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0월 중국을 방문합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25일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이 (중국의) 초대를 받았다"고 밝히고 "'일대일로국제협력 정상포럼'이 열리는 오는 10월 방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별도 회담을 통해 양국 경제·무역 협력 방안에 관해 논의할 전망입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해 서방 국가들로부터 광범위한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수입품에서 중국산 비중이 약 40%에 달합니다.
양국 정상의 10월 만남에서는 특히 공급망 문제가 주요 현안이고,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특별군사작전'도 테이블 위에 있다고 러시아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 일대일로 참여국 관계 강화
푸틴 대통령이 이번에 참석할 일대일로 포럼은 시 주석이 '일대일로'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고 참여국과 관계를 강화하려고 마련한 국제행사입니다.
지난 2017년과 2019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일대일로는 시 주석이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집권한 이듬해인 2013년부터 중국 주도로 추진해 온 중국-중앙아시아-유럽 간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입니다.
푸틴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직전인 지난해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 이후 처음입니다.
당시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양국의 우정은 끝이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 시진핑 3월 모스크바 방문
시 주석은 올해 3월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아가 정상회담을 통해 강력한 연대를 과시했습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각자의 주권과 영토보전, 안보를 지키고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아울러 오는 9월 초 인도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크렘린궁이 푸틴 대통령의 직접 참석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러시아의 전쟁범죄 책임에 관해 체포 영장을 발부받은 푸틴 대통령은 다음달 22∼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는 가지 않고, 화상 참석하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 브릭스 행보 주목
중국과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 브릭스 회원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끄는 대러시아 제재에 빠지고 사실상 반서방 노선을 걷고 있습니다.
성장 잠재력이 큰 5개 나라의 경제협력체로 출발한 브릭스는 지난 2011년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리비아 공습을 비판하는 '(중국 하이난) 싼야 선언'을 계기로 서방 견제를 위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한편 친강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면직되면서 외교부장으로 복귀한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25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 고위급 회의에서 미국을 겨냥해 "일방주의와 패권주의 관행에 저항하고 폐쇄적·배타적 소집단으로 인한 다자협력의 대전제 파괴에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벨라루스 가입 신청
이런 가운데, 대표적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가 지난 5월 브릭스 가입을 신청한 사실이 25일 공개됐습니다.
벨라루스 외무부는 이날 "브릭스 회원국 정상들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으로부터 가입에 대한 공식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해당 결정은 전통적 파트너·우방국과의 다자간 협력 확대라는 맥락에서 타당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벨라루스는 지난달 러시아 용병 업체 바그너 그룹이 무장 반란을 일으켰을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창립자의 합의를 중재하고, 영토 내에 러시아 전술 핵무기를 인도받는 등 대표적인 친러 국가입니다.
두 나라는 지난 1999년 맺은 협정에 따라 '연합국가(Union State)'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협정은 경제·정보·기술·농업·국경 안보 등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도록 하고 있어서, 동맹 이상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국은 함께 '연합국가 국무회의' 등을 개최하면서 주요 현안 대처와 정책 사항에 공조하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벨라루스에 대한 공격은 러시아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벨라루스까지 합류한다면 브릭스의 반서방 노선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입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