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 비확산 담당 고위 관리가 북한의 지속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비판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북한을 비확산 체제에 대한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지목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애덤 셰인먼 미국 대통령 핵 비확산 특별대표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국제 비확산 체제에 대한 주요 위협으로 지목했습니다.
셰인먼 특별대표는 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11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 제1차 준비위원회’의 ‘핵비확산’ 주제 세부토의에서 “북한의 불법적이고 지속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국제 평화와 안보, 국제 비확산 체제에 대한 심각하고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셰인먼 대표] “The DPRK’s unlawful and continuing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constitute a serious and direct threat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and to the global Non Proliferation regime. The DPRK is threatening and irresponsible rhetoric has also intensified, including by characterizing some of its missile launches and other military activities as trial runs to the use of tactical nuclear weapons. Our goal remains the complete and verifiabl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셰인먼 대표는 또 “북한은 일부 미사일 발사와 군사 활동을 전술 핵무기 사용을 위한 시험 발사로 규정하는 등 위협적이고 무책임한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여전히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라며 “미국은 북한과의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에 전념하고 있으며 북한의 NPT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 복귀를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셰인먼 대표는 “우리는 또한 북한이 제재 회피를 통해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발전시키며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되돌리기 위한 협상을 위해 제재 이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대북 제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과 일본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윤성미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차석대사는 비확산 체제에 대한 “가장 큰 도전은 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이며 참으로 끔찍한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NPT 체제 내에서 핵무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NPT와 IAEA 탈퇴를 선언한 최초이자 유일한 국가라면서, 북한이 20년 전 일방적으로 NPT 탈퇴를 선언한 이후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추구에 집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윤 차석대사] “The Pyongyang regime is ready for and can conduct its seventh nuclear test anytime. The ROK condemns the DPRK’s continued nuclear and missile activities in the strongest terms, and urges it to abide by all relevant international laws including th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respond positively to the call for dialogue, to which the ROK always remains open.”
윤 차석대사는 “북한 정권은 언제든지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은 북한의 지속적인 핵과 미사일 활동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하며,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포함한 모든 관련 국제법을 준수하고 한국의 대화 제의에 긍정적으로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히키하라 다케시 빈 주재 국제기구 대표부 일본 대사도 “국제 비확산 체제에 대한 가장 심각한 도전은 북한”이라고 밝혔습니다.
히키하라 대사는 북한이 2022년 초부터 9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포함해 80여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의 이러한 심각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는 지역과 그 너머의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며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핵확산금지조약 당사국들이 북한에 명확하고 통일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히키하라 대사는 NPT 당사국들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의 지속적인 개발, 플루토늄 생산과 우라늄 농축 활동을 강력히 규탄하고 핵무력을 강화하고 전술 핵무기를 추구하려는 북한의 의지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히키하라 대사] “We strongly urge North Korea to immediately cease its escalatory behavior. We reaffirm our strong commitment to the goal of achieving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 of all nuclear weapons, any other existing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s of all ranges, as well as related programs of North Korea, in accordance with relevant UNSC resolutions. We reiterate that North Korea cannot and will never have the status of a nuclear-weapon State in accordance with the NPT. We strongly urge North Korea to return at an early date to full compliance with the NPT and IAEA safeguards.”
이어 NPT 당사국들이 “북한이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안보리 결의에 따라 모든 핵무기, 기타 대량살상무기와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해체하는 목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히키하라 대사는 또한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결코 가질 수 없음을 강조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NPT와 IAEA의 완전한 준수에 조속히 복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주요 NPT 당사국들은 거듭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지적했습니다.
호주는 “전술 핵무기를 포함한 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 개발과 운반 수단 개발은 국제 비확산 노력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북한의 지속적인 미사일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것이고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지속적인 무시와 위협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호주 대표] “The DPRK’s continued missile launches violate multipl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demonstrate an ongoing disregard for and threat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Australia is committed to strictly implementing UN Security Council sanctions against the DPRK.”
그러면서 “호주가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를 엄격하게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노르웨이는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고 있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개탄한다(deplore)”고 밝혔고, 튀르키예는 “북한이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역내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스위스는 북한이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결코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핵잠수함 전개 한반도 긴장 고조”… 한국 ”확장억제 강화는 북한 위협 때문”
한편 이날 회의에서 중국은 미국과 한국의 확장억제 강화를 비난하며 북한의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리송 빈 주재 국제기구 대표부 중국 대사는 “중국은 미국과 한국의 확장억제 강화와 미국 핵잠수함의 한국 방문, 미한 핵협의그룹 설치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 한반도 비핵화를 방해하고 핵 군비경쟁과 핵 확산을 촉진할 것이라는 점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미북 사이에 신뢰 부족이 강대강 대결로 이어지고 있다며 모든 당사국들이 쌍궤병행 원칙과 단계적∙동시적 접근원칙에 기초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를 균형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리 대사] “The US should take the DPRK requests seriously and make concrete efforts to address its legitimate concerns.”
리 대사는 “미국이 북한의 요청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북한의 정당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곧바로 답변권 행사를 요청해 이를 반박했습니다.
박은진 한국 외교부 군축 비확산담당관은 “일부 대표단이 북한의 불법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소위 한국과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라는 북한의 거짓 주장을 반복하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그런 것(적대시 정책)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박 담당관] “Pyongyang is the one that continuously threatens the international community with the most aggressive nuclear doctrine in the world and repeated provocations. The DPRK’s ever growing threat or the very reason why we are strengthening extended deterrence cooperation with the US not the other way around. It is our strong belief that the denuclearization of the DPRK will only take place when Pyongyang clearly understands that the international community's will toward the denuclearization of the DPRK is stronger than the DPRK is reckless will to develop nuclear arsenals.”
박 담당관은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핵 정책과 반복적인 도발로 국제사회를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것은 바로 북한”이라며 “한국이 미국과의 확장억제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도 북한의 위협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 비핵화를 향한 국제사회의 의지가 북한의 무모한 핵무기 개발 의지보다 더 강력하다는 것을 북한이 분명히 인식할 때 비로소 북한 비핵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게 한국의 확고한 신념”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 역시 중국의 주장에 대해 역내 위협 증가의 책임은 북한에 있다는 입장입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7일 중국 외교부의 관련 비판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북한이 전례 없이 많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외교에 전념하고 있다”며 “북한은 현재까지 관여에 관심이 있다는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대신 북한의 도발 범위와 규모가 눈의 띄게 증가했다”고 비판하며 “이는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우발적 또는 의도치 않은 긴장 격화의 위험을 증가시킬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는 1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준비회의는 개막 이후 사흘간 일반토의에서 당사국 대표들의 기조연설이 진행됐으며 2일부터 핵군축, 핵비확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등에 대한 세부 토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준비회의 결과를 종합한 보고서를 심의하고 채택합니다.
2026년 개최 예정인 제11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 앞서 세 차례의 준비회의가 열릴 예정입니다.
NPT 평가회의는 핵무기 보유국과 비보유국들이 조약 이행상황 점검을 위해 개최하는 국제회의로 5년마다 개최됩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