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발트 3국 가운데 하나인 리투아니아가 발트해에 있는 항구들을 써서 우크라이나 곡물을 수출하자고 유럽연합(EU)에 촉구했습니다. 일본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처가 발효된 것에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오늘도 우크라이나 관련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이른바 발트 3국 중의 하나인 리투아니아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과 관련해서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리투아니아 3개 부처 장관이 24일 발트해에 있는 항구들을 이용해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수출하자고 유럽연합(EU) 측에 촉구했다고 프랑스 AFP 통신이 이날(24일) 보도했습니다. 이 통신은 이들 장관이 EU 집행위원회에 보낸 편지를 입수해 이런 사실을 전했습니다.
진행자) 발트 3국이라면 말 그대로 발트해에 접한 나라들이죠?
기자) 맞습니다. 편지를 보낸 리투아니아를 비롯해, 라트비아 그리고 에스토니아를 말합니다. 이들 나라에는 모두 역내 물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항구들이 있습니다.
진행자) 세 나라 모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아닙니까?
기자) 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토 동부 최전선 회원국들입니다. 그런데 이들 나라는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안보 불안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에 발트해 항구를 이용하자는 건 흑해 쪽 경로가 막혔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흑해에 접한 우크라이나 항구들을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을 수출하는 것을 허용하는 흑해곡물협정 이행을 중단한다고 최근 선언하면서 공식적으로 흑해 항구를 통한 곡물 반출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리투아니아 제안은 우크라이나 곡물을 발트 항구들로 가져와서 여기서 반출하자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리투아니아 장관들은 EU에 보낸 서한에서
“발트해 항구들은 곡물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제품을 운송하는 믿을 만한 대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기존에 흑해 항구 외에 다른 경로로도 우크라이나 곡물을 반출하고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EU가 만들어 놓은 ‘연대회랑(Solidarity Lanes)’이란 게 있는데요. 이건 우크라이나와 접한 EU 회원국들 국경을 넘어 운송하는 일종의 우회 수출로입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고 지금까지 반출된 우크라이나 곡물 가운데 대략 60%가 이 연대회랑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올해 들어 이 연대회랑 이용에 차질이 생기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폴란드나 헝가리 등 연대회랑이 지나가는 5개 EU 회원국이 우크라이나 곡물이 자기 나라에 들어오는 것을 금지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우크라이나 곡물이 그냥 지나가지 않고 국내 시장에 풀리면서 자국 농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이유에서였는데요. 그런데 EU 집행위가 이걸 임시로 허용하면서 우크라이나 측이 반발해 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가 여기에 반발하는 이유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흑해 항로가 막혀서 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에 이런 조처가 부당하다는 겁니다. 거기에 최근 이들 5개 나라가 수입 금지 시한을 올해 말까지로 연장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폴란드나 헝가리는 자신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국경을 닫을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는데요. 현재 잡혀 있는 시한이 오는 9월 15일입니다.
진행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 SNS에 이 문제를 다시 언급했군요?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어떤 시한 연장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고 솔직히 이건 반유럽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은 특정 제품에 국경을 닫는 것보다 더 이성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만일 리투아니아 요구대로 발트해 항구들을 쓰면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어느 정도나 반출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네. 리투아니아 장관들 서한은 일 년에 곡물 약 2천500만t을 반출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서한은 또 EU 회원국인 폴란드 국경에 설치돼 있는 빨간 테이프를 끊으라고 EU 측에 촉구했는데요. 이건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 금지 조처를 해제하라는 말입니다. 이런 가운데 EU는 25일 우크라이나 곡물 거의 모두를 연대회랑을 통해 수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4일 러시아에 서한을 보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허용하라고 다시 촉구했는데요. 러시아가 여기에 대한 대답을 내놨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대통령실은 25일 러시아 측 이해와 관련된 합의가 존중되지 않으면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에 복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다시 확인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25일) 기자들에게 구테흐스 사무총장 제안이 러시아가 제기했던 주요 불만 사항을 해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주요 불만 사항이라면 뭘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서방 세계가 러시아를 제재하고 있는 와중에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를 수출하기 위해 고안됐던 관련 합의에 진전이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일본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조처가 지난 23일부터 발효됐는데요. 중국 정부가 여기에 강하게 반발했군요?
기자) 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회견에서 “우리는 해당 조처에 크게 유감이며 불만”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양국 사이 정상적인 반도체 산업 협력을 방해하는 관련 조처를 막아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가 중국에 수출을 제한한 물품이 구체적으로 뭡니까?
기자) 네. 실리콘 웨이퍼에 필름을 입히는 기기로부터 칩에 미세한 회로를 새기는 장비 등 23개 유형 장비가 들어갔습니다. 이런 장비들은 스마트폰이나 인공지능(AI), 그리고 여타 제품에 들어가는 첨단 칩을 만드는 데 필요합니다.
진행자) 일본이 이런 장비를 만드는 데 특별한 기술이 있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이 과거에 칩 생산 분야를 지배하는 등 반도체 분야에서 위세를 떨쳤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영향력이 많이 줄어서 시장점유율이 10% 정도 되는데요. 그래도 여전히 칩 제조 장비나 반도체 소재의 중요한 공급자입니다.
진행자)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는 미국 요청에 호응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중국이 군사 목적으로 쓸 수 있는 반도체나 반도체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현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이런 규제가 더 확대, 강화되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는 이를 위해 일본이나 한국 등 반도체 강국들을 끌어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을 규제한다면서 내세운 명분은 뭡니까?
기자) 네. 일본이 이번에 발효된 조처를 지난 3월에 발표했습니다. 당시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은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자국 첨단 기술이 군사적 목적으로 쓰이는 것을 막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특정한 나라를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우리는 기술 국가로서 국제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우리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반도체나 반도체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려고 미국이 공을 들이는 나라로 일본과 한국 외에 또 네덜란드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네덜란드가 특히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강자입니다. 특히 ASML 같은 회사는 반도체를 만들 때 꼭 필요한 광학 장비를 거의 독점적으로 만드는 회사인데요. 미국은 네덜란드와 일본을 끌어들여 지난 1월 미세공정 칩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장비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 중국도 최근 반격에 나서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중국 정부는 지난달 반도체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희귀 광물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해서 한국과 일본 업계를 긴장시킨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 외교부 수장이 바뀌었다는 소식이 들어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최고 권력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25일 표결을 통해 친강 외교부장을 면직하고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외교부장으로 임명했다고 중국 관영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친강 전 부장은 지난 6월 말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거취를 둘러싸고 여러 억측이 나왔습니다. 왕이 부장은 지난 2018년부터 2022년 12월 말까지 외교부장으로 일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수정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공개했군요?
기자) 네. IMF가 25일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냈는데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로 수정했습니다. IMF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는 이 수치를 2.8%로 제시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지난 4월 전망보다 0.2%P 올린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IMF는 대신 내년 성장률은 3%로 지난번과 같은 전망을 유지했습니다.
진행자) 물가상승률은 어떻게 전망했습니까?
진행자) 네. 올해 물가상승률은 6.8%에 달할 것으로 봤습니다. 이건 지난해 8.7%보다 낮아진 건데요. 하지만, 식품이나 에너지같이 외부 충격에 가격 변동이 심한 품목을 뺀 근원물가는 지난해 6.5%에서 올해 6% 상승으로 하락 속도가 둔해지는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진행자) IMF가 이런 전망을 내놓은 근거가 뭘까요?
기자) 네. 보고서는 먼저 미국 정부 부채 한도 문제가 최근에 해결됐고, 또 올해 초에는 미국과 스위스에서 발생한 은행 위기가 강력한 당국 대응으로 진정된 덕에 금융 분야 혼란의 즉각적인 위험이 줄었고, 이것이 경제 전망에 미치는 위험을 완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역별로는 어떤 전망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먼저 미국은 올해는 1.8%, 그리고 내년에는 1% 성장할 것으로 봤습니다. 이는 지난 4월 전망과 비교하면 각각 0.2%P, 그리고 -0.1%P 조정한 수치입니다. 지난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2.1%로 추산됐습니다.
진행자) 경제 규모에서 미국 뒤를 잇는 중국 경제는 어떤가요?
기자) 네. 중국 경제는 올해 5.2% 성장했다가 내년에는 성장률이 4.5%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참고로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률은 3.0%로 추산됐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대로 잡고 있는데, 내년에는 4%대로 떨어진다는 전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말에 코로나 제한 조처가 풀리면서 연초 들어 생산활동과 소비, 수출이 늘어나는 등 중국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2분기로 가면서 이런 힘이 좀 빠졌다고 합니다. IMF는 계속되는 부동산 부분 약세가 투자에 영향을 주고, 외부 수요가 여전히 약할뿐더러 지난 5월 20.8%에 달한 청년실업률이 중국 노동시장이 약세라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한국과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하는 러시아 경제는 어떤 전망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먼저 한국 경제는 지난해 2.6% 성장한 것으로 추산되고요. 올해는 1.4%, 그리고 내년에는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전망치는 지난 4월보다 0.1%P 내려갔지만,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4월에 나온 것과 같습니다. 다음 러시아 같은 경우 작년 성장률 추산치가 -2.1%였고요. 올해는 1.5%, 그리고 내년에는 1.3%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IMF가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어떤 것들을 들었나요?
기자) 네. 세계 경제가 코로나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부터 점점 회복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이런 개선 징후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도전이 앞을 가리고 있어 축하하기에는 이르다고 경고했습니다. IMF는 특히 금리 인상을 통한 긴축재정, 미국 가계 저축 고갈, 그리고 예상보다 약한 중국 경제 회복세를 우려하는 점으로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