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주변 통제권 회복...'20년래 최악' 아프간 강진 2천여 명 희생

9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습한 직후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침투했던 가자지구 인근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았다고 이스라엘 군이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양측 간 교전으로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사망자가 1천200명을 넘어섰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강력한 지진으로 2천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망명 신청이 거절된 사람들을 보내기로 한 르완다가 안전하다고 영국 정부가 대법원에서 주장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중동으로 가봅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5천 발이 넘는 로켓 공격과 함께 육해공 침투를 단행했는데요. 이스라엘 군이 자국에 침투한 하마스 무장대원들을 대부분 격퇴했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군은 하마스 무장대원들과의 전투가 상당 부분 잦아들었다고 9일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인 대니얼 하가리 소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가자지구 접경 지역들을 통제하고 있다면서 9일 일찍 몇몇 산발적인 사건이 있었지만 이들 지역에서 교전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지역에 여전히 테러분자들이 있을 수 있다고 하가리 소장은 밝혔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몇몇 지역에 무장대원들이 남아있다고 9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로 침투한 무장대원들이 사람들을 공격했죠?

기자) 네.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국경에 설치한 장애물을 무너뜨리고 이스라엘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이후 이들은 주거지나 행사장 등을 돌아다니면서 민간인이나 군인들을 무차별로 공격했습니다. 이스라엘 군 측은 지난 7일 무장대원 약 1천 명이 이스라엘 쪽으로 침투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진행자) 이슬람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 사람들도 납치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마스와 또 다른 무장단체인 ‘이슬라믹 지하드’ 측은 이스라엘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해 130명 이상을 가자지구에 인질로 잡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단체는 이들 인질과 이스라엘에 수감돼 있는 모든 팔레스타인인을 맞바꿀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은 하마스가 100명 이상을 인질로 잡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현재까지 양측에서 인명 피해가 얼마나 났습니까?

기자) 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9일 성명에서 현재까지 이스라엘에서 800명 이상, 그리고 가자지구에서 500명이 사망했다고 확인했습니다. 또 양측에서 수천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이스라엘 쪽 사상자 수가 지난 수십 년 새 가장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8일에는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점령지 쪽으로 로켓과 포탄을 쏘고 이에 이스라엘이 무장 드론을 날려 보내고 포격으로 응수했다고 하는데요. 이스라엘 군 측은 레바논 쪽에서 이스라엘로 침투한 무장용의자 다수를 사살했다고 9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하마스가 로켓 5천 발 이상을 이스라엘 쪽으로 쐈다고 하는데요. 로켓이 예루살렘까지 날아갔다는 보도도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예루살렘에 사는 채완병 이스라엘 한인회장으로부터 관련 상황을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채완병 이스라엘 한인회장] “어제(7일) 새벽부터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되면서 수천 발의 로켓이 날아오게 된 상황이죠. 그런데 이례적으로 그전까지는 가자 인근 지역에 주로 공격과 폭격이 있었는데 어제 현지 시각으로 아침 8시 정도에는 예루살렘 지역까지 로켓이 날라왔습니다. 그래서 10번 정도의 사이렌이 울렸었는데요. 그때마다 다 대피하고 그런 상황인데. 그래도 오늘(8일)은 대부분의 이제 한인뿐만 아니라 여기 이스라엘 사람들도 임시휴교와 휴업을 하고 조용히 집안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하마스 공격이 시작되자 이스라엘이 보복에 나섰죠?

기자) 네. 이스라엘 군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9일 하루에만 2천 400개의 하마스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7일부터 9일 아침까지 단행된 공격 건수의 배가 넘는다고 이스라엘 군은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스라엘 군 대변인인 대니얼 하가리 소장은 예비군 30만 명 동원령을 내렸다면서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가자지구 통치를 종식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이 9일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 봉쇄를 명령하고, 가자지구에 전기와 식량, 연료 유입이 끊길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가자지구에 들여보낼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마스 조직을 궤멸시키기 위해 지상군을 가자지구에 투입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거기에 인질들까지 잡혀있어서 이번 사태가 장기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채완병 이스라엘 한인회장으로부터 현지 우려가 어떤지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채완병 이스라엘 한인회장] “일단 유대인들은 워낙 이런 상황이 많이 있었던 거라 전쟁이 났다고 해서 동요되거나 사회적으로 어수선하거나 그렇진 않습니다. 그러나 이번 같은 경우는 다른 전쟁과는 다르게, 뉴스를 통해 많이 접하셨겠지만, 많은 유대인 인질이 발생하면서 현지 언론에서도 오늘(8일)부터 예비군들이 총동원되면서 전면전이 기정사실화돼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장기전이 되지 않을까 그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런 것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하고 있죠.”

진행자) 이번 사태가 시작된 뒤에 미국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 이번 공격이 부당한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이 자신을 지키는 데 필요한 것들을 확보할 것임을 미국 정부가 보장했다고 말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8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위해 항공모함 전단을 동지중해로 보냈는데요. 미국은 추가 군사 원조를 이스라엘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이번 기습공격에 이란이 연관됐다는 말도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8일 TV 방송 회견에서 “지난 몇 년 동안 하마스가 이란 지원을 받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이 이번 공격을 지시했다거나 배후라는 증거를 아직 보지는 못했다고 블링컨 장관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 반관영 ‘ISNA’ 통신에 “오늘(7일) 일어난 일은 시리아와 레바논, 그리고 이스라엘 점령지를 포함해 다양한 곳에서 시온주의자들에 대한 저항이 계속 승리하고 있다는 것과 일치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온주의자는 유대인들의 민족국가 건설을 위한 민족주의 운동인 ‘시오니즘’을 추종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강력한 지진이 난 아프가니스탄 헤라트주 진다 얀 지역에서 한 아이가 건물 잔해 앞에서 울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강력한 지진이 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7일 아프가니스탄 북서부 지역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는데요. 유엔은 지금까지 1천 명 이상이 숨지고 500명이 실종됐다고 집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지진이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발생했나요?

기자) 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헤라트주 주도인 헤라트에서 북서쪽으로 40km 떨어진 지점이 진앙이라고 밝혔습니다. 이곳이 시골인 진다얀이라는 곳인데요. 이 지역에서 규모 6.3의 지진 외에도 규모 5.9, 5.5, 그리고 더 약한 규모의 여진이 있었다고 미 지질조사국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지에서 구조와 구호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군과 비영리 단체에서 보낸 수십 개 팀이 현장으로 달려가 구조작업을 돕고 있습니다. 아프간 적신월사 측은 9일 20개 팀 이상이 현장에 있고, 대피한 주민들을 위한 임시 캠프를 설치했다고 전했는데요. 지금 현지에 구조·구호 요원들이 증원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편 지금까지 다친 사람이 1천 600명이 넘는데, 이 중에 많은 사람이 헤라트 지역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는 탈레반 정부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탈레반 정부는 지진 생존자들이 긴급하게 식량과 식수, 약, 옷, 그리고 대피할 천막 등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탈레반 정부는 또 압둘 가니 바라다르 경제부총리 일행이 9일 재해 현장을 방문해 즉각적인 구호와 원조를 제공하고, 공평하고 정확한 구호품 분배를 보장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지진에 대한 국제사회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이번 지진에 대한 국제사회 반응 속도가 느립니다. 구호기관들과 비정부 단체들이 국제사회에 도와달라고 요청했는데요.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이웃인 중국이나 파키스탄 등을 포함해 몇몇 나라만 공개적으로 지원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과 다른 단체들이 긴급 구호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이 다시 집권한 뒤에 아프가니스탄 내 인도주의적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에 지진까지 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탈레반 정부가 들어서고 외부 원조나 구호가 끊겨서 어려움이 큰 상태였습니다. 또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는데 이번에 지진까지 나서 아프간 사람들이 대피소나 식량, 의약품 등을 얻기가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최근에도 강력한 지진이 났었죠?

기자) 네. 지난해 6월에 아프간 동부 산악지역에 지진이 나서 적어도 1천여 명이 사망했습니다. 또 지난 3월에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 규모 6.5의 지진이 나기도 했습니다.

영국해협을 건너다 잡힌 이주민들이 영국 도버항으로 이송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영국 정부가 망명 신청이 거절된 사람들을 르완다로 보내려다가 법원이 제동을 걸어 집행이 중단됐었는데요. 이에 대한 대법원 심리가 시작됐군요?

기자) 네. 9일 영국 대법원이 3일 일정으로 이 문제에 관한 심리를 시작했습니다. 첫날 심리에서 영국 정부 변호인은 르완다가 망명 신청이 거부된 이주민들을 보내기에 안전한 곳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2심인 항소법원에서는 영국 정부 손을 들어주지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6월 런던 항소법원은 르완다를 안전한 제3국으로 여길 수 없다면서 이곳으로 이주민 수만 명을 보낸다는 계획이 현행 영국법 아래서는 불법이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 변호인이 이날(9일) 대법원 심리에서 어떤 논리를 펼쳤습니까?

기자) 네. 영국 내무부를 대표한 제임스 이디 변호인은 정부가 해당 조처에 큰 중요성을 부여했고, 영국해협 횡단에 대한 억제책으로 이 조처를 도입해야 할 심각하고 절박한 필요성이 있다고 판사들 앞에서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주민들이 영국해협을 건너서 영국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해당 조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디 변호인은 이들 망명 신청자가 있기에 르완다가 영국보다는 매력이 덜하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디 변호인은 그래도 르완다가 안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영국과 르완다 정부가 양국이 서명한 협정이 작동할 것을 보장한다고 약속했으며 실제로 해당 계획이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에 관한 확약이 주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낸 측에서는 법정에서 어떻게 주장했습니까?

기자) 네. 망명 신청자 8명을 대표해 해당 소송을 낸 변호사들은 법원 문건에서 르완다 정부의 난민 자격 결정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러면서 르완다 정부가 사법부를 장악하고 있고 또 정치적 반대파를 억압한다고 같이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가 이렇게 대법원에까지 올라간 조처를 내놓은 건 이유가 있었죠?

기자) 네. 영국 정부가 제대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영국해협을 불법으로 건너와서 망명을 신청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작은 배나 다른 적당하지 않은 수단을 이용해 붐비는 영국해협을 건너다가 잡힌 사람이 2만 5천 명이 넘는데요. 지난 2018년에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10만 명 이상이 이 경로를 통해 영국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러자 영국 안에서 이들을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앞서 보리스 존슨 총리 정부가 르완다 정부와 합의해서 이들을 르완다로 보내기 했고, 실제로 지난해 6월에 첫 비행기가 출발할 예정이었는데요. 막판에 유럽인권재판소이 개입해서 첫 이송 작업이 무산됐습니다.

진행자) 대규모 이주민 유입 방지가 현 리시 수낙 영국 총리의 중요한 공약이었죠?

기자) 네. 수낙 총리의 5대 공약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법원 제동으로 공약 이행에 차질이 생긴 건데요. 영국 정부는 이번 대법원 심리에서 이기면 추방할 망명 신청자들을 태우고 르완다로 갈 첫 비행기를 내년 2월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주요 야당인 노동당은 내년 총선에서 이겨 집권하면 이 조처를 취소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