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김정은 ‘국방경제” 언급에 “러시아가 주요 고객…포·탄약 등 저급 무기 수출 가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지난달 '무장장비전시회'를 참관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국방경제사업’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미국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주요 고객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이 탄약 등 저급 무기를 러시아에 수출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적성국 분석국장은 9일 김정은 위원장의 ‘국방경제사업’ 언급과 관련해 북한이 러시아에 '포와 탄약'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이날 VOA와 전화통화에서 러시아는 미사일을 비롯한 정교한 무기 역량은 충분히 갖췄지만 탄약과 포 등은 소진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 think mainly artillery and ammunition. I don't think it would be more sophisticated weapons like missiles or anything like that because the Russians have already very capable missiles. But what they are running out of is small ammunition, artillery and things like that. North Korea is one of the one of the few sources in the world that has the type of ammunition or artillery that they can use in their systems. Because they brought it from the Russians to begin with back in the soviet days."

특히 북한은 러시아 시스템에 사용할 수 있는 탄약과 포를 보유한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공급원 중 하나라고 고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준경 렌즈로 목표물을 겨냥해 소총을 시험사격하고 있다. 관영 매체가 6일 공개한 사진.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3일부터 사흘간 주요 군수공장을 시찰하고, 초대형 대구경 방사포탄과 저격무기, 전략순항미사일 및 무인공격기 엔진, 미사일 발사대차 생산공장을 집중적으로 둘러봤다고 6일 보도했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이 현장에서 “공장경영사업에서 제기되는 문제들과 새로운 탄종을 계열생산하기 위한 능력조성사업 등 국방경제사업의 중요방향을 제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김 위원장의 언급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최근 방북과 북한 무기 전시회장 방문 이후 이뤄져 북한의 대러 무기 수출 가능성을 대외적으로 시사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습니다.

미 국방정보국 출신인 브루스 벡톨 안젤로 주립대 교수는 "러시아 방산업체는 러시아군의 필요를 충족시킬 만큼 빠르게 생산할 수 없다"면서 "러시아는 자신들의 지원으로 공장이 건설된 북한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And they're industrial complex just cannot produce them fast enough to meet the needs of the Russian military. they're turning to North Korea where the factories were basically built with Russian assistance anyway...152 millimeter artillery you know lots and lots of rifles and machine guns which the North Koreans manufacture as they do 152 artillery lots and lots of munitions for the artillery 152. that is probably 107 and 122 millimeter multiple rocket launchers."

벡톨 교수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만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인들의 '사기'를 꺾기 위해 도시와 마을 등도 공격하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런 경우 필요한 무기는 포와 탄약, 경화기와 같은 '저급 무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152 밀리미터 방사포, 107· 122 다연장로켓포, 소총과 기관총 등이 현재 러시아가 지금 전쟁에서 사용하는 무기이며 북한에서도 생산하는 무기라고 벡톨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실제로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에 포와 탄약을 제공한 것으로 미국 정부 등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정부는 북한이 러시아에 더 많은 군사 장비를 인도하려고 계획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북한과 러시아 간의 어떤 무기 거래도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로 우리는 이를 계속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방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러시아가 주로 이란에 의존하는 드론을 북한이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전승절 기간 미국의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리퍼 등과 외형이 비슷한 무인기를 공개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I assume they will be sending drones...They made two drones one that looks like the like the reaper and one that looks like the global hawk. But they may have other...And clearly Russia's been buying such drones from Iran. But Russia’s own hard currency condition given the economic sanctions on Russia may be such that and they can't continue buying from Iran or have a very limited ability to buy from Iran.

And so they will want to purchase some from or they will want to get some from North Korea...So they would send not only the weapons but also experts to monitor what happens...This will be a great testing ground."

베넷 연구원은 "러시아는 이란에서 드론을 구매하고 있지만 대러 경제제재로 인해 러시아의 경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이란제 드론을 계속 구매할 수 없거나 구매 능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러시아가 일정 부분을 북한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베넷 연구원은 이와 함께 북한은 무기와 함께 무기의 성능과 결함 등을 모니터할 전문 인력도 보낼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북한엔 '훌륭한 무기 시험장'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이런 무기 제공 대가로 경화, 유류와 식량, 무기 기술지원 등을 언급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고스 국장은 북한의 요구에 따라 일정 부분은 금전적인 형태로 지급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 suspect some of it is is monetary in value because the North Koreans do need to have resources, need to have funding coming into the regime because they are facing some tough economic tides and they are facing obviously tough sanctions which makes it very difficult for them to to be able to provide anything either for their weapons industry or for their economy."

고스 국장은 북한 경제가 어렵고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북한 정권은 무기 산업과 경제 운영에 필요한 재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랜드연구소의 베넷 선임연구원은 "러시아는 (제재로) 유류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의 유류 공급을 반길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핵무기 소형화 기술과 함께 북한 정권이 현재 의지를 보이고 있는 군정찰위성 관련 기술 등 기술 지원도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It also has oil so that's another issue that, you know, the Russians haven't been able to export their oil. he North Koreans will be very happy to get oil from Russia. North Korea is looking to develop advanced nuclear weapons. So Russia's got lots of nuclear weapons technology, which is way more advanced than what North Korea has...

"북한은 첨단 핵무기 개발을 추구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북한이 보유한 것보다 훨씬 더 발전된 핵무기 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안젤로 주립대의 벡톨 교수는 식량과 유류 지원과 함께 "한국과 미국을 위협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도록 지원함으로써" 러시아가 북한에 보상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또한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이미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If you're asking how the North Koreans will be paid thus far it looks like it's been in the form of foodstuffs and oil but there's certainly the potential there for them also to be paid by helping them develop new systems that they can use to threaten the south and the united states. All this stuff is brand new. They don't have the sophisticated resources to do that. They don't have the training or the education to do it. So somebody has to give it to them and then they tweak it. Now we know this because of the sanctions that the u. S. Treasury department and state department have put on Russian companies.

벡톨 교수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 등 각종 신형 무기를 거론하며 "북한은 이를 개발할 정교한 재원도 없고 훈련이나 교육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제3자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벡톨 교수는 재무부 등 미국 정부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러시아 업체를 제재한 사실을 거론하며,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 기술을 지원한다는 방증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은 러시아, 중국과의 관계를 크게 강화하기로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Pyongyang has made a strategic decision to greatly strengthen ties with Russia (and China). North Korea is making every effort to demonstrate solidarity with Moscow by supporting Russia's invasion of Ukraine, and with China by criticizing U.S. policy towards Taiwan. In return, the DPRK expects to receive economic, food, and technical support from both Russia and the PRC, as well as Russian and Chinese support in the UN Security Council."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함으로써 모스크바와의 연대를 과시하고,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비판함으로써 중국과의 연대를 과시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그러면서 "북한은 그 대가로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경제, 식량, 기술 지원은 물론 유엔 안보리에서 이들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