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라진항에 닷새에 한 척 꼴 선박 입항…100m 선박 추가 포착 

14일 옅은 구름이 낀 북한 라진항에 100m 길이의 선박(원 안)이 정박해 있다. 사진=Planet Labs

북러 무기 거래 의심 장소로 지목된 라진항에 대형 선박이 끊임없이 드나들고 있습니다. 3개월 전만 해도 적막감마저 감돌던 곳인데, 일주일도 안 돼 또 대형 선박이 정박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라진항에서 또다시 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라진항의 ‘북한 전용’ 부두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14일 위성사진에는 옅게 낀 구름 사이로 부두에 밀착한 길이 100m 선박이 보입니다.

전례로 볼 때 바로 앞 부두에 놓인 컨테이너를 선적하기 위해 정박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10월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 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라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약 300여 개가 적재된 장면을 찍은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특히 라진항에서 선적된 컨테이너가 러시아 선박에 의해 러시아 항구로 옮겨진 뒤 열차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VOA는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지난 8월 말부터 이달 9일까지 모두 21척의 선박이 출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발견된 선박까지 더하면 지난 3개월여 동안 이 항구에서 발견된 대형 선박은 22척으로 늘어납니다. 백악관이 북러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장소에 닷새에 한 번씩 수상한 배가 드나들고 있는 것인데, 북러 협력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이런 양상이 전혀 눈에 띄지 않던 곳입니다.

앞서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6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1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거래한 상황에서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묻자 “우리는 북한에서 러시아로의 추가 무기 이전과 러시아에서 북한으로의 무기 이전에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물론 우리는 이들 두 나라 모두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밀러 대변인] “So, we have made clear that we oppose the transfer of additional weapons from North Korea to Russia and oppose the transfer of weapons from Russia to North Korea. We have imposed sanctions on both of these countries, of course.”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앞서 김인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은 지난 10월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미국의 주장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이는 존엄 높은 유엔 회원국인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정치적 동기에 의한 허위정보 캠페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도 1 위원회 회의에서 북러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에 대해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양자 관계 발전과 관련한 미국과 그 동맹국의 추측을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