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러 무기거래에 “북한 돈줄 조여야…미한일 안보협력 중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회담했다.

북한과 러시아 정상이 4년여 만에 만나 무기 거래를 진전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전직 당국자들은 북한과 러시아를 실질적으로 아프게 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주요 자금 원천을 겨냥하고,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정보전을 펼치며 미한일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국장은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무기 거래에 대응해 미국이 북한의 돈줄을 더 조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담당 국장을 지낸 루지에로 국장은 12일 VOA와 화상통화에서 제재 회피의 달인인 북한과 러시아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는 것보다는 북한의 주요 자금 원천을 건드려 김정은이 전략적 우선순위를 따져보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루지에로 국장] “When it comes to North Korea, the real question here is how do you get Kim to see this relationship with Russia as a negative or increase the downsides for Kim? And the way you do that is to basically telegraph very clearly that if Kim is going to work with Putin more closely than the United States is just going to open up against his strategic priorities.”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국장이 12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루지에로 국장은 “어떻게 하면 김정은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부정적이고 북한의 불이익을 키우는 것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방법은 기본적으로 김정은이 푸틴과 더 긴밀하게 협력하면 미국이 김정은의 전략적 우선순위에 맞서 공세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얻는 암호화폐 등 사이버 활동, 노동자 송출과 석탄 수출을 집중적으로 겨냥해야 한다며, 중국 금융계가 이런 거래를 더 면밀히 조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북러 간 무기 거래와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며 강력한 대응을 경고해 왔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 국무부 매튜 밀러 대변인은 11일 “필요에 따라 제재를 부과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처벌 조치들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크로닌 석좌] “Russia and North Korea have moved to deepen defense relations because they are international pariah states determined to flout the rules-based order. They are unlikely to yield to further sanctions or pressure. Still, we should impose more penalties because of their malign behavior. That means cracking down on their illicit networks in Africa and the Middle East, for Russia, and cyberspace, for North Korea.”

크로닌 석좌는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러시아와 북한이 국방 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이들이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어기려는 국제적 ‘왕따’ 국가이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그들은 추가 제재나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의 악의적인 행동에 대해 더 많은 처벌을 가해야 한다”며 “아프리카와 중동, 러시아, 사이버 공간에서 북한의 불법 네트워크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크로닌 석좌] “Trilateral US-ROK-Japan naval exercises and deterrence talks would send a clear signal that their actions are forcing more robust counter actions. Let us also focus on dual-use investments related to our technological leadership in semiconductors, space, telecommunications, AI, and other cutting-edge tech.”

크로닌 석좌는 미한동맹 강화를 위해서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미한일 3국 해상 훈련과 억지력 회담은 북한의 행동이 불가피하게 더욱 강력한 대응 조치를 불러온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반도체, 우주, 통신, 인공지능, 기타 첨단기술 분야에서 (민간∙군수) 이중용도 투자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미한일 해군이 17일 한국 동해상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 미국의 벤폴드함, 한국의 율곡이이함, 일본 아타고함 등 세 나라의 이지스 구축함이 참가했다. 한국 국방부 제공 사진.

“미한일 안보협력 강화해야”

전직 고위 관리들은 동북아에서 북중러 연대가 강화되는 데 우려를 나타내며, 미한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프레드 플라이츠 아메리카퍼스트정책연구소 미국안보센터 부소장이 12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프레드 플라이츠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연구소(AFPI) 미국안보센터 부소장은 12일 VOA와 화상통화에서 북러 무기 거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큰 변화를 줄 뿐 아니라, 북한의 군대를 발전시키고 북한을 합법화하기 때문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매우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플라이츠 부소장] “I believe the recent meeting at Camp David, the summit that President Biden hosted, that was a huge step towards promoting security in the region. That has to continue. Japan, South Korea and the U.S. have to stick together to stand up to these regional threats. We know that South Korea's talked about maybe the U.S. stationing nuclear weapons in South Korea. I don't think that's coming yet. But we have to see the South Korea, Japan, U.S. alliance continue to develop.”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플라이츠 부소장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미한일 정상회담은 역내 안보를 증진하기 위한 큰 진전이었고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본, 한국, 미국은 역내 위협에 맞서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한국에서는 미국이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직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며 “우리는 미한일 동맹이 계속 발전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도 이날 VOA와 통화에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3국 정상이 합의한 대로 3국 협력을 계속 강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소통과 합동훈련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러 군사협력 확대에 대응해 미국 전략자산의 한국 전개를 확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the U.S. and South Korea have very deep military cooperation and, of course, a deep relationship in terms of sharing military technology. So I'm not aware of any specific area where there needs to be more, you know, military cooperation and transfer of weapons and joint research. But I'm sure that the U.S. and the ROK will continue to have that discussion to determine whether there are areas that need to have enhanced military cooperation.”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국과 한국은 매우 깊은 군사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고, 군사기술도 깊이 공유하고 있다”며 “더 많은 군사협력과 무기 이전, 공동연구가 필요한 분야가 특별히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국과 한국이 군사협력을 강화해야 할 분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러시아 상대 정보전 강화해야”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12일 VOA와 화상통화에서 북중러의 협력이 심화되고 있지만 “미한일의 안보체계는 이미 매우 강력하고 최고 수준의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군사적 대응을 추가로 강화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과 러시아를 상대로 한 정보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We should be undercutting the legitimacy of this relationship between North Korea and Russia. We should be talking about the failure of both countries and why they are coming together, because Russia is failing on the Ukrainian battlefield. North Korea has failed to get concessions, has failed to drive a wedge in the ROK U.S. Alliance and the US Japan alliance.”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가 12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맥스웰 부대표는 정보전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의 정당성을 약화시켜야 한다”며 “북러의 실패와 그들이 왜 연합하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실패하고 있고, 북한은 양보를 얻어내는 데 실패했으며 미한 동맹과 미일 동맹의 틈을 벌리는 데도 실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김정은이 북한 주민들에 대한 (외부) 지원과 도움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도 (정보전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