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개전 후 민간인 사망 1만 명 넘어"...미 "중국 방첩 활동 독려에 우려"

우크라이나 크이우 동부 브로바리 근교 민간인 집단 매장지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거의 1만1천 명에 달하는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우크라이나 검찰이 밝혔습니다. 최근 중국이 국민의 방첩 활동 참여를 독려한 데 대해 미국 정부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 조처를 연장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1만 명이 넘는 민간인이 숨졌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검찰청 전쟁범죄국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가 적어도 1만749명에 달하고 1만5천599명이 다쳤다고 2일 밝혔습니다. 유리 벨루소우(Yuriy Bielousov) 전쟁범죄국장은 이날(2일) 인테르팍스-우크라이나와의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사망자 중 499명은 아이들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유엔 쪽에서도 최근에 민간인 사망자 집계가 나왔었죠?

기자) 네.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 모니터링 임무(UN Human Rights Monitoring Mission in Ukraine: HRMMU)’가 지난달 7일 성명을 내고 개전 이래 아이 500명을 포함해 민간인 9천 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유엔과 우크라이나 검찰청 집계가 엇비슷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둘 다 실제 사망자 수가 더 많을 것으로 봤습니다. 벨루소우 전쟁범죄국장은 군이 러시아 점령지를 되찾고 나면 사망자 수가 몇 배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HRMMU도 실제 사망자 수가 공식 확인된 사망자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벨루소우 국장 말은 러시아가 차지하고 있던 곳에 들어가 봐야 정확한 사망자 집계를 낼 수 있다는 거로군요?

기자) 네. 벨루소우 국장은 동부 도네츠크주 항구 도시인 마리우폴에서만 몇만 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마리우폴은 3달에 걸친 공세 끝에 러시아 손에 들어갔는데요. 이 과정에서 도시가 거의 파괴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벨루소우 국장은 개전 이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거의 9만8천 건에 달하는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벨루소우 국장이 전쟁범죄를 언급했는데요. 러시아가 점령했었던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 수용소에서 인권 유린 행위가 만연했다는 보고서도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 법률회사 ‘글로벌 라이츠 컴플라이언스(GRC)’가 세운 ‘기동사법팀(MJT)’이 이날(2일) 보고서를 내 수용소 내 실태를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헤르손에 있던 것으로 확인된 수용소 35곳 이상에서 발생한 사례 320건을 분석한 결과, 피해자 가운데 최소 43%가 성폭행 등 고문을 당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조사 대상 가운데 거의 절반이 고문당했다는 거로군요?

기자) 네. 보고서는 이런 고문에 노출된 사람들은 대개 군인들이지만, 사법기관 종사자나 자원봉사자, 운동가, 지역 사회 지도자, 의료요원, 그리고 교사 등도 포함된다고 전했습니다. GRC의 안나 미키텐코 선임 법률 자문가는 “러시아 전쟁범죄의 진짜 규모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한 이런 잔인한 범죄가 미치는 심리적인 영향이 앞으로 몇 년 동안 그들 마음속에 남아 있으리란 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러시아 시민권을 강요한다는 주장도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예일대 인도주의연구소가 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루한시크, 도네츠크, 헤르손, 자포리자 등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에서 러시아 시민화 작업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국적을 가지도록 어떻게 강요한다는 겁니까?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한 법령으로 점령지 내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러시아 여권을 취득하도록 하는데, 이걸 거부하면 각종 불이익이 따른다는 겁니다. 러시아 시민권을 얻으려고 하지 않으면 위협이나 협박, 인도적 구호와 기본적 필수품에 대한 제한, 그리고 추방이나 구금 대상도 된다면서 이건 모두 러시아 시민이 되도록 강요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불이익을 주거나 위협해서 러시아 시민권을 따라고 강요한다는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여권을 받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든다는 말입니다. 예일대 인도주의연구소 측은 이런 행위가 지금도 광범위하게 진행 중이라면서 이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러시아 정부는 많은 우크라이나인에게 러시아 여권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10월 이래 점령지 내 우크라이나 주민 150만 명에게 러시아 여권을 발부했다고 지난 5월 밝힌 바 있습니다.

성조기(왼쪽)와 오성홍기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 반간첩법과 관련해 우려를 나타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중국 정부가 새 반간첩법에 따라 방첩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국민들을 독려한 것을 우려한다고 2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독려했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뭡니까?

기자) 네. 중국 국가안전부가 지난 1일 위챗 공식 계정에 “모든 국가기관, 군대, 기업, 사회단체는 개정된 반간첩법에 따라 간첩 활동을 예방하거나 중단하고 국가 안보를 유지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국가 안보를 훼손한 행위를 신고할 수 있는 전화나 플랫폼 등을 공개해 적시에 이를 처리할 뿐 아니라 국민들이 방첩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체제를 마련한다”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간첩 신고를 잘하는 등 전 사회가 방첩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에 대해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2일 일일 뉴스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를 우려하며, 특히 시민들 서로 감시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큰 우렷거리이다”고 밝혔습니다. 또 “우리는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새 반간첩법 시행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새 법은 간첩 행위 범위를 크게 확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밀러 대변인이 새 반간첩법이 간첩행위에 해당하는 범주를 크게 늘렸다고 했다는 거죠?

기자) 네. 간첩행위 적용 대상을 ‘국가 기밀·정보를 빼돌리는 행위’에서 ‘국가 기밀·정보와 국가 안보·이익에 관한 정보를 빼돌리는 행위’로 넓혔습니다. 그래서 국가안보나 이익과 관련된 모든 문서와 정보, 자료 및 항목이 국가 기밀로 보호됩니다. 특히 국가 기관이나 중요 정보 기반 시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도 간첩 행위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국가 기밀·정보’에서 ‘국가 안보·이익에 관한 정보’로 법 적용 대상이 확대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개념이 추상적이어서 중국이 이 조항을 자의적으로 사용할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새 법 발효로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많은 다국적 기업에 위험이 커진 것으로 여겨집니다.

진행자)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국가 안보나 이익에 관한 정보를 빼돌렸다고 해서 처벌받을 위험이 커졌다는 말입니까?

기자) 맞습니다. 법 조항이 모호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새 반간첩법은 간첩 행위를 수사하는 당국이 정보와 전자 장비, 개인 재산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국경 통과도 금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중국 정부가 최근에 간첩 행위로 체포한 사람들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몇 년 새 중국 국민과 외국인 수십 명을 간첩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지난 3월에는 일본 제약회사 아스텔라스의 한 임원이 간첩 혐의로 구금된 바 있습니다. 또 중국계 호주 언론인인 청레이 씨가 국가기밀을 다른 나라에 넘긴 혐의로 지난 2020년 9월부터 구금돼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이스 유전 시추공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 조처를 연장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AFP 통신은 3일 사우디 에너지부가 하루 원유 생산량을 자발적으로 100만 배럴 줄인 조처를 9월까지 한 달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 조처가 언제 시작된 겁니까?

기자) 네. 지난 6월 4일에 발표가 나와서 7월부터 적용됐습니다. 그러니까 이 조처가 이제 두 달째로 접어들었는데요. 한 달 더 연장된 겁니다. 당시 감산 발표가 나왔을 때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 조처가 연장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하루 원유 생산량을 100만 배럴 줄이면 사우디가 하루에 원유를 얼마나 생산하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사우디 에너지부 설명으로는 대략 900만 배럴 정도 됩니다.

진행자) 그럼 자발적 감산이 9월 말에 끝나는 겁니까?

기자) 확실하지 않습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감산이 더 연장되거나 아니면 연장되는 동시에 감산량이 더 많아질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발표가 나오자, 3일 거래된 북해산 원유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이 올랐습니다.

진행자) 사우디 정부가 이번에 감산 조처를 연장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사우디 에너지부는 연장 이유와 관련해 “자발적 감산은 원유 시장 안정과 균형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OPEC 플러스(OPEC+)’가 취한 선제적인 노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OPEC+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이 포함된 23개 주요 산유국 협의체입니다.

진행자) 이 OPEC+가 세계 원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네. 이들 23개 나라가 세계 원유 생산량 가운데 대략 40%를 차지합니다. 그러니까 OPEC+ 움직임이 국제 원유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진행자) 사우디 에너지부가 감산 연장 이유로 원유 시장 안정과 균형을 언급했는데, 이게 유가와 관련이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가가 떨어지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되는 상태를 시장 안정과 균형이라고 표현한 겁니다. 사우디 에너지부 말은 OPEC+가 유가 하락을 막으려고 미리 감산 등 조처를 했는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 감산이 이런 조처를 강화하려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OPEC+가 지난해부터 일일 원유 생산량을 꾸준하게 줄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에 200만 배럴, 그리고 올해 4월에 자발적으로 166만 배럴을 더 줄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일일 생산량을 모두 366만 배럴 감축하기로 했는데요. 이 양은 일일 세계 원유 수요 가운데 3.6%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지난 6월 4일에 열렸던 OPEC+ 회의에서는 올해 말까지 유효한 감산 합의를 내년 말까지로 연장하고 내년 1월부터는 일일 생산량을 140만 배럴 더 줄이기로 큰 틀에서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산유국들이 유가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기를 원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기름값이 너무 싸면 일단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경우는 유가가 80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나라 재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사우디 정부가 국내 사업을 다변화하고 대형 국책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어서 여기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려면 유가가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 같은 경우는 우크라이나 전쟁 비용을 대는 데 있어서 원유 수출이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에 역시 유가 하락을 원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사우디아라비아가 3일 원유 감산을 연장한다고 했는데요. 러시아는 원유 수출량을 줄인다고 발표했군요?

기자) 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9월에 일일 원유 수출량을 30만 배럴 줄인다고 3일 발표했습니다. 노박 부총리는 원유 시장 균형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으로 일일 원유 수출량을 감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원유를 많이 수출하는 나라입니다.

진행자) 러시아도 올해 들어 일일 원유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3월부터 올해 말까지 일일 원유 생산량을 50만 배럴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는데요. 이는 일일 생산량의 약 5%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