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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상선에 러시아군 경고 사격...사우디, 비상주 팔레스타인 대사 임명


흑해에서 러시아군의 경고 사격을 받은 팔라우 선적 화물선 '수크르오칸'이 13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협을 지나고 있다.
흑해에서 러시아군의 경고 사격을 받은 팔라우 선적 화물선 '수크르오칸'이 13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협을 지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군이 흑해를 지나던 민간 화물선에 경고 사격을 한 데 이어 흑해 연안 오데사 항에 미사일 공습을 가하면서 흑해 일대에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사상 처음 비상주 팔레스타인 대사를 임명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조처에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쿠데타로 민간 정부를 무너뜨린 니제르 군부가 대통령을 반역죄로 기소할 예정이라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소식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최근 흑해에서 위험한 움직임이 자주 전해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13일 일찍 흑해를 지나던 팔라우 선적 상선에 경고 사격을 가한 데 이어, 14일에는 흑해 연안 주요 항구도시인 오데사를 공격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먼저 러시아군이 팔라우 선적 상선에 경고 사격한 정황부터 짚어보죠. 해당 상선은 어디로 가려던 것이었습니까?

기자) 네. 팔라우 선적 화물선인 ‘수크르오칸’은 우크라이나 이즈마일 항구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이즈마일항은 우크라이나 곡물이 수출되는 주요 항구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러시아군은 왜 해당 상선에 경고 사격을 가한 거죠?

기자) 러시아 국방부는 13일 성명을 내고, 러시아 초계함인 ‘바실리 비코우’함이 흑해에 진입한 화물선 한 척을 포착하고, 해당 선박에 금지품이 실려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운항을 멈추라고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선박으로부터 아무런 응답이 없자, 자동화기를 발포하고 선박을 강제로 정지시킨 후, 헬리콥터를 이용해 군인들이 배에 들어가 선내를 검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해당 배는 검사 완료 후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경고 사격이긴 하지만 상당히 긴급한 상황이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개된 영상에는 상공에서 헬기가 해당 선박 주변을 돌고 있고, 선박 승무원들이 두려운 모습으로 갑판 위에 모여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러시아는 지난달 흑해곡물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한 이후,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해역으로 가는 모든 선박은 무기를 실은 잠재적 군 수송선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는데요. 실제로 흑해를 항해하는 상선에 발포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즉각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13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군의 행동은 다른 나라 해역에 있는 제3국 민간 선박에 대한 범죄이자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는 최선의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흑해 연안 항구도시 오데사에 대한 공습도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데사는 이즈마일에서 북동쪽으로 약 250km 떨어진 흑해 연안 최대 항구 도시인데요. 올레 키페르 오데사 주지사는 14일 소셜미디어에, 러시아군이 새벽에 미사일 공습을 가해 적어도 3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이 공격으로 시내 여러 곳에서 불이 나고, 몇몇 건물의 창문이 깨졌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정확한 피해 상황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우크라이나도 흑해에서 러시아에 대한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 국방부가 12일 우크라이나가 두 차례 크름대교를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크름대교는 러시아가 지난 2014년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길이 19km의 대교입니다. 러시아는 또 같은 날 크름반도를 향해 날아가던 우크라이나 드론 20대를 모두 요격했다고 주장하는 등, 최근 흑해가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전선에 이어 새로운 전장으로 변하는 형국입니다.

기자) 이런 가운데 중국 국방부장이 러시아를 방문한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이 14일부터 19일까지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방문합니다. 중국 국방부는 14일 성명에서, 리상푸 부장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빅토르 흐레닉 벨라루스 국방장관의 초청으로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 국방부장이 이들 나라를 방문하는 목적도 설명했습니까?

기자) 네. 중국 국방부는 리 부장이 러시아 방문 기간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해 연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리 부장은 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국방 책임자들을 비롯해 러시아 국방 고위 당국자들과도 만날 예정입니다. 리상푸 부장은 이어 벨라루스에서는 국가 지도자, 군지도자와 만나고 군부대도 시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라는 게 어떤 회의죠?

기자) 네. 러시아 국방부 주최로 열리는 안보회의입니다. 지난 2012년 처음 열려 올해로 11회째를 맞습니다. 국제 안보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데요. 참석국은 대개 러시아에 우호적인 나라들입니다. 지난해 8월에 개최된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에는 약 30여 개국 국방장관이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과 러시아는 군사적 협력을 계속 확대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양국은 합동 정찰과 일련의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하면서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리상푸 국방부장은 지난 4월에도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군사 협력 확대를 다짐한 바 있습니다. 또 지난달에는 러시아 해군 참모총장을 만난 바 있습니다.

마무드 압바스(왼쪽)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 2019년 10월 리야드에서 회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마무드 압바스(왼쪽)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 2019년 10월 리야드에서 회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에 새로운 갈등 현안이 생겼다고요?

기자) 네. 사우디아라비아가 12일 비상주 팔레스타인 대사직을 신설하고 주요르단 대사를 그 자리에 임명했는데요. 이스라엘 정부가 다음 날(13일) 바로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은 외교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번 조처가 어떤 파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우디아라비아가 팔레스타인 대사를 임명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통상 팔레스타인 관련 업무는 주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이 처리해왔습니다. 하지만 주요르단 사우디 대사관은 12일 소셜미디어에 “나예프 알수다이리 대사가 앞으로 비상주 팔레스타인 대사직과 함께 예루살렘에서 총영사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상 처음으로 팔레스타인 대사라는 직책을 맡게 됐는데, 수다이리 대사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수다이리 대사는 사우디 국영 알아크바리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임명은 국왕과 왕세자가 팔레스타인 국가 형제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싶다는 바람을 강력히 반영한 중요한 조처”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반면 이스라엘은 반발하고 있는 거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13일 자국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수다이리 대사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표를 만나는 사람이 될 수는 있겠지만, 예루살렘에 물리적으로 상주하는 사우디 관리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헨 장관은 또 이스라엘과 조율되지 않은 일이라며, 이번 일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외교 관계 정상화 협상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사우디와 이스라엘이 외교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조처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하지만 사우디 정부는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팔레스타인을 잊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이번 조처를 한 것이라는 게 코헨 장관의 주장입니다. 사우디는 지난 수십 년간,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아왔고요. 팔레스타인 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이스라엘과 수교하지 않겠다는 아랍연맹(AL)의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런 입장이 변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은 미국의 중재로 외교 관계 정상화를 추진해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미국과 큰 틀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은 비상주 대사 임명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바삼 알아가 사우디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는 ‘라디오팔레스타인의 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알수다이리의 임명은 사우디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것이며, 사우디의 기존 입장이 계속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환영했습니다. 또 지난 2017년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것을 사우디 정부가 거부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모하메드 바줌 니제르 대통령 (자료사진)
모하메드 바줌 니제르 대통령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달 쿠데타를 일으킨 니제르 군부가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에게 반역죄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군요?

기자) 네. 니제르 군부는 반역죄와 국가안보를 훼손한 혐의로 바줌 대통령을 기소할 것이라고 13일 발표했습니다. 아마두 아브드라만 군부 대변인이 이날(13일) 저녁 국영 TV에 나와 그런 내용을 담은 성명을 읽었는데요. 성명은 “축출된 대통령과 국내외 공범들을 반역죄와 니제르 국내외 안보를 훼손한 혐의로 자격이 있는 나라와 국제 당국 앞에서 기소하기 위해 필요한 증거를 수집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줌 대통령이 현재 구금돼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는 대통령궁 지하에 부인, 아들과 함께 구금돼 있는데요. 여당 관계자들과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은 대통령 가족이 있는 곳에 전기와 물이 끊겼고, 음식도 다 떨어져 간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와중에 지난 주말 바줌 대통령을 만난 사람이 있군요?

기자) 네. 주치의가 12일 바줌 대통령을 만났다고 합니다. 바줌 대통령이 구금된 뒤에 처음으로 외부인을 만난 건데요. 주치의는 대통령이 어려운 환경에 있으면서도 꿋꿋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주치의 방문과 관련해 군부는 “주치의가 대통령 일가 건강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바줌 대통령이 체중이 걱정될 정도로 줄었고, 스무 살인 아들은 만성 질환이 있는데 치료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바줌 대통령이 구금된 상태에서도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 의견란에 글을 기고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줌 대통령은 이 기고문에서 자신이 인질로 잡혀 있으며, 이번 쿠데타가 니제르와 주변 지역, 그리고 전 세계에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가 사태 해결을 위해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2일에는 큰 영향력이 있는 나이지리아 이슬람 성직자들 대표단이 중재를 위해서 니제르 수도 니아메로 들어가 군부 지도자들을 만났습니다. 대표단은 이들을 만난 뒤에 군부가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와의 대화에 열려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니제르 군부 공보실의 한 직원은 13일 기자들에게 군이 ECOWAS 와의 대화를 승인했고, 며칠 안에 대화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ECOWAS가 사태 해결을 위해서 니제르 군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쿠데타가 난 뒤에 전기 공급을 끊고 국경을 닫는 등 강력한 경제·여행 제재를 발동해 군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주에 대기 병력을 배치하라고 명령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들 병력이 실제로 니제르에 들어갈지, 그리고 들어가면 언제 들어갈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ECOWAS가 군사 개입 가능성도 내비쳤는데, 여기에 반발한 나라들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니제르 주변국으로 역시 군이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부르키나파소와 말리가 ECOWAS 군사 개입을 자신들에 대한 선전포고로 여길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 니제르가 서방 쪽에 중요한 지역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른바 ‘사헬 지역’에서 알카에다나 IS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이 세력을 넓히고 있는데요. 이들을 소탕하는 작전에서 니제르가 중요한 협력국이었습니다. 그래서 미국과 프랑스, 그리고 여타 유럽 나라들이 니제르 군대를 지원하려고 수억 달러를 쏟아붓기도 했습니다. 사헬 지역이라면 북쪽 사하라 사막과 남쪽 열대 사바나 사이에 있는 광활한 구역을 말합니다.

진행자) 그간 서방 나라들이 니제르를 비롯해 주변 몇몇 나라와 협력해 왔는데, 최근 몇 년 새 이런 노력에 차질이 생겼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들 나라에서 속속 쿠데타가 일어나 군부가 집권하면서 이들과 협력하는 게 아주 어려워졌습니다. 그나마 니제르가 마지막으로 남은 협력국이었는데요. 이제 니제르마저 군부가 집권해서 서방 쪽이 아주 난감한 처지가 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설상가상으로 이런 틈을 타서 용병 조직인 바그너그룹 등 러시아가 이들 나라에 접근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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