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항공, 일주일 넘게 운항 중단…‘운항 재개’ 맞나?

지난달 22일 북한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다.

최근 3년여 만에 중국과 러시아를 다녀온 북한 고려항공이 일주일 넘게 운항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정식으로 운항이 재개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고려항공이 해외에서 마지막으로 포착된 건 한반도 시각으로 지난달 29일입니다.

당시 고려항공 여객기 JS151편이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JS152로 편명을 바꿔 평양으로 돌아온 항적이 확인됐는데, 이후 6일 현재까지 또다른 항공편 운항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고려항공은 지난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운항이 중단된 지 약 3년 7개월 만에 평양-베이징 노선을 운항한 바 있습니다.

이후 24일, 26일, 29일 베이징행 항공편이 포착되면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토요일 평양-베이징 노선이 정기적으로 운항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당시 로이터 통신은 중국 민항 당국을 인용해 고려항공이 3월 26일부터 10월 28일까지 주 3회 평양-베이징 노선 운항을 승인받았다고 보도해 이 같은 추정에 힘을 실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일주일 넘게 운항이 멈춰진 상황입니다.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홈페이지의 항공편 출도착 안내판에도 도착이나 출발이 예정된 고려항공편은 현재 없습니다.

지난달 21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 안내 전광판에 평양발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JS151) 정보가 표시됐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향발 고려항공 노선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이 노선에는 베이징과 마찬가지로 고려항공의 투폴레프 204 기종이 투입돼 25일과 28일 단 두 차례 운항 기록을 남겼는데, 이 항공기 역시 이후 9일째 평양 순안공항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종합하면 북한은 지난 22일부터 29일까지 베이징 4편, 블라디보스토크 2편 등 총 6편의 여객기만을 띄웠습니다.

투폴레프 204 기종의 최대 탑승인원이 150명인 점으로 볼 때 편도를 기준으로 약 900명이 이 노선을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닫혔던 하늘길이 정식으로 열린 게 아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특히 한국의 조선일보는 최근 북한이 탈북 가능성이 높은 중국 내 북한 노동자 등을 귀국시키기 위해 군사작전을 방불케하는 귀국을 추진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런 특수 목적을 위해 임시로 항공편을 띄웠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북한이 2020년 운항 중단 이후 임시 항공편을 띄운 적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앞서 고려항공은 지난해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에 필요한 의약품과 물자를 실어 나르기 위해 중국 선양 타오셴 공항으로 수송기 3대를 보냈었습니다.

당시 동원됐던 수송기 3대는 평양으로 되돌아온 이후 공항 내 별도의 격리 공간에서 약 50일간 머물었습니다.

고려항공은 운항 중단 사태와 관계없이 취항할 수 있는 나라가 극히 드문 항공사입니다.

고려항공은 2015년까지만 해도 중국과 러시아 외에 파키스탄, 쿠웨이트, 태국, 말레이시아 등 최대 6개국 10여 개 도시에서 승객들을 실어 날랐습니다.

하지만 2017년을 전후해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나라들이 핵실험 등을 이유로 고려항공의 착륙을 전격 금지하고 일부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자국 영공 통과까지 불허하면서 이후 중국과 러시아로 취항지가 한정돼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