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중국 중재로 우크라이나 평화협정 가능...미 vs 러중 동시 전쟁은 말도 안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렘린궁에서 중국 관영 방송과 인터뷰하고 있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가 16일 공개한 사진.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의 중재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평화롭게 마무리할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15일 공개된 중국 관영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에 관해 "중국의 제안을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 제안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 >>>크렘린궁 공개 인터뷰 전문)

중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맞은 지난 2월, '평화회담 시작', '핵무기 사용 금지', '일방적인 제재 중단' 등으로 구성한 12개항 입장문을 낸 바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중국의) 그 제안이 매우 현실적"이라면서 "어떤 경우에도 평화 협정의 기초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치켜세웠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은 세계가 인정하는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일시적인 흐름에 따라 결정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형세를 분석·평가해 미래를 보고 장기적인 결정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서 "이것은 진정한 세계 지도자와 우리가 '임시직'이라 부르는 사람 간의 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임시직은 단 5분 동안 국제무대에서 쇼를 한 번 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만, 시 주석은 이와 다른 사람으로 확고하고 냉정하며 실무적이고 믿을 수 있는 파트너"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어느 나라에도 무엇을 강요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개발의 결과 세계는 다극화하고 있다"면서 "많은 나라들의 잠재력이 성장하고 있고, 특별히 중국이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어느 나라도 다른 나라에 종속되길 원치 않는다"면서 "모두가 동등한 관계를 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전쟁 종식 반대한적 없다"

이번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지금까지 평화협정이 타결되지 못한 원인이 우크라이나와 서방에 있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불행하게도 상대편(우크라이나 측)에선 어떠한 협상도 진행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을 금지하는 법령을 발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협상을 원하지 않고, 협상을 금지하는 규제를 발동했는데 어떻게 협상할 수 있겠냐"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측이 협상을 원한다면 해당 법령을 취소하고 준비 상태를 발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크렘린궁에서 중국 관영 방송과 인터뷰하고 있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가 16일 공개한 사진.

또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끌어들이려고 시도하면서 이 모든 갈등이 확대됐다"고 푸틴 대통령은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의 비블록적 성격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나토와 연대하는 친서방 정책을 고수하는 한 평화 협상은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관해 "다른 국가의 안보를 훼손하는 것을 기반으로 일부 국가의 안보를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안전은 누구에게나 동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시종일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적 종식에 반대한 적이 없다면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의 제안을 활용하는 것을 포함해 러시아는 준비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17~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하고, 시 주석과 회담할 예정입니다.

■ "미 vs 러중 전쟁은 말도 안돼"

한편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중국에 맞서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15일 러시아 국영방송 로씨야 1의 파벨 자루빈 기자가 텔레그램에 일부 공개한 '모스크바. 크렘린. 푸틴'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이) 러시아, 중국과 모두 싸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미 의회 산하 기구인 전략태세위원회(SPC)가 지난 1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을 비롯한 동맹이 러시아·중국과 동시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안한 데 대한 반응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해당 보고서가 "서로 겁을 주려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 의회 SPC 보고서)

그러면서 "(보고서의 내용이) 건강한 사람들이 하는 건강한 생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오랜 원칙을 따르기 위해 전쟁을 준비하고 있지만,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고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이어 "핵 강대국인 미국이 러시아와 싸우려고 한다면 그것은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침공)을 수행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전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 중동 사태 논평도

그러면서 "중동을 봐라, 특별군사작전으로 보이는가, 비교가 가능한가"라며 중동 분쟁 규모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크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초부터 러시아 점령지 탈환을 위해 우크라이나군이 진행 중인 '대반격'에 대해서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진 반격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격전이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동부 아우디우카 전황에 관해 "상대는 새로운 적극적 공세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것을 보고 있고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접촉선 전체를 따라 일어나는 일을 '적극적 방어'라고 부른다"면서 "우리 군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진지를 개선하고 있다, 상당히 넓은 지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쿠피안스크와 자포리자, 아우디우카가 이런 지역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