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전선 대규모 공세 '3주 내 성과 목표'..."러시아, 흑해 민간 선박 파괴 훈련"

우크라이나군 탱크가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사격하고 있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가 자포리자를 중심으로 남동부 전선에서 26일 대규모 공세를 시작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이날 "자포리자 최전선을 따라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위해 자포리자 지역 인근에 병력과 장비를 집중 투입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이날 자포리자 내 러시아군 점령지인 멜리토폴과 베르단스크 전선을 따라 "점진적으로 진격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서방 도움으로 훈련받은 예비 병력 6만3천명 가운데 일부와 독일제 레오파르트를 비롯한 최신 탱크 100대 이상이 남부 전선에 투입됐다고 이날 뉴욕타임스가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이른바 '대반격' 개시 약 7주 만에 러시아에 대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선 것으로 현지 언론은 해설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구축해둔 지뢰와 반복되는 드론 공습 등으로 반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 것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지뢰밭과 요새들을 돌파한 뒤 남쪽으로 나아가 일단 토크마크를 점령하고, 작전이 더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아조우해와 가까운 멜리토폴까지 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현지에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미국에 "새로운 작전이 성공한다면 1~3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미국 고위 관리는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가 큰 시험대에 올랐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초 시작한 '대반격'의 목적은 러시아가 점령한 크름반도(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를 잇는 육로회랑을 단절해 러시아 점령지를 양쪽으로 분리시키는 것입니다.

러시아 점령지를 분리하지 못할지라도, 러시아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크름반도를 포격 거리에 넣을 수 있는 곳까지 진공하는 것을 최소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공격" 확인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아조프해(아조우해)에서 약 97km 떨어진 지점에서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공격을 감행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이어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측 자포리자 행정 당국은 "우크라이나가 25일부터 36차례 폭격을 시도했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공세에 맞서 (우크라이나) 탱크 22대, 전투 차량 10대, 장갑차 1대 등을 파괴하며 우크라이나군을 격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를 향해 순항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하는 등 대대적 재반격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 나토 흑해 감시 강화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흑해 내 민간 선박을 겨냥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고조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6일 성명을 통해 "점령군(러시아군)이 흑해 함대의 해군과 해군항공의 전투 훈련을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특히 러시아인은 해역을 차단하고, 선박을 탐지·파괴 연습을 하고 있다”면서 "분명히 우크라이나 항구를 오가는 민간 선박을 파괴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17일 자정(18일 0시)부로 흑해 곡물 협정이 종료된 뒤, 흑해에서 대대적인 실사격 훈련을 벌이는 등 군사활동을 강화했습니다.

같이 보기: 러시아 국방부 "흑해서 순항 미사일 쏴 표적함 파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해상초계기와 무인항공기(드론)을 동원해 흑해 감시·정찰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상당수 불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27일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한 아프리카 정상 수가 과거 대비 절반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제2회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 21개국 정상이 참여한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이는 2019년 제1회 정상회의 참석자인 43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불참을 통보한 국가에는 나이지리아·케냐·콩고민주공화국·르완다 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흑해 곡물 협정 종료 반발

이같은 상황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식량 공급에 도움이 됐던 흑해 곡물 협정 종료 여파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 이후 흑해 봉쇄로 세계 식량난 위기가 고조되자,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에서 곡물 수출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협정을 맺었습니다.

협정은 세 차례 연장되며 곳곳에 식량을 공급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협정의 일부인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 수출 허용 등에 관한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러시아 농업은행의 국제결제망 접근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추가 연장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17일 자정(18일 0시)부로 종료됐습니다.

이에 아프리카 55개국 연합체인 아프리카연합(AU)은 강한 유감을 표시한 바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27일)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개막 연설에서 흑해 곡물 협정 종료 이후 아프리카 국가들에 무상으로 곡물을 제공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같이 보기: 푸틴 "60일후 곡물협정 연장 안되면 아프리카 무상 제공"

이집트·세네갈·에티오피아·말리 등 국가 정상은 푸틴 대통령을 향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일부 국가는 정상 대신 외무부 장관이나 부총리 등 고위 당국자들을 보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