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최선희 ‘핵보유는 주권행사’ 주장에 “핵보유국 절대 안 돼”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건물.

미국 국무부는 핵 보유가 주권 행사라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주장에, 북한은 절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맞받았습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를 거스르는 핵 프로그램을 내려놓으라고 촉구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가 북한을 향해 핵보유국 지위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단호한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핵 보유를 “주권 국가의 자주적 권리”라고 주장하자 북 핵은 불법이자 위협일 뿐이라는 미국 정부의 기존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3일 최 외무상의 주장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얻을 수 없고 앞으로도 결코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NPT 체제 밖에서 핵보유국 반열에 오르겠다는 북한의 거듭된 요구를 일축한 것입니다.

[국무부 대변인] “North Korea cannot and will never have the status of a nuclear-weapon State under the Treaty on the Non-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 (NPT).”

앞서 최 외무상은 지난달 30일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 정책 헌법 명시를 비난했다며, 이는 “주권 국가의 내정에 대한 노골적인 간섭”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미국 등 적대세력들이 비핵화를 강요하면서 핵보유국으로서의 헌법적 지위를 부정하거나 침탈하려 든다면 이는 헌법 포기를 강요하는 주권침해 행위”라고 반발했습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국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와 기존의 핵 프로그램, 그 밖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과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모든 의무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거듭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We reiterate our demand that North Korea abandon its nuclear weapons, existing nuclear programs, and any other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and fully comply with all obligations under the relevant UNSCRs.”

아울러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위반이며, 국제 평화와 안보 그리고 세계 비확산 체제에 위협을 제기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DPRK’s WMD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are in violation of multipl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constitute a threat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and the global nonproliferation regime.”

앞서 한국 외교부도 지난 1일 최 외무상의 주장에 대해 “북한은 어떤 행동과 주장을 하든 간에 핵 보유를 결코 인정받지 못할 것이며, 국제사회의 제재도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핵보유국의 지위는 NPT 규정에 따라 부여되며 NPT 체제에서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되는 나라는 현재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국입니다.

북한은 2003년 일방적으로 NPT 탈퇴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미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은 북한에 그런 지위를 부여하는 순간 NPT 체제가 붕괴되는 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미한 정책국장은 이날 VOA에 NPT는 “추가 확산을 막는 국제적 제동 장치”라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The NPT is important because it's the global break on further proliferation. It is about sending a message to all the other non-nuclear states in the world that North Korea remains in the penalty box that its efforts are not being rewarded and that its status is not being recognized.”

“NPT는 북한이 여전히 ‘페널티 박스’ 안에 있고, 핵보유국 달성 노력에 대해 보상받지 못하고 있으며, 그런 지위를 인정받지도 못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핵무기 비보유국들에 보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핵보유국 인정 문제는 비핵화 협상의 존속 여부를 좌지우지할 근본적 사안이라며, 미국은 NPT 체제 아래 북한의 핵무기 불법 획득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