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열리는 미한일 정상회의를 통해 3국 협력 제도화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하는 중국에 대한 견제 메시지가 어느 수준에서 결정될 지도 관심사입니다. 박형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18일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맞이합니다.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에서 회동한 이후 약 3개월 만이며, 특히 3국 정상 간의 사상 첫 단독 정상회의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 외국 정상을 초대한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또한 이번에 캠프 데이비드에서는 미한, 한일 등 양자 간 회담을 통해 상호 현안을 논의하는 방안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백악관은 앞서 이번 정상회의가 '3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축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존 커비 조정관] "At the summit, the leaders will celebrate a new chapter in their trilateral relationship."
이번 정상회의의 가장 중요한 의제 가운데 하나는 북한의 지속적인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입니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4발을 비롯해 올해만 20발이 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제조건 없는 대화 제안'을 유지하면서, 북한이 대화를 거부한 채 도발을 지속하는 상황에선 동맹에 대한 방위공약 보장에 필요한 '군사적 역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습니다.
특히 미한일 3국 군사 협력 확대를 모색해 왔는데, 이번 회의에선 이런 노력이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14일VOA와 화상 통화에서 "북한의 위협이 증가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이번 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최우선 의제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North Korea will be top of the list. There's no question that the North korean threat is growing. And the United States, South Korea and Japan together have to figure out how to deter that threat.
They have got to figure out how technically to deter the threat, how politically to deter the threat..."
와일더 전 보좌관은 "미한일 3국은 북한 위협을 억제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특히 기술적, 정치적 억지력를 거론했습니다.
미한일은 이번 회의에서 3국 합동 군사훈련을 정례화하는 방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북 억지력 향상을 위해 3국이 군사협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약속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이미 천명됐습니다.
특히 북한 미사일로 야기될 위협에 대한 각국의 탐지와 평가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키로 했습니다.
이에 더해 3국이 레이더, 위성, 무기체계 융합을 통한 미사일 요격 훈련 실시 방안 등을 이번 회의에서 합의할 가능성도 일각에선 나옵니다.
헤이노 클링크 전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이와 관련해 "큰 위협 중 하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라며 "지난 몇 년 동안 북한 정권은 전례 없이 많은 미사일 실험을 실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이런 미사일들은 한국과 일본, 또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등을 위협하는 만큼"3국이 이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크 전 부차관보] "one of the greatest threats are North korean ballistic missiles. And over the last several years there's been an unprecedented number of missile tests that the regime Pyongyang has conducted...
So it makes sense for the three countries to cooperate in this regard. From a technical perspective we have to also remember that the militaries of the United States, South Korea and Japan operate much of the same equipment.
...If you can network these systems and technically speaking, technologically speaking, networking them is possible, you will have an exponential increase in the capability both in terms of detection as well as tracking and perhaps also in engaging."
클링크 전 부차관보는 "미국, 한국, 일본의 군대는 거의 동일한 장비를 운용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미사일 요격 훈련은 기술적 관점에서도 이득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미한일 시스템을 기술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가능하며 그렇게 할 경우 "탐지뿐만 아니라 추적 및 교전 측면에서 능력이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클링크 전 부차관보는 그러면서 "3국 정부가 미사일 방어, 정보 공유를 비롯해 경제 분야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한다면 북한은 물론 중국의 침략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녹취: 클링크 전 부차관보] ""if the three countries the three governments can cooperate in any host of areas whether it's again missile defense intelligence sharing as well as an economic arenas that will serve to help deter North korean as well as Chinese aggression."
아울러 클링크 전 부차관보는 "중국의 정책과 행동이 최근 몇 년 동안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했다"면서, 중국 문제도 중요한 의제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클링크 전 부차관보] “I think a very close second will be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Chinese policy and Chinese actions have only grown more and more aggressive over the recent years.
And they've targeted both South Korea and Japan with respect to incursions into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s. as a matter of fact doing that jointly with russian federation forces as well. And we also have to remember that despite what beijing's assertions might be, they remain the one and only benefactor to the regime in Pyongyang.”
클링크 전 부차관보는 중국이 러시아와 합동 훈련을 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 등을 침범한 사례를 지적했습니다.
또한 "중국은 그들의 주장과 달리 여전히 북한 정권의 유일한 후원자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의 결과에서 대중국 견제 메시지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 결정될 지도 관심사입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는 최근 VOA에 미국은 북한은 물론 중국을 겨냥한 안보협력 강화를 바라지만 한국 정부가 이를 전적으로 지지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The U.S., of course, is interested in expanding and enshrining trilateral cooperation, especially on the security side, and sees the Camp David summit as a unique opportunity and leverage to do that. President Yoon is sympathetic and supportive, but within certain limits. Undoubtedly, he would agree to reported US proposals to regularize stand-alone trilateral summits, and to expanding trilateral naval and air exercises, to include enhanced trilateral sharing of missile defense information and intelligence…provided the ostensible focus is on the NK threat.
랩슨 전 대사대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3국 단독 정상회의 정례화, 3국 해군·공군 훈련 확대, 미사일 방어 정보와 첩보 공유 강화 등 미국의 제안에 분명히 동의할 것이라면서도 "표면적인 초점이 북한 위협에 맞춰져 있을 때"라는 전제를 달았습니다.
이번 회담에선 3국 협력을 제도화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상 간 핫라인을 개설과 3국 정상회의를 정례화하는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최근 램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를 인용해 3국 회담을 정례화해 매년 개최하기로 합의하고 공동성명에 이를 명기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각국의 정치 상황이 달라져도 3국 협력이 궤도를 이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틀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 출신인 토머스 신킨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미한일 모두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선출하는 민주주의 국가인 만큼 3국 협력을 덜 중요시하는 지도자가 어디서든 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킨 선임연구원] "it's possible that there'll be a successor in any of these capitals that could have less affinity for the idea of this trilateral cooperation. I think therefore it's doubly important as we've discussed to institutionalize this process as much as possible out of a recognition that there are fundamental national interests for each of these three countries to strengthen the relationship."
따라서 3국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3국 모두의 국익이라는 인식 아래 이런 과정을 최대한 제도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신킨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중 처음으로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사실이 '역사적 중요성'을 더한다며, 이번 회담에서 '캠프 데이비드 원칙' 등과 같은 '역사적 문서'가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녹취: 신킨 선임연구원] "the fact of having it at camp David the first time that president Biden has done that in his presidency really imbues it with a sense of historic importance. And from what we hear the summit will also produce the camp David principles or some other document which I think will also be of historic import..."
미 매체 '악시오스'는 14일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3국 관계를 규율하는 이른바 '캠프 데이비드 원칙(Camp David Principles)'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앞서 일본 지지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회의에선 "포괄적인 것과 일반 공동성명 두 개의 문서를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한일 정상은 18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회의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