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파괴했던 비무장지대(DMZ) 내 최전방 감시초소(GP)에 병력과 장비를 다시 투입한 것과 관련해 역내 긴장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북 경계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8일 북한의 GP 재건에 대한 입장을 묻는 VOA의 서면 질의에 “북한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수사와 불안정을 조성하는 행위는 역내 긴장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특히 우리는 북한이 군사적 위험을 관리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실질적인 논의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언제나 그렇듯 한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철통 같다”고 재확인했습니다.
[미 국무부 대변인] “The DPRK’s escalatory rhetoric and destabilizing actions inflame tensions in the region. In particular, we encourage the DPRK to return to substantive discussions on identifying ways to manage military risks and create lasting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As always, the U.S. commitment to the defense of the ROK remains ironclad.”
앞서 한국은 다수의 유엔 결의안을 위반한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해 9·19 군사합의 1조3항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효력을 정지했습니다.
이에 북한은 사실상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하고 DMZ 내 최전방 감시초소(GP)에 병력과 중화기 등 장비를 다시 투입했습니다. 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근무자들도 권총을 착용하는 등 JSA 비무장화도 폐기했습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은 2018년 9·19 군사합의를 지속적으로 위반해 왔다며, 최근 북한의 일련의 행위는 9·19 군사합의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일 뿐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되 침착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경계를 철저히 하고 침착함을 유지하며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항상 좋은 일”이라며 “(안보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 우리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전투) 준비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서먼 전 사령관] “And so I think extra vigilance and staying calm and trying to work out a solution is always a good thing. But for sure we got to maintain vigilance and stay ready.”
서먼 전 사령관은 한국이 9·19 군사합의 1조3항의 효력을 정지한 것과 관련해선 “북한의 그동안의 행위를 생각하면 한국의 조치에 동의한다”며 “북한은 남북군사합의에 진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서먼 전 사령관] “In this case, given what North Korea has done, I agree with South Korea. I mean, it appears North Korea that North Korea is not serious about the agreement.”
서먼 전 사령관은 북한은 그동안 계속해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정찰위성을 쏘아올리는 등 지속적으로 군사합의를 위반해 왔다면서 GP 복원과 중화기 재배치는 북한이 한반도 평화 유지에 진지하지 않다는 또 하나의 방증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현재 남북한은 정전협정을 체결한 상태일 뿐 평화협정을 체결한 것이 아니란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장한 군이 서로 대치하고 있으면 언제든 충돌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경계와 준비 태세를 게을리하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녹취: 서먼 전 사령관] “You know, we've got armistice up there. We got a ceasefire. We don't have a peace treaty.
So anytime you got armed Military armed units and formations that are close to each other, there's always a chance for a provocation of some sort some event to happen that escalates.”
전문가들은 한국의 9·19 군사합의 일부 조항 효력 정지는 필요한 조치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제프리 호넝 선임연구원은 “ 사실 북한의 반복적인 군사합의 위반을 고려하면, 한국의 부분적 효력 정지는 이해할 수 있는 최소한의 대응이었다”며 “이것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군사합의가 긴장을 완화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북한의 반복적인 위반에도 한국이 맹목적으로 군사합의를 고집한다면 오히려 한국의 안보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제프리 호넝 선임연구원] “In fact, given North Korea’s repeated violations of the CMA, Seoul’s partial suspension is an understandable and arguably a minimum response that I don’t believe threatens an increase in military tensions. While it is true that the CMA has helped reduce tensions, the DPRK has not adhered to it. Should the ROK continue to blindly adhere to it in the face of repeated violations, then the ROK’s security is at risk. Restoring surveillance activities on the ROK side of the DMZ is therefore an understandable response.”
그러면서 비무장지대 내 한국의 정찰 활동 재개는 이해할 만한 대응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중앙정보국(CIA) 한국 담당 부국장을 지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28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9·19 남북 군사합의는 여러 면에 있어서 불공평한 합의였지만, (남북 간 군사 충돌 위험 완화라는) 목적이 있었다”며 “하지만 북한이 반복적으로 이를 위반하면서 불행히도 효력을 상실한 합의가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다시 (9·19 군사합의 이전인) 2018년 수준으로 돌아가게 되겠지만, 이는 지난해 미·한 양자간 대규모 군사 훈련 재개와 일본과의 3자 훈련뿐 아니라 이제 비무장지대와 인근 부대들이 훈련을 재개할 수 있고, 더 중요한 것은 정찰을 재개해 북한의 잠재적 (군사력) 증강을 더 잘 인식할 수 있게 된 것은 (미·한) 동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So in many ways it was kind of a mismatched agreement, but it had a purpose. But when North Korea violated it repeatedly, it really was a, you know, ineffectual agreement, you know, unfortunately. So I think you know, again, we're gonna be back to 2018 levels, but it is beneficial to the alliance not only the last year's resumption of large scale bilateral exercises as well as trilateral exercises with Japan, but now along the DMZ, the units that are close there can now resume their training activity and then also I think more importantly resume reconnaissance to be more aware of any potential North Korean buildup.”
일각에서는 한국의 군사합의 일부 조항 효력 정지가 남북 간 군사적 충돌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한반도 긴장을 다시 고조시킨 책임은 북한에 있다”며 “북한 정권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군사합의를 반복적으로 위반했을 뿐 아니라 11개의 유엔 결의를 위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 “The fault for raising of tensions on the peninsula again rests with North Korea. The regime repeatedly violated the Comprehensive Military Agreement as well as violating 11 UN resolutions every time it launched a ballistic missile.”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과 대치한 상황에서는 어떤 군사행동도 전쟁의 위험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이는데도 대응하지 않는 것 또한 북한이 군사력을 향상시키고 더욱 위험한 행동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전쟁 발발의 위험을 초래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