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 현장으로 지목된 북한 라진항에 나흘만에 대형 선박이 정박했습니다. 부두에는 다시 다량의 컨테이너가 쌓였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라진항의 ‘북한 전용’ 부두에서 28일 또다시 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라진항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이날 위성사진에는 부두에 선체를 바짝 밀착시킨 선박이 보입니다.
길이 약 120m인 이 선박 앞에는 약 130m 길이로 적재된 컨테이너도 포착됐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 24일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날 길이 약 120m 선박이 이 부두에 자리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선박 앞 부두에는 전날까지 놓여 있던 컨테이너가 모두 사라진 모습이었는데, 이에 따라 당시 120m 길이의 이 선박이 컨테이너를 모두 선적한 것으로 추정됐었습니다.
그런데 약 나흘 뒤 촬영된 28일 위성사진에선 부두에 또 다른 대형 선박이 정박하고, 바로 앞에 컨테이너가 다시 쌓여 있는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이는 이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활발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이 주목되는 건 이 부두가 지난 10월 백악관이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달 13일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라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약 300여개가 적재된 장면을 찍은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백악관은 라진항에서 선적된 컨테이너가 러시아 선박에 실려 러시아 항구로 옮겨진 뒤 열차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한다고 전했었습니다.
이후 VOA는 라진항을 촬영한 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지난 8월 26일 최초 선박 포착 이후 이 일대를 출입한 선박이 최소 18척에 달한다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이날 발견된 선박까지 더하면 지난 두 달여 기간 동안 라진항에서 발견된 대형 선박은 모두 19척으로 늘어납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5일 라진항에서 선박과 컨테이너가 지속적으로 포착된다는 VOA의 이메일 질의에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확대는 역내 안정과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약화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이에 대응해 우리는 동맹, 파트너와 함께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우리는 현재 제재를 집행하고, 적절한 경우 북한과 러시아 간 이러한 무기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이들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앞서 김인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은 지난달 16일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미국의 주장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이는 존엄 높은 유엔 회원국인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정치적 동기에 의한 허위정보 캠페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인철 서기관] “In addition, we categorically reject the US allegation of the alleged DPRK Russia arms dealings. It is a politically motivated disinformation campaign aimed at tarnishing the image of the DPRK, a dignified UN member state. Instead of absolutely claiming absurdly claiming about non-existent arms dealings, the US must once and for all stop supplying lethal armaments to Ukraine which cause bloodshed and prolongs the world.”
러시아도 지난달 1 위원회 회의에서 북러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에 대해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양자 관계 발전과 관련한 미국과 그 동맹국의 추측을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