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처리수 24일 방류 개시...'15년 도피' 탁신 전 태국 총리 귀국

22일 한국 서울 주재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위 참가자가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수 방류 반대 구호를 들어보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수를 24일부터 바다에 방류한다고 일본 정부가 발표했습니다. 15년 만에 귀국한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아프리카 나라 수단에서 군벌 간 무력 충돌이 장기화해 민간인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어린이 약 500명이 아사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수 방류 일자가 정해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단지 안에 저장 중인 오염수 처리수를 24일부터 바다에 방류한다고 22일 발표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가 회의가 끝난 뒤 “원자력규제위원회 승인에 따라 도쿄전력(TEPCO) 측에 신속하게 오염수 처리수 방류를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날씨와 바다 조건이 허용하면 8월 24일부터 방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24일부터 오염수 처리수를 얼마나 바다로 흘려보내는 겁니까?

기자) 네. 하루에 최대 50만 리터를 방류합니다. 도쿄전력 측은 22일 기자회견에서 24일부터 시작될 첫 번째 방류에서 약 17일 동안 방류량이 총 7천 800 세제곱미터(입방미터)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원전 단지 안에 있는 오염수 처리수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2011년부터 지금까지 저장한 양이 대략 134만t입니다. 이건 올림픽 규격 수영경기장 약 500개를 채우기에 충분한 양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가 방류 문제와 관련해서 최근 바쁜 일정을 보냈죠?

기자) 그렇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미국에서 열린 미한일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지난 20일 바로 후쿠시마 원전에 들러 오염수 희석·여과 시설을 둘러봤습니다. 방류 전에 마지막으로 관련 시설을 점검한 건데요. 이어 21일에는 어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오염수 처리수 방류에 대한 이해를 다시 구했습니다.

진행자) 이 자리에서 어민단체 관계자들은 어떤 말을 했나요?

기자) 네. 기존 입장, 그러니까 방류를 확고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어민단체들은 22일 정부 발표가 나온 뒤에도 다시 성명을 내어 오염수 처리수 방류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한 비정부기구(NGO)에서 일하는 하시모토 히로코 씨는 ‘로이터’ 통신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다른 많은 나라가 방류가 안전하다고 했고, 이걸 믿는다”며 “하지만 어민들이 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어 일본 정부가 어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뭔가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염수 처리수 방류에 대해 주변국들 가운데 중국이 가장 반발했었는데요. 중국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을 자의적으로 바다에 버린다고 비난했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다는 인류 공동자산이지 일본이 마음대로 핵에 오염된 물을 버리는 곳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베이징은 해양환경과 식량 안전, 공공보건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왕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일본의 오염수 처리수 방류 계획에 대응해 이미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제한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후쿠시마현과 도쿄도 등 일본 10개 현에서 나오는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홍콩도 22일 오염수 처리수 방류 일자가 나오자 일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 조처를 즉각 발효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한국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22일 "일본 측의 방류 계획상 과학적·기술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간 한국 정부는 오염수 처리수 방류를 사실상 용인한다는 자세를 보여왔습니다. 한편 22일 한국 서울에 있는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수십 명이 모여 오염수 처리수 방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IAEA는 지난 7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는데요. IAEA는 방류 일자 발표에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IAEA 측은 22일 IAEA 요원들이 앞으로 방류 현장에 있으면서 거의 실시간으로 관측 자료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환경단체 쪽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먼저 오염수 여과 과정에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 바다가 이미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에 직면해 있는 시기에 일본 정부가 수십 년 동안 해양환경을 의도적으로 방사성 물질로 오염시키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22일 도쿄 총리관저 앞에서는 오염수 처리수 방류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탁신 친나왓(가운데) 전 태국 총리가 22일 방콕 돈므앙 공항에서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오랫동안 해외에 체류했던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귀국했군요?

기자) 네. 탁신 전 총리가 22일 15년 만에 귀국했습니다. 그는 이날 전용기를 타고 돈므앙 공항에 도착했는데요. 바로 경찰에 체포된 뒤에 대법원으로 갔다가 이후 교도소로 이송됐습니다.

진행자) 탁신 전 총리는 이미 기소된 상태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태국 대법원은 이날(22일) 압송된 탁신 전 총리에게 적용된 3개 혐의에 대해 징역 8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진행자) 탁신 전 총리는 군부 쿠데타로 자리에서 물러났죠?

기자) 네. 지난 2006년 발생한 쿠데타로 자리에서 축출됐습니다. 그는 2001년에 총리가 됐고, 2005년에 재선됐는데요. 현금 지급이나 부채탕감 같은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책으로 특히 도시 빈민층과 농민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부패 의혹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가 2006년 쿠데타로 자리에서 밀려났는데요. 이후 2008년에 본인 부패 혐의에 대한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나간 뒤에 지금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머물러 왔습니다.

진행자) 탁신 전 총리가 장기간 외국에 있었지만, 여전히 태국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가 이끌었던 타이락타이당 후신인 프아타이당을 통해 정치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지난 2011년에는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이 프아타이당 소속으로 총리가 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잉락 총리도 2014년에 쿠데타로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현재 프아타이당에서는 탁신 전 총리 딸인 패통탄이 유력 정치인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프아타이당이 22일 다시 총리를 배출했군요?

기자) 네. 이날(22일) 태국 의회가 차기 총리를 정하는 표결을 했는데요. 프아타이당이 내세운 세타 타위신 후보가 과반을 얻어 차기 총리로 선출됐습니다.

진행자) 태국 총선이 지난 5월에 끝났는데, 3개월이 지나서야 총리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5월 총선에서 진보 성향인 전진당이 하원에서 제1당이 됐습니다. 이후 전진당은 하원 2당인 프아타이당을 포함해 몇몇 다른 정당과 함께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하고 자당 피타 림짜른랏 대표를 총리 후보로 내세웠었습니다. 하지만, 상원에서 충분한 지지표를 얻지 못한 탓에 총리 배출에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한 하원 다수 세력이 총리를 낼 수가 없었던 모양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총리 선출에는 하원의원뿐 아니라 상원의원들도 표결에 참가하는데요. 전원 군부가 임명하고 왕실에 우호적인 상원의원들이 진보 성향인 전진당 피타 대표를 총리로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상원에서 막혀 총리 선출이 무산되자 전진당은 연정 구성 작업을 프아타이당에 넘겼는데요. 이후 프아타이당은 전진당을 배제하고 군부 지지 성향 정당들을 끌어들여 결국 자당 후보를 총리로 세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진행자) 신임 세타 총리는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네.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산시리의 전 회장입니다. 행정 경험이 없고 지난 5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판에 들어온 정치 신인입니다. 세타 총리는 미국에서 학위를 땄고요. 지난 1990년에 산시리를 만들어 이 회사를 태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부동산 개발회사로 키웠습니다. 프아타이당은 그를 총리 후보로 내세우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에서 회복하고 있는 태국 경제를 관리할 적임자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내전을 피해 차드로 대피한 수단 사람들이 수레에 짐을 실어 이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아프리카 나라 수단에서 군벌 간 무력 충돌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많은 아이가 굶주림이나 관련 질병으로 숨졌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비영리 국제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은 22일 수단에서 내전이 발생한 뒤 지금까지 적어도 약 500명의 어린이가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내전이 나고 불과 넉 달 정도 지났는데, 벌써 500명에 달하는 아이들이 아사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지난 5월과 7월 사이 남부 백나일강 지역에서만 최소한 316명의 아이가 영양실조나 관련 질병으로 사망했는데, 대부분 5세 미만이었습니다. 특히 수도 하르툼에 있는 한 보육원에서는 내전 발발 이래 처음 6주 안에 적어도 50명의 아이가 숨졌는데요. 이 가운데 20명이 아기들이었다고 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수단 지부장 아리프 누르 씨는 “이렇게 많은 숫자의 어린이가 굶어 죽는다는 걸 결코 생각도 못 하겠지만, 이게 지금 수단의 현실”이라면서 “이런 죽음은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막을 수 있는 죽음이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세이브더칠드런이 수단에서 운영해 왔던 자선 시설인 영양센터 57곳이 현재 폐쇄된 상태로 적어도 31만 명에 달하는 아이들이 영양실조와 관련 질병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세이브더칠드런 측은 밝혔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또 아직 운영되고 있는 100여 개 시설에서도 영양실조를 치료할 특별 음식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기자) 수단 내 내전이 길어지면서 목숨을 잃은 민간인들이 상당히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리즈 트로셀 대변인은 지금까지 적어도 4천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하지만 인권 운동가들과 의사들은 이 숫자를 훨씬 더 높게 잡고 있습니다. 수단 내전은 지난 15일로 넉 달이 됐지만, 평화적 해결로 가는 출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데요. 이렇게 전투가 길어지면서 민간인 희생자들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난민도 많이 발생했겠군요.

기자) 네. 유엔에 따르면 내전을 피해 살던 터전을 떠난 사람이 440만 명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약 100만 명은 국경을 넘어 이웃 나라로 피난했습니다.

진행자) 수단은 원래도 잦은 정정 불안으로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던 나라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에 특히 서부 다르푸르 지역에서 종족 간 갈등으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여기에 극심한 기후변화와 경제 빈곤으로 수단은 늘 기아 위협에 시달려 왔습니다. 수단 전체 인구가 약 4천600만 명인데요. 유엔에 따르면 이 가운데 42% 이상이 식량 불안정 수위가 매우 높은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진행자) 여기에 군벌 간 무장 충돌이 다시 시작되면서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는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압델 파타 알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이 이끄는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간 치열한 전투가 넉 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데요. 그 사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중재로 여러 차례 휴전 합의가 성사됐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남다르푸르주 주도인 니얄라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져 종족 간 충돌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