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재집권 2년 국제사회 승인 촉구...러시아 루블화 가치 급락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멤버들이 15일 카불 시내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재집권 2주년을 기념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재집권 2년을 맞아 전승일을 선포하고 거듭 국제사회의 승인을 촉구했습니다. 14일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자, 러시아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렸습니다. 중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아프가니스탄 소식입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재집권한 지 2년이 됐군요?

기자) 네. 15일로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통치하게 된 지 2년이 됐습니다. 탈레반 정권은 이 날을 ‘전승일’로 선포하고 몇몇 지역에서 각종 기념행사를 가졌습니다.

진행자) 재집권 2년을 맞아 탈레반 측에서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15일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성명을 냈습니다. 성명은 자신들의 승리가 아프가니스탄 내 이슬람 체제 수립 길을 닦았다고 자찬했습니다. 그러면서 “카불 점령은 자랑스러운 나라인 아프가니스탄을 누구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증명했다”며 “어떤 침략자도 아프가니스탄 독립과 자유를 위협하는 것은 일절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이 다시 집권한 지 2년이 됐지만 여전히 국제사회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식적으로 탈레반 정권을 인정한 나라는 아직 없는데요. 국제사회는 아프가니스탄 내 인권 문제를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가 아프가니스탄 내 인권 문제를 문제 삼고 있는데, 특히 여성 인권 상황이 크게 악화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앞서 서방 세계가 지원하는 정권이 통치하던 20여 년 동안 많은 아프간 여성이 광범위한 권리와 자유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탈레반 통치가 다시 시작되면서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 탈레반 정권은 12세 이상 여자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것을 대부분 금지했습니다. 또 여성들이 구호기관에서 일하는 것을 금지하고 미용실 문을 닫게 했고요. 여성들이 공원에 가는 것도 금지하고 남성 보호자 없이 여행하는 걸 크게 제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재집권 2주년을 맞아 탈레반이 이런 문제를 언급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미나 모하메드 유엔 사무부총장이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탈레반이 재집권한 지난 2년이 아프간 여성과 여자아이들의 삶, 그리고 그들의 권리와 미래를 뒤집은 2년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문제로 탈레반 정권이 국제사회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경제 제재로 외국에 있는 정부 자산이 동결됐고요. 또 외국 지원이 끊기면서 경제가 몹시 어렵습니다. 앞서 아프간 정부 예산 가운데 거의 80%가 국제사회 지원금이었는데요. 아프간 정부는 이 돈으로 병원과 학교, 공장, 그리고 정부 부서 등을 운용했었습니다. 거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과 의료용품 부족, 기후변화, 영양 결핍 등으로 아프간 사람들 생활이 더 힘들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탈레반 정권은 그간 지속해서 국제사회 승인을 촉구해 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VOA와의 회견에서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우리 정부를 공식적으로 인정할 때가 됐다”면서 “이는 아프간인들 권리이기 때문이며 이를 유보하는 것은 긍정적인 조처가 아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여성 취업이나 교육 문제는 현안이 아님에도 서방국들이 이를 자신들을 승인하지 않는 구실로 삼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자신들을 승인할 때가 됐다는 건 국제사회가 내건 요구 사항을 지켰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VOA에 자신들이 지난 2년 동안 국제 공동체 일원이 되는 데 필요한 모든 요구 사항을 충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탈레반이 나라의 평화와 안전을 확립했고, 경제를 안정시켰으며 불법 양귀비 재배와 밀매를 금지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여성 상속권을 보장했고, 이슬람 율법에 부합하는 상업 활동을 펼쳤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아프가니스탄 안에서 탈레반 정권을 위협하는 세력이 있습니까?

기자) 현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한 국내외 지원을 받는 무장집단이나 정치적 반대세력은 없습니다. 탈레반은 카불 북쪽 판지시르 계곡에서 정권에 저항하는 무장세력을 강하게 탄압하고 있고요. 대규모 시위도 드뭅니다. 다만 이슬람 무장조직 IS가 아프가니스탄 안에서 종종 테러를 하는데요. 그래도 이들은 탈레반 정권을 겨냥해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자원이나 병력, 그리고 돈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진행자) 최근에 미국과 탈레반 대표단이 만났죠?

기자) 네. 미국 대표단이 지난달 말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 정권 대표단을 만났습니다. 미국 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아프간 인권 상황 악화에 책임이 있는 정책들을 뒤집으라고 촉구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이 만남이 끝난 뒤에 “미국 대표단은 미국과 동맹국들을 위협하는 어느 누구도 아프간 영토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탈레반 측 약속을 다시 주지시켰고, 양측이 이런 약속을 지키기 위한 탈레반 쪽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 정권은 재집권하면서 테러조직들이 아프간 영토 안에서 활동하는 걸 막겠다고 약속한 바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지속적인 탈레반의 대테러 작전으로 IS와 그들 기지를 거의 파괴했다고 강조했습니다.

15일 모스크바 시내 러시아 중앙은행 청사에 국기가 게양돼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크게 출렁였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14일 루블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날 환율이 달러 대비 100루블을 돌파했는데요. 이건 루블화를 달러로 바꾸려면 100루블 이상을 줘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달러 대비 환율이 올랐다는 건 동시에 달러와 비교해 루블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 이래 루블화 가치가 많이 떨어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2월에 전쟁이 시작된 뒤로 루블화 가치가 거의 30%가 떨어졌습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자 러시아 정부는 그간 자본 통제나 가스·원유 수출로 대응해 왔습니다.

진행자)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자 러시아 중앙은행이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군요?

기자) 네. 러시아 중앙은행이 긴급회의를 열어서 금리를 현재 8.5%에서 12%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금리를 올리면 통화 가치 하락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금리를 올리면 더 높은 금리를 찾아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달러가 줄면서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이 떨어집니다. 그런데 최근에 러시아 중앙은행이 금리를 이렇게 공격적으로 올린 게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자 이번처럼 환율이 급등했는데요. 그러자 러시아 중앙은행이 금리를 9.5%에서 20%까지 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중앙은행은 오래 지나지 않아 금리를 다시 내리기 시작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루블화 가치 급락에 대해서 러시아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막심 오레쉬킨 러시아 대통령 경제고문은
국영 `타스’ 통신에 통화 가치 하락이 도전이긴 하지만 곧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환율이 정상 수준에서 벗어났다면서 느슨한 통화정책이 루블화 약세와 물가 상승 주범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느슨한 통화정책이란 게 구체적으로 무슨 뜻입니까?

기자) 네. 간단하게 말하면 중앙은행이 시중에 돈을 많이 풀었다는 겁니다. 긴축을 한 게 아니라 금리 인하 등 조처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서 환율과 물가가 모두 올랐다는 건데요. 그러니까 오레쉬킨 고문은 통화 가치 하락 책임을 중앙은행 쪽에 돌린 셈입니다.

진행자) 통화 가치 하락에 대해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어떻게 설명하고 있나요?

기자) 네. 수출이 줄고 수입이 늘어서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출이 줄면 들어오는 외화가 줄고요. 반면에 수입이 늘면 외국에 지급해야 할 외화가 더 필요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릅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러시아 경상수지 흑자가 54억 달러였는데요. 흑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3%나 줄었습니다. 러시아 경제가 원유나 곡물 같은 품목 수출에 많이 의존하는 탓에 이런 현상은 좋지 않은 신호입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돈이 많이 드는 전쟁을 시작했지만, 러시아 경제가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는 전 세계 은행에 예치한 외화가 넉넉한 상태에서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루블화 가치를 한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서방의 제재로 상황이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일단 제재로 외국에 예치된 외화를 쓰지 못하게 됐고요. 또 중국이라든지 국제사회 제재에도 불구하고 서방 물건을 사다가 이걸 러시아에 되팔 의향이 있는 국가나 기업들의 음성적인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게 되면서 통화 가치나 경제 건전성을 유지하기가 더 힘들어졌습니다.

중국 베이징 시내에서 주민들이 아기 사진을 찍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의 인구 감소 현상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중국 관영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중국 관영 ‘비즈니스데일리’는 15일 ‘중국인구발전연구소’ 분석 자료를 인용해, 2022년도 합계 출산율이 1.09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인구 1억 명 이상인 나라들 가운데 중국 출산율이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합계출산율’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네. 합계출산율이란 가임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출산율과 출생률은 다른데요. 출생률은 1년 동안 태어난 출생아 총수를 해당 연도의 총인구로 나눈 수치를 말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작년에 중국의 가임 여성이 낳은 신생아가 1명을 조금 넘을 걸로 보인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아직 최종치는 아니지만 중국 인구 전문가들이 그렇게 전망한다는 겁니다. 중국은 이미 세계에서 출산율이 매우 낮은 나라 가운데 하나인데요. 로이터 통신은 중국이 한국, 타이완, 홍콩, 그리고 싱가포르와 함께 세계에서 출산율이 아주 낮은 나라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중국은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라는 자리도 인도에 넘겨줬죠?

기자) 맞습니다. 유엔인구기금 발표를 토대로, 인도가 지난 4월,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 됐습니다. 국제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WorldOmeter)’에 따르면 8월 15일 기준으로 인도 인구는 약 14억 3천250만 명, 그리고 중국 인구는 14억 2천500여 만 명입니다.

진행자) 국가 규모 등으로 볼 때 단순히 수치만 비교하면 아주 크게 차이가 나는 건 아니군요?

기자) 네. 하지만 중국의 합계출산율이 점점 하락하고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만큼 중국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고 있다는 건데요. 반면 ‘퓨리서치(Pew Research)’ 등 분석에 따르면 인도 여성은 평생에 평균 2명의 자녀를 낳을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이는 중국 여성의 두 배에 달하는 것입니다.

진행자) 인구가 감소하는 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구는 경제력, 군사력 등과 함께 국력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인구, 특히 젊은 인구가 많다는 것은 노동력을 풍부하다는 것이고, 이는 곧 그 나라 경제력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경제력과 직결되는 인구가 중국에서 감소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중국 인구가 전년도 보다 감소했는데요. 중국 인구가 감소한 것은 공산 혁명 후 전개한 대약진 운동 여파로 대기근이 있었던 1961년 이후 약 60년 만에 처음이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도 인구 감소의 심각성을 알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지난 2021년부터 부부당 최대 3명의 자녀를 가질 수 있게 허용했습니다. 그 전에 중국 정부는 오랫동안 산아제한 정책을 펼쳐 부부당 1자녀만 갖게 했는데요. 2016년에 이를 전격 폐지하고 2자녀까지 허용하다가 다시 이를 확대한 것입니다.

진행자) 그래도 인구 감소 현상을 막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높은 자녀 양육 비용과 경력 단절에 대한 우려가 중국 여성들이 출산을 늦추거나 아예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또한 육아와 가사 노동을 여성이 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사회 전체에 만연해 있는 것도 저출산 이유로 꼽히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최근 육아 보조금과 유급 육아 휴직 등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