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열병식 준비 분주…‘차량·병력·자재’ 대거 집결

2일 북한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의 열병식 훈련장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 위성사진에 차량 행렬이 포착됐다. 사진 = Planet Labs.

북한 열병식 훈련장에 차량과 병력, 자재가 대거 집결했습니다.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일을 바로 며칠 앞두고 열병식 예행연습이 한창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의 열병식 훈련장에서 우선 눈에 띄는 건 대폭 늘어난 차량입니다.

VOA가 확인한 미국 상업위성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2일 자 위성사진에는 차량이 만들어 낸 검은 색깔이 열병식 훈련장 북쪽 공터를 가득 채웠습니다.

250대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난달 초부터 집결하기 시작한 차량이 한 달 사이에 크게 증가한 것입니다.

또 한 달 전까지 밝은 색깔로 찍혔던 북서쪽 공터도 차량과 인력 유입이 늘어난 듯 검은색으로 덮였습니다.

훈련장에서는 병력 대열로 보이는 점 형태의 무리도 다수 포착됐습니다.

15개 정도로 보이는 대열은 일정 간격을 유치한 채 김일성 광장의 연단을 형상화한 지점과 훈련장 중심부 등에서 이동하는 형태로 발견됐습니다.

각 대열의 병력을 50~300명으로 분석한 기존 전문가 감식 결과를 적용하면 최소 750명, 최대 4천400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됩니다.

과거에도 열병식 훈련 초기에 소규모로 드나들던 차량과 병력은 열병식 개최일이 가까워지면서 눈에 띄게 늘어나는 양상을 보여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열병식 훈련장의 병력 숙소로 추정되는 건물 인근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미림 비행장 서쪽의 붉은색 건물 북쪽에 자리한 공터에 지난달 31일까지도 없었던 하얀색 장비들이 대거 유입됐는데, 천막 등 열병식 관련 장비나 도구로 추정됩니다.

과거 이 공터에서는 인공기 형상의 카드 섹션 연습 정황이 포착된 바 있어 이번에도 같은 움직임인지 주목됩니다.

지난 2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건군절 75주년 열병식이 열렸다.

북한은 최근 정권수립 75주년 기념일인 9일을 앞두고 열병식 준비 정황을 노출해 왔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달 초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의 열병식 훈련장에 차량 수백 대가 집결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또 지난달 31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찍힌 붉은 물결을 통해 빨간색 꽃과 수술을 든 주민 동원 정황을 전했습니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10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가 지난 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하면서, 정권 수립 75주년인 9월 9일 ‘민간무력 열병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열병식을 한 해에 세 차례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북한은 이미 지난 2월 8일 ‘건군절’과 7월 27일 ‘전승절’을 계기로 열병식을 개최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