원의원 249명 가운데 13명만 피타 대표를 지지했는데요. 2차 투표에서도 이런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컸습니다.
진행자) 상원 쪽 표가 나오지 않는 이유가 있죠?
기자) 네. 태국에서 하원의원들은 선거로 뽑는데요. 하지만 상원의원은 군부가 임명해서 그렇습니다. 군부와 친왕실 세력은 피타 대표를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피타 대표가 이끄는 전진당이 군부 영향을 줄이는 개혁을 추진하고 거기에 왕실 모독죄 형량도 바꾸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19일 의회 표결로 실질적으로 총리가 될 길이 막힌 피타 대표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그는 이날 헌재 결정이 나온 뒤 표결 전에 의회 본회의장을 떠나면서 주먹을 올려 보이고 다시 만날 때까지 작별 인사를 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태국 총리 선출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네. 피타 대표는 만일 두 번째 시도가 실패하면 다른 정당이 정부를 꾸릴 수 있는 길을 만들도록 물러나 있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AFP 통신은 이제 제2당인 프아타이당 후보가 나서거나 아니면 지난 2014년에 집권한 군사 정권에서 이인자였던 쁘라윗 왕수완 전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이 군부 쪽 후보로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오염수를 곧 바다에 방류하기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 쪽에서 눈길을 끄는 소식이 나왔군요?
기자) 네. 일본 교도통신이 최근 보도한 내용인데요. 중국 당국이 중국에 들어오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전면적인 방사선 검사를 시작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가 이 소식을 확인했습니까?
기자)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일본산 수산물 중 일부가 중국 세관에서 통관이 안 되는 사례들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에서 발행되는 영어 신문인 ‘재팬타임스’는 19일 이런 사례가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응해 중국이 수산물 방사선 검사를 강화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에서 일본산 수산물 수입과 관련된 발표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 7일 방사선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후쿠시마를 포함해 일본 10개 현에서 나오는 수산물 수입을 계속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내는 것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이와 관련해서 중국 내 원자력 에너지 장단기 개발 계획을 주관하는 ‘중국국가원자능기구(CAEA)’가 최근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는 전문가들 견해를 완전하게 반영하지 않았으며, 설령 IAEA가 일본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을 충족한다고 믿더라도 해양 방류가 오염수를 처리하는 유일한, 아니면 가장 좋은 방법인지 증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IAEA는 일본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을 충족한다는 내용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 아닐 수도 있거나 다른 방법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주 정례 회견에서 더 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는 기자들에게 지역 어업이 지난 2011년에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에서 회복하는 것을 보조하려고 그간 일본 정부가 800억 엔, 미국 돈으로 약 5억7천만 달러에 달하는 기금을 쓴 것은 나라 안에서 나오는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돈으로 잠재우려는 시도였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수산물이 중국 시장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합니까?
기자) 네. 지난해 일본이 약 870억 엔, 달러로 약 6억2천만 달러에 달하는 수산물을 중국에 수출했는데요. 일본 수산물을 가장 많이 들여가는 나라가 바로 중국입니다. 그래서 중국이 일본 47개 현에서 들어오는 수산물을 두고 모두 방사선 검사를 하면 일본의 대중 수산물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이전에도 중국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선 검사를 했었나요?
기자) 하긴 했습니다. 일본 내 10개 수입 금지 지역 밖에서 들여오는 제품 가운데 일부만 방사선 검사를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을 대상으로 방사선 전수 검사를 한다는 보도에 대해서 마쓰노 관방장관 외에 일본 정부 쪽에서 또 나온 말이 있습니까?
기자) 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 카타르에서 기자들에게 IAEA가 오염수 방류 계획을 승인했다면서 중국 측이 제기하는 우려를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IAEA 보고서 내용을 받아들이라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오염수 방류에 관한 논의는 과학적 증거에 기반해야 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재팬타임스는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두 나라 핵 전문가들이 오염수 방류 문제에 관해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하자고 일본이 중국 정부에 제안했다고 19일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이 제안에 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