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권 소지자, 가자서 이집트 입국...미 국방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은 러시아 성공"

외국 여권을 가진 팔레스타인인들이 1일 가자지구에서 라파 국경을 넘어 이집트에 들어서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외국 여권을 가진 사람들과 다친 주민들이 국경을 넘어 이집트로 들어가고 있다고 언론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수장이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영국에서 인공지능(AI)의 안전성 문제를 논의하는 국제 회의가 처음으로 열렸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관련 소식입니다. 외국 여권을 가진 사람들이 가자지구에서 이집트로 넘어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군요?

기자) 네. 외국 여권을 가진 사람들이 1일 가자지구에서 라파 국경을 통과해 이집트로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AFP’ 통신과 ‘AP’ 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7일 분쟁이 시작된 이래 이집트가 국경을 열어 가자지구 내 외국 여권 소지자의 입국을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이는 카타르 중재로 이스라엘과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측이 합의한 결과입니다.

진행자) 그동안 누구도 가자지구를 떠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집트와 하마스, 그리고 이스라엘 사이에 이 문제를 두고 이견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앞서 하마스가 석방한 인질 4명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가자지구를 나온 민간인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진행자) 가자 주민 중에 다친 사람들도 이집트로 간다는 소식이 있었는데요?

기자) 네. `AFP’ 통신은 부상자들을 실은 구급차들이 1일 국경을 넘어 이집트로 들어갔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이집트 관영언론들은 심각하게 아프거나 다친 팔레스타인인 80명 이상이 1일 이집트로 들어올 것이라고 보도했는데요. 이집트 정부는 이들을 위한 야외 병원을 국경에서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설치했습니다.

진행자) 가자지구를 빠져나가기 위해 그동안 많은 사람이 라파 국경에서 기다리고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현재 라파 국경에 약 500명이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측은 하루 500명까지 국경을 넘는 것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는데요. 현재 가자지구에서 외국 여권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약 7천 명에 달한다고 `BBC’ 방송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난달 31일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 내 한 난민촌을 공습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인질들이 사망했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하마스는 이 공습으로 인질 7명이 숨졌고, 이 가운데 3명은 외국 여권 소지자라고 1일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어제(31일) 공습한 곳은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자발리아 난민촌으로 규모가 가장 큽니다.

진행자) 현재 인질이 모두 몇 명이나 잡혀 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 측은 239명이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 있는 것으로 집계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군이 난민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을 공격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조너선 콘리쿠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하마스 고위급 지휘관과 난민촌 지하에 있는 터널이 목표물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콘리쿠스 대변인은 이 지휘관을 제거했고, 터널이 파괴됐다면서, 그런데 터널이 붕괴하면서 주변 건물도 같이 무너졌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 공습으로 사상자가 몇 명이나 나왔습니까?

기자) 네. 현지 보건 당국은 적어도 50명이 숨지고 150명이 다쳤다고 밝혔는데요. `BBC’ 방송은 4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몇몇 아랍 나라가 이번 공습을 비난하고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UAE)가 각각 성명을 내고 난민촌 공습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현재 인질 석방을 중재하고 있는 카타르는 성명에서 이번 공습을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특히 여성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학살”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 안 곳곳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는데요. 이렇게 지상전이 시작되면서 이스라엘 군 측에서도 조금씩 전사자가 나오고 있죠?

기자) 네. 이스라엘 군은 지난달 31일 가자지구 전투에서 병사 11명이 사망했다고 1일 발표했습니다. 지난 7일 이래 지금까지 이스라엘 군 사망자는 모두 326명인데요. 대부분 7일 전후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시작했을 때 숨졌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내 사망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가자지구 보건 당국은 지금까지 약 8천700명이 사망했다고 1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공격했다는 발표가 나왔네요?

기자) 네. 후티 반군 측은 이스라엘 쪽으로 많은 탄도미사일과 드론(무인기)을 발사했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습니다. 한편 이스라엘 군 측은 이날 남부 홍해 상공에서 위협 물체를 요격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예멘 정부군과 싸우는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이번 사태를 이유로 이스라엘과 단교하는 나라도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남미에 있는 나라인 볼리비아가 가자지구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끊는다고 발표했습니다. 남미 국가인 칠레와 콜롬비아는 이스라엘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각각 소환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오른쪽) 미 국방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31일 상원 세출위원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수장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다시 강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어제(31일)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나왔습니다. 이 청문회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지원, 그리고 국경 안보 강화를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에 요청한 1천60억 달러 규모 예산을 심의하는 세출위원회가 주관했는데요. 두 장관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미국이 꼭 지원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두 장관이 이날 청문회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오스틴 장관은 “미국의 지원이 없으면 분명 러시아가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만일 우리가 지금 그들 아래로부터 양탄자를 빼낸다면, 오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만 더 강해지고 그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지원이 없으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성공할 것이라는 말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블링컨 국무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면 다른 나라들도 따라 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건 이들 모든 나라에 미국이 배를 버리니 우리도 그렇게 하자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의회 청문회에 나와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있죠?

기자) 네. 최근 공화당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지난 7일부터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싸우기 시작한 탓에 이스라엘 지원이 긴급 현안이 되면서 그런 목소리가 더 힘을 얻고 있는데요. 실제로 공화당 소속 하원의장이 우크라이나를 빼고 이스라엘만 지원하는 지출안을 지난달 30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난해 2월에 시작됐는데요. 지금까지 미국이 얼마나 우크라이나를 지원했습니까?

기자) 네. 지금까지 군사 지원액 규모가 약 440억 달러에 달하는데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 세계 각국의 군사 지원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성급한 기대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31일 밤 영상으로 연설했는데요. 즉각적인 성공을 기대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우리는 빨리 성공하는 것에 익숙한 세상에 산다”며 “러시아가 전면적으로 침공했을 때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우크라이나가 살아남을 것으로 믿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후퇴하지 않고 지치지 않으며, 지난해 2월 24일 때처럼 우크라이나를 믿고 흔들림 없이 싸우는 모든 이들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즉각적인 성공을 기대하지 말라는 건 최근 전황을 의식한 말입니까?

기자) 맞습니다. 올해 우크라이나 군은 러시아 군을 상대로 이른바 대반격을 시작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언제 전쟁이 끝날지 불확실한 상황이 됐는데요. 설상가상으로 최근 러시아 군이 몇몇 지역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우크라이나는 더욱 곤혹스런 처지가 됐습니다.

진행자) 거기에 우크라이나 내부 문제도 발목을 잡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의 고질적인 부패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고, 게다가 전쟁이 길어지면서 돈을 써서 징병을 회피하는 젊은이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일부 일선 지휘관은 정부에 병력과 무기 부족에 대해 불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안전 정상회의 첫날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영국에서 인공지능(AI)의 안전성 문제에 관해 논의하는 국제 회의가 열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1월 1일부터 2일까지 이틀 일정으로 영국 블레츨리파크에서 ‘제1회 인공지능(AI) 안전 정상회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각국 정부 고위 관리들과 첨단기술업계 대표들, 정치인, 학계 전문가 등 100여 명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주요 인사들의 면면 살펴볼까요?

기자) 네. 먼저 정치권부터 살펴보면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회의 주최국인 영국은 이번 회의에 미국, 독일, 한국, 중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등 약 30개국을 초대했습니다.

진행자) ‘정상회의’로 명명됐는데, 열거한 인물들 가운데서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만 행정수반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은 모두 불참했고요. 대신 대표단을 파견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일부 정상은 2일 화상으로 참석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도 그중 한 명이고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화상 연설에 나설 예정입니다. 한편 영국 정치권에서는 가자지구 사태를 들어 네타냐후 총리가 참석하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업계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참석했습니까?

기자) 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부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CEO, 얀 르쿤 메타 AI 연구소 수석 과학자 등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대거 출동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인공지능, AI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이 급속히 커지는 모양새죠?

기자) 그렇습니다. 불과 몇 년 새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실생활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데요. 편리함과 동시에 AI의 잠재적 위협에 대한 경각심도 함께 고조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의 하나가 오픈AI가 개발한 생성형, 또는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인데요.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챗GPT가 장차 인간의 사고 능력과 작문 능력까지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영국이 AI 안전에 관한 회의를 주최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AI의 안전성과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면서 국제 사회 차원의 대응과 관련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리시 수낙 영국 총리의 제안으로 제1회 AI 안전 정상회의가 영국에서 열리게 된 겁니다. 수낙 총리는 AI 기술이 인류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또한 생물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되거나, 테러분자들의 파괴 행위 등에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 왔습니다.

진행자) AI 기술을 개발하는 업계 쪽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1일, AI기업을 감독할 기구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머스크 CEO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AI 기술을 통찰하고, 이들 기업을 감독하며, 우려가 있을 때는 경보를 울리는 객관적인 ‘제3자 심판’을 만들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첫날 회의에서는 AI 관련 위험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해 범국가적 정책 구축을 위해 협력하자는 내용의 ‘블레츨리 선언’도 발표됐습니다.

진행자) 이번 AI 정상회의가 열리는 ‘블레츨리’는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이죠?

기자) 맞습니다. 회의는 영국 런던에서 약 70km 떨어진 ‘블레츨리파크 기념관’ 내 저택에서 열리고 있는데요. 이곳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 암호 해독자이자 오늘날 현대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앨런 튜링 등 전문가들이 모여, 깨기 힘들다는 나치 독일의 암호 체계를 풀었던 곳입니다. 이 때문에 이 블레츨리파크 저택은 컴퓨터 과학의 발상지로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가 1차 회의라고 했으니까, 앞으로 회의가 이어지는 건가요?

기자) 네. 다음 회의는 6개월 후 한국에서 개최되고요. 그다음 회의는 프랑스가 주최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