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조선 ‘수상한 항해’ 계속…중국 본토 근접

지난 2018년 2월 일본 해상자위대 P-3C 초계기가 촬영한 북한 유조선 '천마산 호'.

최근 중국 영해에서 포착된 북한 유조선이 중국 본토에 거의 다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북 제재 대상 선박이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수상한 항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말부터 중국 방향 동선이 포착된 북한 유조선 천마산호가 중국 항구 입항을 목전에 뒀습니다.

현지 시각 6일 새벽 현재 중국 푸젠성 황치반도 최남단을 기준으로 남쪽으로 3.5km 떨어진 해상까지 다가갔습니다.

선박위치정보 사이트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가장 가까운 항구와의 거리가 5.7km에 불과합니다.

북한 남포항에서 출발했다면 중국을 향해 무려 1천500km를 항해한 것입니다.

3일 중국 해상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포착된 천마산호 추정 선박. 사진=Planet Labs

앞서 VOA는 3일, 천마산호가 지난달 30일 중국 푸젠성 핑탄섬에서 동쪽으로 약 30km 떨어진 해역에서 발견된 데 이어 이달 2일 새벽에는 중국 푸저우시 해안선에서 약 18km 떨어진 지점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 국가의 영해가 국제법상 12해리, 약 22km인 만큼 천마산호는 이날 중국 영해 기준선에서 약 4km 안쪽까지 진입한 것입니다.

이후 천마산호는 5일 오전 11시30분경 움직이기 시작해 약 4시간 뒤인 오후 3시 30분경 중국 본토에 근접한 현재 위치에 도달했습니다.

천마산호가 5일 남쪽에서 북쪽 지점으로 이동한 항적. 자료=MarineTraffic

천마산호는 지난 2018년 3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선박입니다.

당시 안보리는 2017년과 2018년 포착된 천마산호의 불법 선박 간 환적을 제재의 이유로 들면서, 각 유엔 회원국은 천마산호에 대해 자산 동결과 입항 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천마산호는 중국해역에 진입할 수 없고, 진입한다면 곧바로 자산 동결, 즉 억류 조치를 받아야 합니다.

현재로선 중국 정부가 천마산호를 억류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VOA는 지난 2일 중국 정부에 관련 내용을 문의했지만 5일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앞서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제재 대상 북한 선박이 중국해역에서 발견됐다는 VOA 보도와 관련해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도 “그것이 제재 대상 선박이라면, 또 어떤 종류의 제재 위반이라도 이는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파텔 부대변인] “Certainly, if it's a sanctioned vessel, any kind of subversion of sanctions against, that would be concerning, but I'm not aware of this specific scenario. We've long said that as it relates to the DPRK we believe that Beijing can have a constructive role to play in reining in some of their destabilizing activities and that continues to be the case.”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이 북한의 불안정한 활동을 억제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어왔고, 지금도 그렇다”고 덧붙였습니다.

VOA는 국무부에 천마산호의 중국해역 진입을 인지했는지, 제재 위반이 확인되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등을 문의한 상태로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